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변태섭 시민기자는 한양대학교 분자생명과학부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자이툰을 애타게 찾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 오후 3시 명동에서는. 자이툰을 애타게 찾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18일 오후 3시, 명동역에서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 '자이툰 파병 연장 저지를 위한 반전행동'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집권 5년을 파병과 거짓말로 일관해 온 노무현 정부가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려 한다"며 "청와대의 파병 연장 결정은 대국민 사기극"이라 주장했다.

"놈현스런 파병 연장, 자이툰은 돌아오라"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반전평화 연설에서 "지금 대선 정국에서 후보들 간에 도덕적 논쟁이 오가고 있지만 훨씬 더 부도덕적이고 수백만의 이라크 민중이 학살당한 이라크 침공에 참여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야 말로 얼마나 부도덕한가"라며 "자이툰 부대의 즉각 철수야 말로 그동안 평화의 목소리를 져버린 노무현 정부가 자신의 죄를 회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김은진 최고위원은 "누구도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 하지만 이라크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고 빈곤과 생존의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고 있다"며 "이런 이라크 침공에 한국정부가 쓴 돈이 5000억 원"이라 말했다.

자이툰 파병 연장 저지를 위한 반전행동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자이툰, 이제는 돌아올 때입니다."
▲ 민주노동당 김은진 최고위원. 자이툰 파병 연장 저지를 위한 반전행동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자이툰, 이제는 돌아올 때입니다."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육군사관학교 출신 평화재향군인회 김한영 사무처장은 "'이라크 파병 연장으로 인한 한미동맹의 강화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옳지 않다"며 "120만 명이 죽어간 피의 대가로 이룬 남북관계 발전을 자랑스럽게 우리 후손들에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중간에 사회자가 "이라크 파병은 (한미동맹을 위한)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두고 "남의 나라 침략 전쟁에 군대와 세금을 갖다 바치는 그것이 어찌 동맹입니까"라고 묻자, 집회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돌아오라 자이툰! 이라크 파병 재연장 반대한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덕엽 '다함께' 활동가는 이라크 파병 연장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행동을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해 "기름밭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친미시장주의자 이명박은 이라크에 피의 토건국을 세우겠다는 것"이라 평했다. 대통합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파병 재연장에 반대하고 있지만 파병 재연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던 이인제 후보와 단일화를 말하고 있다"며 그의 진정성을 되물었다.

그들은 말했다. "Stop the war!"
▲ 국제적 연대? 그들은 말했다. "Stop the war!"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그는 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는 자이툰 부대가 국제 평화에 이바지했다고 높이 평가했지만, 이는 자이툰 부대가 애초에 명분없는 침공에 참여했음을 간과한 것"이라 말했다.

종로 1가를 향해 그들은 걸었다.
▲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 종로 1가를 향해 그들은 걸었다.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시위대는 애초 계획됐던 광화문까지는 가지 않고 종로 1가 도로에서 '2차 민중궐기대회'를 약속한 뒤 오후 4시 30분경 자진 해산했다.

노무현 감독에 한나라당 연출? 이 드라마에는 정당성이 없다

'자이툰 파병 연장 저지를 위한 반전행동' 집회 결의문을 낭독한 김태현(서울대 사회학과 02학번)씨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그는 "파병문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문제인데, 지금의 상황은 노무현 대통령 감독에 한나라당 연출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에 대한 계속적인 여론수렴과 응집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 집회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레바논에는 전투병이 파병되어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에는 비전투병이 파병되어 있다. 하지만 비전투병이란 말은 사실 전투지원병이란 뜻이다. 미국의 침략전쟁에 지원을 한다는 것, 굉장히 비인간적인 처사라는 생각에서 참여하고 있다."

- 파병연장 반대에 대한 국민들과 대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철군 시한 연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병 문제가 국민들의 관심 밖에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아직 응집이 되지 않고 흩어져 있을 뿐이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그런 여론을 수렴해서 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에서 나눈 인터뷰.
▲ 결의문을 낭독한 김태현씨. 편의점에서 나눈 인터뷰.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 노무현 정부는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파병연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저급한 생각이다. 또한 파병 이후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없었던 것 역시 아니다. 파병과 한반도 평화는 무관하다. 북미관계 개선 역시 파병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자이툰 파병 이후 북한과 미국의 마찰은 계속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미동맹에서 자주성을 얻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국익이라고 본다."

-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두고 '이라크 민주주의를 위해'라는 명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아무리 그  나라가 독재라도 전쟁을 통한 민주주의 전파는 합리화될 수 없다. 만약에 과거 박정희 정부 시절, 독재국가인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미국이 전쟁을 일으켰다면, 그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나. 왕조조차도 민주주의국가라고 용인하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 전파 기준은 친미냐, 반미냐이다. 때문에 미국이 이식하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결국 친미적 정권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그 나라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다."

시민들의 목소리, 혈맹? 민주주의 퇴보?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또 시위야?"라며 혀를 차던 시민, "자이툰 부대 철군해야지"라 말하는 시민 등 시위대의 행진을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한 50대 아저씨는 "미국은 혈맹인데 도와줘야지"라며 시위대를 좋게 보지 않았다. 고3 학생인 설재훈, 조용하씨는 "이미 그 곳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막상 철군을 하면 자이툰 부대로부터 도움을 받던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집 나간 한국군을 찾습니다."
▲ 한 시민의 목소리. "집 나간 한국군을 찾습니다."
ⓒ 변태섭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구병준(서울 시립대)씨는 "파병 철군에 대한 약속을 번복하는 걱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절차상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또 "이라크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숨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전쟁에 참여하면서 국익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이라 덧붙였다.

서울교대의 한 학생은 "전쟁으로 민주주의를 전파하겠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전쟁 이후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민주주의의 전진이 아니라 퇴보"라고 말했다.


태그:#이라크파병연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