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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신소미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중국학과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대한민국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인 '한국어'. 자음 19개와 모음 21개가 모여 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가 탄생되었다. 다른 언어로는 절대 표현하지 못하는 순수하고 예쁜 우리말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간판과 표지판들은 온통 영어로 표시되어 있고, 사람들이 쓰는 언어조차 한국어보다 영어로 쓰는 표현이 많은 듯하다. 그렇다면 가까운 나라 '중국'의 상황은 어떠할까?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신들의 언어 '중국어'. 그 중국어 속을 한번 들여다보자.

립스틱? '아니죠~', 코우홍? '맞습니다~'

중국에 있는 한 화장품 가게에 들어갔다. 종업원에게 혹시 립스틱(lipstick)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저기요, 혹시 립스틱이 있나요?"

이 질문에 종업원은 모른다며 대답을 해 주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시 한번 '코우홍'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환하게 웃으면서, 립스틱을 내게 보여 주었다.

왜 종업원은 립스틱은 알아듣지 못하고 코우홍 이라는 말은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답을 미리 말하자면  립스틱과 코우홍은 똑같은 말이다. 립스틱을 중국식 발음인 '코우홍'으로 바꾸어 부른 것이다.

코우홍 (口紅)은 입 구(口)에 붉을 홍(紅)을 써서, '입술을 빨갛게 한다' 라는 예쁜 뜻으로 불려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말하는 립스틱이라는 단어조차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말로 바꾸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중국에 있는 피자헛으로 '손님에게 봉사(필승)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 있는 피자헛으로 '손님에게 봉사(필승)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신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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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표시되는 재미있는 의미들

이와 같이 중국은 외국어를 쓰지 않고 모두 자신들의 말로 바꾸어서 부른다. 약간 우스울 정도로 재미있게 의미를 바꾼 중국. 몇 가지 용어를 통해서 한번 살펴보자.

TV - 전기로 보다 (电视)
핸드폰 - 손에 있는 기계(手机)
T.G.I fridays - 금요일 식당(星期五餐厅)
선글라스 - 태양안경(太阳镜)
벨트 - 허리에 지니다(腰带)

모두 간단하면서 알기 쉬운 뜻으로 바꾸어 놓은 것들이다. 이밖에도 외국어를 중국식으로 표기한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심지어 유명 브랜드나 컴퓨터 용어 자체도 웬만한 건 전부 중국식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존슨&존슨 - 강하게 산다 (强生)
코카콜라 - 입에 맞고 먹으면 즐겁다(口可口乐)
(컴퓨터) 다운(되다) - 기계가 죽다 (死机)

중국에 있는 까르푸 '가족에게는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 있는 까르푸 '가족에게는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신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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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외국어 쓸 이유 없어요"

외국어를 쓰지 않는 중국인들은 자기들이 쓰는 언어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여러 중국인에게 외국어를 쓰는 것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반응은 이랬다.

"굳이 외국어를 쓸 필요가 있나요, 자기의 고유 말이 있어야죠"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외국어를 자국의 말로 바꿔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굳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들의 언어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는게 중국인들의 생각이다.

오히려 만들 수 있는 언어를 그대로 외국어로 놔두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고 되묻기까지 한 중국인들. 외국어를 자기의 말로 특색있게 바꾼 중국인들의 모습이었다.

중국의 이러한 자기말 사랑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대한민국은 점차적으로 우리말 '한국어'를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실상은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더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회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영어에 대한 관심만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만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언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봐도 없을 것이다. 언어는 그 나라를 대표한다. 그만큼 아껴주고 사랑해 줘야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한때 국어와 국사까지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국어에 대한 조그마한 애정이라도 있다면 그러한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영어의 중요성이 아닌 한국어에 대한 중요성을 먼저 깨닫고 알려줘야 할 때다.

중국만큼은 못하더라도 외국어를 쓰기 전에 우리말로 쓰일 수 있는 용어를 다시한번 찾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우리말 '한국어'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태그:#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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