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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두계놀이  평안도 향두계놀이
항두계놀이 평안도 향두계놀이 ⓒ 유지숙

우리 겨레에는 예부터 더불어 살기 위한 여러 가지 풍습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두레인데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 다른 방식으로 존재한다. ‘항두계’도 역시 두레의 하나인데 협동작업을 하려고 조직된 평안도의 특수 농사꾼 계다. 가뭄이 심하거나 홍수 또는 사고 때문에 농사일이 밀렸을 때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하나 되어 농사를 돕곤 했는데, 이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진 사연들을 노래로 표현하는 연희극이 ‘항두계놀이’이다.

 

평안도 항두계 놀이는 전통 무의식적인 춤과 긴아리, 자진아리, 호미타령 등 토속민요 그리고 수심가 엮음수심가 등 평안도의 대표적인 통속민요를 곁들여 연희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연희 형식을 비교적 충실히 갖추고 있어 민족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공연작품으로 평가된다. 또 제2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1981)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은 바 있어 예술성을 이미 널리 공인받은 전통연희 예술작품이다.

 

그동안 서도명창 유지숙씨를 중심으로 이 항두계를 꾸준히 공부하고 공연해왔는데 이번에도 오는 11월 21일 늦은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서도연희극보존회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재청 후원으로 열린다.

 

항두계 놀이는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가 씨앗을 고르며 한해의 풍년 농사를 비손하는 제1장 ‘씨앗 고르기’부터 시작한다. 씨앗 고르기가 끝나면 씨앗 뿌리기, 모내기, 김매기가 이어지고, 일을 하고 난 뒤 점심을 먹으며 서로 재주를 뽐내는 제5장 항두계놀이를 펼치는데 여러 서도 명창들이 나와 그 흥을 더해준다. 항두계놀이가 끝나면 추수와 풍년 기쁨을 노래하며 마지막을 장식한다.

 

항두계놀이 1 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항두계놀이 1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 유지숙

 

항두계놀이 2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항두계놀이 2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 유지숙

 

항두계놀이 3 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항두계놀이 3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 유지숙

 

항두계놀이 4 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항두계놀이 4평안도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 유지숙

 

이번 항두계놀이는 서도소리의 전수조교인 유지숙씨가 총감독을 맡으며, 동랑극단 전기광의 연출로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거듭난다. 또 서도소리 이수자 오한수씨가 특별출연하며, 춤 안무 진유림, 단소 김관희, 피리 김세현, 장구 강형수, 해금 김선구, 가야금 박현숙, 대금 김진성, 모듬북 박천지 씨가 맡고, 최병문 외 13인이 출연한다.

 

총감독을 맡아 공연준비에 여념이 없는 유지숙씨는 “서도지방의 소리 속엔 너무나 많은 보물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 보물들을 찾아 다듬고 매만지고 무대에 올리고… 그런 기쁨으로 앞으로 더욱 노력해 서도의 사라져가는 소리를 찾아내 전통의 맥을 이어가려 합니다.”라고 말한다.
유지숙 평안도 항두계놀이 총감독을 맡은 유지숙 명창
유지숙평안도 항두계놀이 총감독을 맡은 유지숙 명창 ⓒ 김영조

<서도연희극보존회(회장 유지숙)>는 서도소리의 잊혀가는 음악을 다시 발굴하고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2000년에 결성된 단체다. 항두계놀이, 장한몽, 팔도강산 등 소리로서만이 아니라 많은 재미와 새로운 극들을 재창조하고 만들어 왔으며 최근에는 토속민요의 발굴과 신세대들의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착실하게 활동해온 <서도소리연희극보존회>는 앞으로도 꾸준한 전통 계승과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전통문화는 그동안 단절과 왜곡을 겪어왔다. 우리가 21세기를 맞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문화뿐일 텐데 그 단절을 걷어내고 왜곡을 바로잡으며 우리 문화를 올바른 모습으로 전승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잊혔던 전통문화의 모습들을 새롭게 되찾는 일이야말로 중요한 사명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항두계놀이” 공연은 크게 손뼉을 쳐주어 마땅한 일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항두계#유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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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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