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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방경찰청은 11일 범국민행동의날 상경투쟁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당일 오후 1시50분 현재 '상경시도'는 3511명이고 '상경'은 0명으로 나와 있다. 경남조직위원회는 당일 90대의 버스가 상경했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1일 범국민행동의날 상경투쟁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당일 오후 1시50분 현재 '상경시도'는 3511명이고 '상경'은 0명으로 나와 있다. 경남조직위원회는 당일 90대의 버스가 상경했다고 밝혔다. ⓒ 윤성효

 

경찰이 지난 11일 민중총궐기대회를 원천봉쇄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성공적인 차단’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표창과 격려금·공로특박 등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지방경찰청과 경찰서는 당일 상경한 인원은 파악하지 않고 차단한 숫자만 파악해 상부에 허위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범국민행동의날 분석과 조치’를 통해 “철저한 상경차단으로 집회 참가와 집결인원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집회를 안전하게 관리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60명에 대해 경찰청장 표창을 하고, 서울·전남·경남지방경찰청을 우수 지방청으로 선정했다. 서울청은 1000만원, 전남·경남청은 각각 5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방경찰청(경찰서)는 당일 상경한 인원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에 우수 지방청으로 선정된 경남지방경찰청은 당일 시시각각 ‘범국민행동의날 관련 상황’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경남경찰청 상황보고서 '상경 시도 3511명' '상경 0명

 

11일 오후 1시 50분 현재 상황 보고서에 의하면, 경남 전역에서 상경을 시도한 인원은 총 3511명(버스 150대)이며 이 가운데 1685명(버스 98대)은 차단하고, 1826명(버스 52대)은 귀가 조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자료에서는 거제와 창원서부, 마산동부, 남해, 산청, 하동, 창원중부, 진주, 김해, 진해, 양산, 합천, 창녕, 사천, 통영, 사천, 밀양, 고성, 거창, 함양, 함안, 의령경찰서가 관할 지역에서 차단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해 놓았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작성한 상황보고서에는 상경한 인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2007 범국민행동의날 경남조직위원회’는 이같은 경찰의 상황보고서는 허위라고 밝혔다. 경남조직위는 당일 총 450대의 버스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90대 정도가 상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홍보실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 당일 올라온 상황을 취합해서 보고서를 만들었고,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 차단 상황은 경찰병력이 배치된 아침 6시경 뒤부터의 상황을 파악한 것이다. 그날 상경한 버스가 있다면 경찰병력이 배치되기 이전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조직위 "대부분 7시 출발, 당일 버스 90대 정도 상경"

 

경남지방경찰청의 이같은 설명에 대해 경남조직위는 반박했다. 이병하 공동대표는 “승용차도 아니고 버스로 상경했다. 많은 사람들을 특정 장소에 모이게 해서 상경했는데, 그 시각보다 이른 시간은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 7시 전후에 출발하도록 했다. 창원 등 경남 각 지역에서 버스가 출발한 시각이 아침 7시경이었다. 그 이전 시각에 집결해서 상경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경우는 창원 가음정동에서 버스를 타고 창원대로를 가니 로템 창원공장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이어서 마산으로 넘어 갔다가 동마산과 서마산 나들목이 막혀 있다는 정보가 있어 방향을 틀었다. 마산과 창원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창원 북면에 있는 북창원 나들목을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그 시각이 오전 8시30분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가서 상황을 파악해 보니 경남에서만 90대 가량의 버스가 왔더라. 전체적으로 아침 6시 이전에  출발한 게 아니라 7시부터 9시 사이에 출발했더라. 경남경찰청이 허위 자료를 보고해 포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남해고속도로 서마산 나들목에서 처음으로 경찰과 대치 상황이 벌어 진 시각이 7시30분경이었다. 그 때 진해에서 온 건설기계노조 소속 조합원이 탄 버스 2대가 마찰을 빚다가 상경했다”면서 “그날 아침 서마산을 통해서만 일반노조와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화학섬유노조 조합원을 태운 버스 20여대가 상경했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농민들의 집회를 원천봉쇄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표창과 격려금을 수여하기로 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병하 공동대표는 “경찰에 대해 포상한다는 것은 농민의 등에 칼을 꽂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당일 경찰이 봉쇄하는 바람에 버스에 타보지도 못한 농민도 상당수였다. 상경하지 못했더라도 전세를 냈던 버스에 대해서는 대금을 지급해야 했다. 경남 전체적으로 실경비만 4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당일 집회는 불법이라고 했던 것이며, 불법집회이기에 지방경찰청 단위로 상경 차단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중총궐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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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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