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 남구에 자리한 미군부대 ‘캠프워크’에는 주말이면 한국인 손님들로 붐벼 식당이고 골프장이고 할 것 없이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평일에도 사정은 비슷해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은 거의가 한국인들뿐 미군부대이면서도 정작 미국인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군부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부대출입증이 소위 '힘깨나 쓰는 인사들'사이에서는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특권으로 여겨져 그 가치가 상종가를 치고 있어 부끄러운 한국인의 단편을 보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

미군부대 출입증은 부부가 모든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골드와 출입증 소지자만이 골프시설을 이용하는 실버, 골프시설은 이용할 수 없고 단지 식당만 이용할 수 있는 브론즈 등 3등급으로 나눠지는데 골드의 경우 연회비가 250만원이지만 등급을 유지하려면 부대에 각종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기부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구의 웬만한 유명인사는 캠프워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고 제보한 한 인사는 "남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다는 특권의식 탓에 많은 한국인들이 너도 나도 부대출입증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사실 나도 가끔 이용하고 있긴 하지만 미군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면 낯이 화끈거릴 때도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대출입증 교부를 두고 자격요건 등 미군 측의 자세가 완고해지고 있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미군 측은 매년 시설이용률, 각종 기부금납입현황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출입증교부 여부와 등급을 조정하던 관례를 내년부터는 기부금납입 현황만을 가지고 심사하는 '기부금심사제'로 기준을 바꾸고 이에 대한 설명회마저 끝낸 상태다.

한마디로 '미군부대를 출입하려면 돈을 많이 내라'는 식이지만 상황이 변해도 부대출입증을 얻거나 기존의 출입증을 유지하려는 한국인들로 넘쳐나는 실정이라 미군 측의 이 같은 태도를 내놓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실제로 평일에도 미군부대 내에 운영 중인 식당의 주차장에는 한국인들이 몰고 온 벤츠, BMW 등 외제차와 고급국산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고 있으며 부대출입증을 받기 위해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도 무성한 실정이다.

미군부대를 10년 동안 이용했다는 이 아무개(55)씨는 부대출입증의 가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자양반, 부대 들어올 때 뭔가 폼 나지 않든가요"라고 반문하고 "누구든지 미군부대 출입증을 구할 수 있다면 금액에 상관없이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부대 출입증#캠프워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역신문인 달신문에서 약 4년, 전국아파트신문에서 약 2년의 기자생활을 마쳤으며 2007면 10월부터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에 소재하는 외국인근로자쉼터에서 재직중에 있슴.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보호와 사고수습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슴.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