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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대 시속 250㎞의 강풍과 폭우로 지난 15일 방글라데시를 강타한 초강력 사이클론 '시드르(Sidr)'에 의한 사망자가 1천8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18일 오후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부 재난관리국의 마수드 시디크 사무총장은 AFP통신에 "현재까지 2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망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두절 등으로 집계가 되지 않은 지역의 피해와 실종 상태인 수백 척에 타고 있던 어부 1천여명 등을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3천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방글라데시 식량재난부 관리인 아유브 미아는 로이터통신에 "고립된 지역 주민들을 찾고 정확한 사망자와 재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는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클론 시드르를 피해 대피한 인원은 줄잡아 150만명에 달했고 이재민 수도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시드르가 휩쓸고 간 방글라데시 남부 해안과 도서지역에서는 수만 채의 가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시드르에 의한 참사가 14만명의 인명 피해를 냈던 지난 1991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군(軍) 당국, 국제 인권구호단체들은 이날도 헬기 등을 동원해 고립 주민 수색과 함께 비상 식량, 약품을 공수하고 있다.

  

그러나 폭우로 대부분의 도로가 유실된데다 강풍에 뽑힌 나무와 무너진 주택 잔해 등이 구조대원들의 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순다르반 숲을 가로지르는 강에 시체가 떠다니고 있으며, 가장 피해가 심했던 바리살에서는 도로가 완전히 유실돼 코끼리를 동원한 힘겨운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추수를 앞둔 농경지가 심각하게 훼손돼 식량부족에 허덕이는 방글라데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무부는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한 쌀 생산량 감소 폭이 6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방글라데시 농민들은 지난 7∼8월 몬순 폭우 당시 쌀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논을 잃었다.

  

한편 벵골만 가장 깊숙이 자리를 잡은 방글라데시에는 매년 이맘때면 강력한 사이클론이 상륙해 엄청난 피해를 낳아왔다.

  

특히 지난 1970년에는 사이클론으로 인한 사망자가 50만명에 육박했고, 1991년에도 14만3천명이 사망했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방글라데시#사이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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