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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구국대장정' 전국 순회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이회창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구국대장정' 전국 순회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권우성
김경준씨가 16일 오후 입국할 예정인 가운데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캠프의 좌장격인 강삼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는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해 주목된다.

 

김씨는 이번 대선 정국의 '뇌관'인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의혹을 밝힐 핵심인물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명박 후보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회창 캠프의 강경한 대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BBK 사건의 중요 정보를 이미 입수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오전 충북으로 2차 지방투어를 가는 길에 "BBK 문제가 이렇게 대선에서 큰 이슈로 (부각)된 이상 (검찰 수사로) 조속하게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혜연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후보는 "검찰은 정치적 고려나 정략적 의도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하고 철저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회창 "BBK 문제, 검찰에서 조속히 진상 밝혀져야"

 

이에 앞서 캠프의 전략기획팀장인 강삼재 전 부총재는 이날 오전 남대문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총재는 "지금 우리 국민은 이명박 후보의 비정상적 행위와 부도덕한 처사를 놓고 심각한 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의로운 삶을 살지 않고 땅투기·돈투기 의혹, 탈세 등으로 얼룩진 후보를 우리 대통령으로 뽑아도 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또 강 전 부총재는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이같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이제 더 이상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강 전 부총재는 특히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이 최소한 대선 전까지는 BBK 사건의 핵심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만약 검찰 수사로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낙마할 가능성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강 전 부총재는 이와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클리어하게 나오면 모르겠는데 어중간하게 나면 어떻게 되겠느냐. (파장이) 대선날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정국이 엄청나게 요동칠 것"이라며 "아마 (김경준이 귀국하는) 오늘 이후부터 (모든 후보 진영의) 선거 전략은 사실상 실종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강삼재 "이명박, 진지하게 후보직 사퇴 고민하라" 압박

 

그러면서 강 전 부총재는 "검찰이 공명정대한 수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며 "우리도 검찰의 수사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서도 "(사건의 파장이) 이렇게 (확대)되기 전에 (결백하다면) 제 발로 빨리 검찰 조사를 받아서 무죄 입증을 받아 제대로된 선거판을 만들든지,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는 증거를 빨리 대야 한다"고 압박했다.

 

강 전 부총재는 김씨 귀국을 앞둔 한나라당의 대응도 비판했다. 강 전 부총재는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솔한 해명과 사과는 커녕 '민란', '공작정치', '규탄대회'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고 진실을 덮으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생떼와 억지로 진실을 가리려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회창 캠프가 BBK 사건과 관련해 후보직 사퇴 촉구라는 강수를 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회창 캠프에서 BBK 사건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쥐고 있어 검찰 수사가 이명박 후보에게 큰 타격을 주리라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

 

이런 소문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설이 불거질 때부터 떠돌았다. BBK 사건으로 이명박 후보가 중도에 낙마하리란 예상을 하고 출마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후보 경선 때 검증청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이헌·정주교 변호사가 최근 캠프 법률지원단에 합류한 점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검증청문회 때 이명박 후보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다스의 자금이 유입된 홍은프레닝 특혜분양 의혹, 옥천 땅 등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맡았다.

 

"BBK 사건 관련, 준비한 건 없지만 대비는 하고 있어"

 

그러나 강 전 부총재는 일단 이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 후보 진영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어떤 정보가 있어) 심각하다는 판단을 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책 경쟁이 돼야 하는데, 모든 선거의 초점이 이 사건으로 가게 된 데 대해 (이명박 후보가) 책임을 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후보의 범죄사실로 한반도가 들썩이고 있다. 대선이 한 달 남짓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초점이 이 사건에 집중되는 게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전 부총재는 "BBK 사건과 관련해 캠프 차원의 대응은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준비한 것은 전혀 없는데, 대비는 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강 전 부총재는 "앞으로 상황 전개나 추이, 검찰이나 한나라당의 태도를 봐서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또 다시 캠프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회창#강삼재#이명박#김경준#B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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