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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19운동으로 대학생 선거 독려하는 김선경군

파워19 포스터
 파워19 포스터
ⓒ 배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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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도서관으로 강의실로 쉼 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 속에서 ‘대학희망’ 이라 적혀있는 현수막을 걸어두고,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들어 세웠다.

스티커를 건네받은 학생들은 잠깐씩 생각하더니 ‘등록금 인하’ ‘대학교육의 내실화’ ‘취업 문제’ 등으로 나뉜 게시판 속, 커다란 동그라미 안에 스티커를 붙이곤 다시 흩어졌다.

2007 대통령선거를 맞아 20대 젊은이들의 요구를 담아 정책으로 제시하는 ‘파워19’운동의 요구조사 현장이다. 이 속에서 깜짝 놀라는 자신의 모습을 포스터로 제작해 여기 저기 붙여놓고, ‘파워19’ 콘서트를 홍보하는 남학생이 눈에 띄었다.

그는 바로 ‘파워19’운동에서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김선경(24·경희대학교 철학3)군이다. 바쁜 일정 속, 콘서트를 마친 김군을 만나 선거 독려 캠페인 ‘파워19’를 벌이게 된 계기와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김군은 매주 목요일 건국대학교로 ‘파워19’ 정기회의를 하러 간다. 구체적인 대학생들의
요구를 모아서 정책 의제로 개발하고, 이 의제들을 모아 대선을 준비하는 예비 대통령 후보와 사회에 알릴 계획을 갖고 시작했다. 1만명 대학생들의 요구를 모으는 작업을 주 활동으로 2주간(10월 22일부터~11월 4일까지) 약  8500여 명의 의견을 모았다. 더불어 콘서트와 퍼레이드로 대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의식개선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했어요"

김군은 파워19 블로그 관리와 각 포털사이트에 활동내용을 소개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파워19 UCC동영상은 포털사이트 메인에 오르기까지 해 홍보에 큰 도움을 주었다.

UCC동영상은 젊은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영상을 보고 '파워19'사이트에 들어와서는 많은 의견과 격려 메시지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게시판에 ‘등록금 때문에 뼈가 녹아요,’ ‘대학생은 등록금이 죽인다,’ ‘우리들의 다른 이름, 백수,’  ‘최저시급 올려 달라,’ ‘지방대 다니는데 차비가 비싸요, 할인해 주세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와 홍보는 성공했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대학생들의 착찹한 현실을 보여줘 씁쓸함이 많이 남았다고 한다.

보도자료를 설명하고 있는 김군
▲ 보도자료를 설명하고 있는 김군 보도자료를 설명하고 있는 김군
ⓒ 배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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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는 파워19홍보를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했다. “요구조사 1만 명, 처음에는 쉬운 줄만 알았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지면 요구조사에 860명, 스티커 요구조사에는 7640명이 참가해 총 8500명의 대학생이 요구조사에 응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20여 개 대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무관심이 제일 무섭더라고요.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맥이 많이 빠지기도 했죠. 그래도 열심히 하니깐 조금씩 길이 열리더라고요.” 파워19 홍보부스를 보고 달려와 ‘반갑다’며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관련해서 과제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뭐 도와줄거 없냐’며 자신의 강의실에서 홍보와 요구조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여학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또 대학생들이 관심을 끌고 즐기는 마음으로 ‘파워19’ 운동에 다가올 수 있도록 콘서트를 기획했다. 당당히 자신을 모델로 한 포스터를 내걸고, 여러 단체와 회원들의 돈을 모아 홍대 ‘롤링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 당일 200여 명이 모여 콘서트를 즐기며 ‘파워19’와 뜻을 함께 해주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500여 명 이상이 오지 않아 콘서트는 적자가 나고 말았다. “원래 수익을 보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표가 팔리지 않아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 정도 적자가 났네요.” 처음 진행한 행사라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적자는 방학동안 회원들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십시일반 메울 예정이라며 웃음으로 말을 줄였다.

김군이 ‘파워19’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선거에 대한 생각을 실천하면서 부터다.

“선거는 사회의 주인 된 계기를 마련해주며, 내가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은 선거보다는 취업에 더 관심이 많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와 아침 6~7시 영어 학원을 다니며, 2학년이 되면 취업스터디를 만들어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날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개인화 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실용적인 관계로 자연스레 변화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았다. 본인의 가치가 존재한다면 5년에 한번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청소년 단체 희망에 소속되어 있던 고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된 후 사회체험연합동아리를 만든 ‘대학희망’에서 파워19 운동을 시작했다."

본인은 ‘취업 걱정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걱정하지 않지만,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시죠”라며 가족들 이야기를 꺼냈다.

“진짜 많이 싸웠죠. 동아리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말도 못해요. 그런데 이제는 달라지셨어요. 금전적인 도움은 아직 안 해주시지만 활동의 의미를 계속 이야기했더니 조금 이해를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콘서트 표 판매도 도와주시고 은근슬쩍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동생도 ‘미쳤냐! 미쳤구나!’ 라고 하지만 이야기 하면 언제든지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요구조사도 콘서트도 마쳤는데 본인의 강평을 물어봤다.

“지난 5·31선거에 비해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 같아서 좋다. 그러나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사회의 반응이 약한 것 같아 새로운 계획을 진행 중이다.”

김군과 대학희망 회원들은 대선후보자들과 대학생 정책토론회를 진행하는 중이다.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항상 될 거라는 생각 하나로 시작해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팬클럽 대학생 회장과 대학생 정치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단체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더 ‘큰판’을 벌이고 있었다.

“제가 ‘파워19’운동을 통해 확인한 점은 대학생들의 정치 표현은 무관심이라는 겁니다. 물론 취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요구조사 때 보여준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와 게시판의 글들을 보고 아직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의식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계 최연소 국회의원인 독일 녹색당의 안나 뤼어만(24)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친구들이여! 불평, 불만만 하지 말고 참여하라, 네가 정치인들이 뭘 하고 있는지 확인은 해봤는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고민은 해봤는가!’라고요. 우리도 못 할 거 없다고 생각해요. 언제까지 불신불만을 가지고 정치를 관망할 건가요? 변해야 합니다. 참여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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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군과는 달리 보통의 평범한 대학생들은 과연 이번 대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말고사와 취업 등으로 분주한 연말 대학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거에 참여하겠냐는 질문에‘당연히 해야죠’라며 벌써 마음 속에 두고 있는 후보가 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심지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당당히 말하는 학생들도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만19세 유권자들이 처음 하는 선거라 ‘설렌다,’ ‘신기하다,’ ‘잘 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그러나 후보의 어떤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느냐는 질문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머뭇거렸다. 아직까지 각 후보자들이 공략보다는 이미지에 따라서 좌지우지 되고 있었다.

더불어 많은 학생들이 선거 홍보 광고는 많이 봤지만 ‘선거하세요’라는 메시지뿐 각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어떻게 하면 각 후보자들의 공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지도 알려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젊은 세대에게 아직도 거리 유세와 현수막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공략 비교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한다. 물론 신문과 각 시사 잡지에서도 볼 수 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가장 쉽게 많이 접하는 매체는 인터넷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한림대 인터넷미디어전공 이재영)

타지에서 올라와 있는 유학생 유권자들 - 벌써 부재자 투표가 끝났다고!

각 대학마다 고향을 떠나온 유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부재자투표신고를 놓친 사례가 눈에 띄었다. 물론 본인들이 관심을 갖지 못해 신고기간을 놓쳤다고 선거를 하러 집에 가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를 하러 집에까지 가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부산 출신 김도희 양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투표하러 부산까지 다녀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간도 문제지만 차비가 만만치 않아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말한다. 춘천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상북도 청도 출신 심현정 양은 “투표도 중요하지만 집에까지 가는데 너무 힘이 들어 이번 선거를 아마 포기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재자 투표 기회를 놓치게 된 이유는 본인들의 관심 부족도 있었지만, 선관위의 홍보부족도 문제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나눠보았다.

- 선거하려는 대학생 중에 그만 신고기간을 놓치고만 학생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앙선관위에서는 나름대로 많은 준비와 홍보를 했지만 미흡한 면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부재자투표신고를 놓쳐서 아쉬워하고 있다. 준비했던 거와는 달라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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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식으로 홍보를 펼쳤나?

"각 공공기관과 단체에 협조문을 공문식으로 발송했다. 11월 19, 20일에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 홍보를 했다. 각 방송사에는 자막방송을 요청했다.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내에 팝업 창을 이용해서 홍보를 했다. 그 외에 아파트 단지내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안에 공지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 홍보를 했다."

-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없었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어느 일정한 계층만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지 않는다. 전국민이 아우를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특정계층만을 위한 홍보는 자칫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국민을 아우르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투표율이 저조한 20대, 대학생들의 투표율을 독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5.31 지방선거시 60대 이상의 투표율 60%이상, 20대의 투표율 30% 초중반이었다.)
"그건 그렇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금 방식대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관위에서 추천하는 후보자 선택 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 확인 해 볼 수 있을까 ? 중앙선관위 정치포털 사이트에서 각 후보자들의 모든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태그:#대학가 선거, #파워19, #중앙선거위원회, #선거정보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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