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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버섯국
꽃버섯국 ⓒ 맛객

9월의 끝자락, 전남 곡성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내 뒤에서는 곡성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술잔을 비우고 있었다. 그들은 버섯을 화제 삼아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9월 곡성의 식당이나 술집에서 버섯 얘기는 단골 메뉴라 할 수 있다. 능이가 참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보니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귀동냥 하게 되었다.

처음엔 능이버섯으로 시작한 대화가 어느덧 송이버섯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송이버섯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는 자신의 경험담을 '송이사태'라고 표현했다. 대체 무슨 일이었기에? 호기심이 발동해 귀를 쫑긋 세웠다.

“내가 송이를 가져와서 머시기한테 대접을 했는디 아따 고놈이 글씨… 무시나 당근 묵듯이 해 분디 환장 하겠더랑께. 그렇게 무식하게 묵어놓고 나보고 더 내놓으라는 거여 그놈이….”

그러자 다른 사람이 거든다.

“버섯은 향을 맡아가며 먹어야 써.”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역시 곡성 주민답다는 생각이 든다. 어딜 보나 미각이 발달한 사람으로 보이진 않지만, 고장에서 많이 나는 능이를 먹고 자란 덕에 버섯의 제맛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버섯의 맛은 향에 있다
버섯의 맛은 향에 있다 ⓒ 맛객

그들의 말마따나 버섯은 향으로 먹는 음식이다. 버섯의 가치도 향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그런 이유로 능이나 표고 송이를 버섯 중 버섯으로 대접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버섯의 요리법도 향을 살리는 데 포인트가 있다.

버섯전골의 경우 오래 익히지 않은 게 상식이며 볶음의 경우 향신채를 멀리 한 채 최소한의 양념사용이 필수이다. 버섯은 또 버섯 자체만 섭취하기보다 고기나 채소를 곁들이는 게 향을 풍부하게 느끼는 비법이기도 하다.

 소나무 아래에서 쉽게 눈에 띄는 꽃버섯
소나무 아래에서 쉽게 눈에 띄는 꽃버섯 ⓒ 맛객

가을은 버섯의 계절, 올핸 특히나 비가 자주 내려서 작년에 씨가 말랐던 버섯의 한을 풀어주고도 남음직하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꽃버섯은 소나무 아래에 가면 시장의 팽이버섯이나 느타리버섯만큼이나 흔하디 흔한 버섯이다. 무리를 지어 자라는 이 버섯은 크기가 작아 따는 게 귀찮을 정도이다. 오래 되어도 상하지 않는 건 장점이다.

특별한 향이 없어 미식의 재료는 아니지만 한 철 국거리로서 나름의 맛은 있다. 구수한 국물에 쫄깃한 버섯의 식감이 뒤따른다. 이 음식의 요리법은 다음과 같다.

<버섯국 끓이기>

1. 들깨를 갈아 국물을 만든다. 약간의 된장도 풀었다.
2. 홍고추를 시장에서 갈아왔다.
3. 1과 2를 넣고 끓인 다음 꽃 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파를 조금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꽃버섯국이 완성되었다
꽃버섯국이 완성되었다 ⓒ 맛객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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