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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반 까지 여수 여성문화회관에서는 전교조 여수사립지회 회원 70여 명이 모인 참교육실천대회가 열렸다.

 

김태문 지회장은 “행복한 학교! 즐거운 교실!을 만들기 위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초라했지만, 보다 알찬 결과를 내기 위해 참교육실천대회를 열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한편, 정진화 전교조위원장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와 교육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고  영상편지를 보내왔다.

 

첫 번째 소모임 사례발표자로 등단한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 박정순 교사의 주제는 ‘토요산악회와 문화유적답사’였다. 산악회원들은 매주 홀수 주 토요일 오후에 다른 지역의  명산을 찾아 특별산행을 하며, 2년마다 특별경비를 거둬 실시하는 해외 산행 및 문화체험 연수는 비회원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친목을 도모한다. 

 

답사를 통해 얻은 소득은 “우리 역사의 자취를 발품을 팔아 직접 확인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찾아보는 공부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풍성하고 맛난 그 지방 음식을 실컷 먹어보며 음미해본다는 것이다. 또한 여행의 재미뿐만 아니라 오고가는 도중 서로 챙겨주고 보살펴 주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추억으로 진한 동료애를 맛볼 수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발표자인 여수중앙여고 양옥승 교사의 주제는 ‘고교 필독서 선정 및 올바른 독서지도 방법’이었다.  지금까지 고등학교(일반계 교등학교)는 입시위주의 주입식 암기 위주의 교수 학습에 매몰돼 교사는 학습내용의 요약과 문제풀이에, 학생은 고득점을 위한 단편적인 교과 지식의 암기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교육이 본질적으로 수행해야 할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과 전인형성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동서고금의 고전에 대한 독서 교육(필독서 교육)은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모색될 수 있다. 독서를 통하여 전인의 형성, 문화유산의 전수, 폭넓은 정보 확대라는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학생들의 주체성과 창조성의 고양을 기대할 수 있다.  

 

 

필독서 교육을 시도하는 데는 극복해야할 어려움이 많다. 고등학생 수준에 알맞고 계열성이 확보되며, 지도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실천과 연구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모임에서는 현대사를 보다 쉽게 접근하여 이해할 수 있고 분단의 현실에 대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공감하기 위해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좌익과 우익 인물들을 중심으로 현대사 관련 이념적 문제점을 함께 연구했다. 이들은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전남 보성군 벌교읍 일대를 답사하고 8차에 걸친 세미나 발표와 평가를 통해 올바른 독서 방향을 설정하기도 했다.

 

세 번째 발표자는 여도중학교 정영우 교사로 ‘다중지능 이론을 활용한 수업’이 주제였다. “수업은 요리와 같다. 요리를 하는 데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들고 나온 마술 주머니속에서 나온 수업전략이론으로는 ‘행복, 기쁨, 만족’이 들어 있었다.

 

그가 말하는 다중지능이론은 모든 아이들에게는 타고난 각자의 흥미와 호기심이 있고, 이를 마음껏 추구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 곳에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게 되면 능력이 쌓이면서 학습에 성공을 경험하게 되고, 몇 차례 성공을 경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겨 공부에 대한 의욕이 높아진다는 교육철학이다.
 

 

 


창안자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ener)에 의하면 인간의 지적활동에는 다음과 같은 8개의 지능이 있다.
 
첫째, 말과 글로 언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언어적 지능. 둘째, 숫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추론하는 논리 수학적 지능. 셋째, 시공간적 세계를 지각하고 형태를 바꾸는 공간적 지능. 넷째, 신체를 이용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신체 운동적 지능. 다섯째, 음에 대해 지각하는 음악적 지능. 여섯째, 상대방의 감정과 기분을 읽을 수 있는 대인관계 지능. 일곱째, 자아를 이해할 수 있는 개인이해 지능. 마지막으로, 주변 사물을 구별하고 분류하는 자연관찰적 지능을 말한다. 
 
이는 특정교과를 잘 가르쳐 이와 연관된 특정한 지능을 개발한다는 말이 아니라, 각 교과를 가르치되 교과의 내용을 각 학생의 탁월한 지능을 활용하여 제시한다는 것이다. 가령 국어시간일지라도 음악적 지능이 높은 학생에게는 음악적 방법을, 공간적 지능이 높은 학생에게는 공간적 지능을 활용한 수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 사례발표자는 진성여자고등학교에서 ‘부적응 학생 지도’ 상담사례를 발표한 강미숙 교사이다. 학교교육이 입시위주의 지적 교육에 편중되어 상위권 학생에게만 초점이 맞춰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사회에서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열등생은 양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학교든 부적응 학생이 존재한다. 이들을 위해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사의 훈계식 교육과 처벌만으로는 학생 스스로 변화하려는 욕구를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강 교사가 상담한 내담자는 이혼가정 출신으로 오빠와 언니가 모두 가출하여 아빠하고만 동거하는 가정환경이었다. 환경적 영향과 학교수업에 대한 흥미부족으로 부정적 태도를 갖게된 내담자는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 화근이 되어 처벌을 받아 전학갈 처지가 되었으나, 수차례의 상담을 통해 부정적 태도를 수정해가게 되었다.

 

강 교사는 모든 교사가 전문 상담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지는 않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작은 반항의 몸짓을 선생님들이나마 들어 주세요”하는 외침이라며 “아이들보다 말을 많이 하려하지 말고, 아이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섯 번째 주제발표는 여수중앙여자고등학교 김남곤 교사의 ‘새로운 입시제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다. 그는 “2008 대학입시제도 변화의 핵심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부 반영 비중을 늘리고, 성적과 석차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9등급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껏 가능했던 이과와 문과의 교차지원이 불가능하고, 3등급을 넘어서면 소위 말하는 ,명문대 지원이 어렵다. 내신과 수능, 논술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는 정답이 없다. 수시모집에는 논술이 아주 중요하며, 논술평가의 초점은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논리적 사고에 주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등단한 여도중학교 성희영 교사의 주제는 ‘신나는 학급운영’이다. 훌륭한 교사는 한 마디로 ‘잘 가르치는 교사이다.’ 학문의 발전 소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져 부단히 관련분야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큼 학생과의 관계의 질을 중시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학생들은 변화하고 있는 데 대부분의 교사들은 권위주의적인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시, 명령 일변도의 태도로는 관계를 더 악화시킨다. 소모임에서 1년 동안 ‘효과적인 교사 역할을 위한 교사 연구모임’을 주제로 연구한 사례는 학생들과 함께 책 만들기, 집단상담 기법, 학습치료프로그램 활용하기, 학급재판 등이었다.

 

 

 

토요일 오후 여가를 즐길 시간인데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열정으로 겨울 추위를 녹이는 그들에게서 교육 희망을 본다.    

덧붙이는 글 |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참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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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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