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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소유' 발언 동영상이 공개된 16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박형준 대변인,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 나경원 대변인이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소유' 발언 동영상이 공개된 16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박형준 대변인,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 나경원 대변인이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한나라당은 16일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발언' 동영상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동영상을 공개한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서도 "사기범 김경준에 이어 이제는 공갈협박범까지 동원해서 대선을 이기려고 한다"고 정치공작설로 맞섰다.

 

홍준표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후보와 통화했는데, 광운대에서 강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동영상에 나온 대로 강연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 동영상 편집 가능성도 제기될 것이기 때문에 '국과수'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테이프 제작'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일부만 떼어놓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게 홍 위원장의 주장이다.

 

한나라당 "동영상을 편집·조작한 의혹이 없는 지 조사해야 한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과 박형준 대변인이 간담회에 앞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과 박형준 대변인이 간담회에 앞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박형준 대변인도 "이들은 광운대 녹음기술자들이었다"며 "동영상을 편집·조작한 의혹이 없는 지 명백히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홍 위원장을 거들었다.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편집조작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도 기술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BBK나 LKe뱅크, EBK를 발음한 것을 조작하는 것은 상당히 쉽다. 이것도 명백히 수사를 해봐야 한다."

 

그러나 "동영상의 입 모양까지 조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 의견이 "가능하다"(박형준)와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건 아니다"(홍준표)로 엇갈렸다.

 

설령 동영상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홍 위원장은 "2000년 10월 16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 나온 내용("올초 이미 새로운 금융상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LKe뱅크와 자산관리회사인 BBK를 창업한 바 있다")을 동영상화한 것뿐이다,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인터넷 금융서비스 사업을 설명하다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이 있지만, LKe뱅크를 동업하는 김경준을 치켜세워주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소유' 발언 동영상이 공개된 16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박형준 대변인,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 나경원 대변인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소유' 발언 동영상이 공개된 16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박형준 대변인,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 나경원 대변인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 권우성

 

한나라당 "동업하는 김경준을 치켜세워주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봐야 한다"

 

동영상에 나오는 이 후보가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하고..."라고 말한 부분과 관련해 홍 위원장은 "누가 BBK를 설립했는지도 안 나오고, 실제 설립일시(99년 4월27일)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 후보의 무혐의를 '보증'해준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은 가장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검찰이 수많은 참고인들을 조사하고 계좌를 추적해서 사건의 실체가 다 드러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더 나아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갈범들은 먼저 신당의 정봉주 의원을 만나 30억원을 요구했다. 공갈범이 협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당 관계자가 만든 녹취록에는 (이명박이 BBK를) '설립했다'는 소리만 나오면 우선 세 개(3억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 - 필자 주)를 주고 그 다음 '플러스 알파'를 협상 한 것으로 나온다. (공갈범이) 정동영 신당 후보와 통화하고 이회창 후보의 김정술 변호사와도 협상한 것도 녹취록에 드러난다."

 

정동영 후보가 14일 전북 익산유세에서 "박근혜가 말했던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흘러간다), 닷새면 시한폭탄이 터지기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홍준표 위원장은 "정 후보가 공갈범을 만났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정봉주 의원이 며칠 전 내게 '마지막 대반전의 폭로를 할 것이니 만반의 대비를 하라'고 해서 이게 나올 것으로 추측했다"는 말도 했다.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신고로 범인들이 체포된 지 30분도 안 돼서 신당 의원들이 마포경찰서와 홍익지구대로 들이닥친 것도 석연치 않다"며 "범인들이 우리를 만나는 것을 이미 알고 만약 '물밑 거래'가 있었다면 그것까지 문제 삼으려고 한 게 아니냐"고 얘기했다.

 

박 대변인은 "범인들의 통화기록만 조회해도 정봉주 의원 등 신당 관계자들과 협상한 게 드러날 것이다, 어떤 협상을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검경의 수사를 요구했다.

 

홍 위원장은 "사기꾼도 모자라서 공갈배까지 동원하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다"며 "더 이상 국민들이 새삼스러운 사건도 아닌 일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명박#B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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