메뉴 건너뛰기

close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이명박 후보 사퇴하라!"
"이명박은 사죄하고 사기정치 중단하라!"

 

100여 명의 사람들이 18일 낮 12시 광화문 사거리 곳곳에서 외쳤다. 20여 명씩 나뉘어진 사람들은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올 때마다 도로를 건너가며 '부패정치 청산 · 정치검찰 규탄'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었다.

 

전국 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거짓 선거와 민주정치 위기 극복을 위한 전국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회의'의 '게릴라 캠페인'이었다.

 

"이제 검찰에게 사법정의를 맡길 수 없다"

 

 

낮 12시. 모두가 바쁜 점심시간인데다 찬 바람마저 부는데도 과연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약속된 장소인 동화면세점 앞에는 이미 다른 대선후보의 방송차에서 선거유세 방송이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쏟아져나온 인파들도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러나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자, 방송차의 유세방송도 잠시 유세를 멈췄다. 길을 가던 시민들의 걸음도 느려졌다.

 

마이크를 잡은 이학영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시민들의 분노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많은 이들이 일자리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고 외쳤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 역시 "초등학교 회장을 뽑는 선거도,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도 아니다"며 "설사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라 할지라도 부적격자가 후보로 나서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두환을 수사할 때 수사권이 없다 했던 검찰에게, 이건희에게 공소시효가 끝났다며 미국으로 도망가게 해줬던 검찰에게 사법정의를 맡길 수 없다. 국민들의 60% 이상이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 지난 일요일 공개된 동영상으로 그동안 의심했던 것들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나. 이제 이명박 후보를 구속하고 사법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명박, 정말 나쁜 후보...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이명박 후보 사퇴를 부르짖는 이들의 목소리는 정권의 향배가 어디로 가는지 관심 없는, 정권욕이 없는 시민들의 순수한 분노"라고 설명했다.

 

"선거는 오랜 세월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민주정치제도다. 그런데 그 선거가 거짓말 위에서 치러지게 됐다. 선거판 자체가 오염되고 훼손되고 교란됐다. 우리는 그에 대한 항의와 동시에 진실을 규명하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에게 이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하는 것이다. 정의는 '성공', '실력'이라는 가치와 질적으로 다르다. 그런데 그 기반이 잠식된 채 승자독식사회, 강남불패신화가 계속되는 사회는 암담하지 않겠는가."

 

이날 캠페인은 1시간 만에 끝났다. 그러나 이들은 6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두번째 촛불문화제를 시작한다. 안진걸 대선시민연대 조직팀장은 사람들에게 "이제 돌아가시는 분들은 10통씩 전화를 돌리자"며 "이번에 국민들은 당신의 '몰양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이명박 후보. 정말 '나쁜' 후보 아닙니까? 위장전입, 탈세, 비리부패까지 저질렀습니다. 이 후보가 제도적 투표에서는 1위일지 몰라도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정의와 양심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당신의 부패와 비리 그리고 위장행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본때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설사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통령 하고 있는 동안이라도 부패나 비리를 저지르지 않을 것 아닙니까. 저녁 7시 이곳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사기죄로 고발합니다

 

 

사법정의국민연대 · 한겨레민족지도자협의회 · 공권력피해구조연맹 등 9개 시민단체들도 18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사기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또 BBK 사건을 수사한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최재경 특수1부 부장검사, 김기동 특수1부 부부장 검사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조관순 공권력피해구조연맹 공동 대표는 "특검법이 통과되어서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지는 몰라 지난 10여년 간 검찰의 수사권 독립과 공수처 신설을 주장해온 단체로서 묵인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는 사법부와 검찰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그로 인한 타락상을 철저히 외면해왔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야당 후보가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받아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즉시 국민 앞에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하고 17대 대통령 후보들은 법 집행자들의 남용을 방지할 공수처를 신설하고 수사권 독립을 보장할 것을 공약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이들은 언론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남 통일연대 고문은 "박정희 유신 정권 때도 언론이 살아있었는데 지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추켜세우고 있다"며 "해직되더라도 정신이 살아있다면 굶어죽지 않고 지금은 바른말한다고 잡아가는 사람도 없다"고 쓴 소리를 했다. 석규관 사법정의국민연대 고문도 "게으름, 거짓말, 도둑질 3악 중 이명박 후보는 이미 2개를 저질렀다.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언론은 어떤 이가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 잘 생각하고 보도하라"고 말했다.


태그:#대선, #이명박, #BBK, #촛불집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