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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16개 시민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타이어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대전지역 16개 시민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타이어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의문의 돌연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전지역 시민단체가 나섰다.

대전보건의료연대 등 대전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대전시민대책위'는 14일 오후 2시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사망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제보접수센터를 개설하고 자체조사를 벌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타이어 사측과 대전지방노동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사측이 역학조사팀의 현장조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이라도 하려는 듯 노동자들에게 현장 청소를 지시하고 유족들의 가계도까지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유족과의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대화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며 밝혔다. 또 "유족들을 돕는 현장노동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까지 주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 "국회의원에게 억울함 호소한 것도 잘못이냐"

지난 2001년 6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사망한 황 모씨의 유가족인 오명숙씨는 "사측이 지난 12일 유가족대책위와 갖기로 한 대화약속을 통합신당의 김근태 의원을 만나고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파기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게 뭐가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해서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뒷짐만 지고 있다 때늦은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사측에 대해 ▲사장의 직접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유족대책위와 성실한 협상 ▲가계도 작성건에 대한 사과 및 관련자 징계 ▲유족 위로금 지급 ▲시민대책위의 독립적 진상규명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역학조사에 시민대책위 참여보장"

 지난 12일 갖기로 한 사측과 유가족 대책위의 대화는 통합신당 김근태 의원을 만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지난 12일 갖기로 한 사측과 유가족 대책위의 대화는 통합신당 김근태 의원을 만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 실시 ▲역학조사에 시민대책위 참여보장 ▲사망자 관련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선 사측에 노동자 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체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 추가 조사 및 제보접수 ▲3.4공단 악취개선과 오염저감 활동 ▲ 산재관련 토론회 개최 ▲사망자 합동위령제 ▲한국타이어 노동조합 면담 ▲지방노동청장 면담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관계자는 "아직 시민대책위로 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정식 공문이 접수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방노동청 '현장 작업환경조사' 시작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 오명숙씨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 오명숙씨 ⓒ 오마이뉴스 심규상
대전지방노동청의 현장 작업환경 조사를 앞두고 철저한 현장 청소를 지시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현장청소를 좀 더 철저히 하도록 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솔벤트 통 교체 지시에 대해서도 "MSDS(물질보건안전자료)가 떨어져나간 통이 있을 수 있어 부착된 통으로 일괄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전지방노동청과 한국산업안전공단은 14~16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현장의 작업환경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등에서는 지난 1년 반 사이 15명이 각종 질병과 사고 등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관련 질병은 심장질환(7명), 폐암(2명), 식도암(1명), 간세포암(1명), 뇌수막종양(1명) 등이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솔벤트 등 유독성이 강한 물질을 취급하는 근무환경과 과도한 업무량 및 억압적인 회사 분위기에 의한 스트레스 등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특별근로감독을 통한 사인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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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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