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오동도나 향일암 동백숲도 아름답지만, 부산 해운대 동백꽃은 사실 미당의 유명한 시 <선운사 동백꽃>의 아직 피지 않은 꽃보다 활짝 피어서 아름답다. 동백은 한 송이 한 송이 객체로 피어나고 떨어질 때 꽃송이 채로 깨끗하게 떨어진다. 해서 동백꽃 지는 모습을 시인들은 대개 동물적 이미지로 상징화한다. 그러나 해운대 바다의 쌀쌀한 해풍에 떨어지는 동백꽃 잎은 마치 봄 처녀의 입술처럼 매혹적이다. 동백꽃은 해운대구의 꽃. 해운대 구청의 아기자기한 연못가에 활짝 핀 동백꽃은 혼자 보기가 아깝다. 동백꽃은 사실 어느 곳에 피나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향기를 맡아보면 그 향기가 미미하다. 대개 꽃잎이 크면 모란처럼 향기가 작다고 한다. 향기가 없어도 이 겨울 활짝 핀 인동의 꽃의 인내는 동백꽃을 보는 이에게 많은 감동을 선물한다.
동백은 차나무과의 상록활엽교목에 속한다. 동백꽃은 산다화, 혹은 동백화로 불린다.
동백꽃은 해운대 구화이고, 해운대 동백섬을 비롯한 주요 쌈지 공원 등에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찬 바람을 잘 견디는 강인함과 붉은색 꽃잎은 정열을 상징하며, 노란색의 수술을 중심으로 싸인 겹꽃의 모양은 해운대 구민 화합의 상징성을 내포한다. 사실 선운사의 동백꽃은 시 때문에 유명하지만, 해운대 동백꽃은 다른 지역의 동백꽃의 빛깔과는 다른 것이다. 부산 해운대 동백꽃은 봄 처녀의 입술처럼 그리 붉지도 또 그리 천박하지도 않다. 눈이 내리면 동백꽃은 더욱 아름다운 꽃 빛깔을 내뿜는다. 그러나 부산의 동백꽃은 눈이 잘 오지 않는 기다림으로 더욱 그 붉은 기운을 내 뿜어 아름답다. 눈이 오는 지방보다 해풍이 살을 저미듯이 따가운 차가운 기운을 뚫고 해운대 동백꽃들은, 그 옛날 동백기름을 윤기 있게 바르고 쪽머리를 한 조선 여인의 곧은 정절 속에 품은 은장도처럼 왠지 가슴 서늘한 꽃이기도 하다.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움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 <선운사 동백꽃> 송창식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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