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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성관리사무소는 시민단체에서 '논개영정'을 뜯어내자 의기사에 위패만 봉안한 뒤 그 앞에 안내판을 놓아 두기도 했다.
진주성관리사무소는 시민단체에서 '논개영정'을 뜯어내자 의기사에 위패만 봉안한 뒤 그 앞에 안내판을 놓아 두기도 했다. ⓒ 방상철

"복식 고증이 맞지 않고 친일화가가 그렸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던 진주성 의기사 ‘논개영정’ 안내판이 한때 없어져 시민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 박노정 공동대표는 “지난 6일 개천예술제를 맞아 관광 온 외지인들을 안내하기 위해 의기사에 들렀더니 안내판이 없었다. 또 최근 들어 주위 몇몇 사람들로부터 안내판이 없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주성관리사무소는 “청소하기 위해 잠시 옮겨 놓았다”고 하지만, ‘진주시민행동’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진주남강유등축제와 3일부터 시작된 개천예술제를 맞아 의도적으로 안내판을 없앤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성 의기사에는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일명 논개영정)이 1960년대부터 봉안되어 있었다. 고증이 잘못된 데다 친일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정을 뜯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진주시민행동’은 2005년 5월 10일 ‘논개영정’을 강제로 뜯어냈다. 이후 ‘논개영정’은 진주성관리사무소에 넘겨졌다가 그해 8월 ‘논개영정심의위원회’는 ‘표준 영정’ 제작 때까지 재봉안하기로 결정했다. ‘논개영정’을 뜯어낸 뒤 재봉안되기 전까지 의기사에는 위패만 봉안되어 있었으며, 그 옆에 안내판이 놓여져 있기도 했다.

 

시민단체가 논개영정을 뜯어내자 논개 출생지인 전북 장수군과 순국지인 경남 진주시가 공동으로 ‘표준영정’을 제작하기로 합의했던 것. 뜯겨졌던 ‘논개영정’을 다시 봉안하면서 의기사에는 작은 안내판(가로 40cm, 세로 60cm)을 놓아두었다.

 

안내판에는 “이당 김은호가 그린 논개영정은 복식이 맞지 않고, 그가 친일화가라는 주장이 제기된 후 일부 시민단체 회원이 영정을 하정 하였다”면서 “각계각층 시민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는 논개 표준영정 제작을 전제로, 표준영정 봉안 시까지(논개동상 제막이 앞설 경우 동상 제막식까지) 기존 영정을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아 복원시켰다.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표준영정을 제작 봉안해 논개정신을 기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주시와 장수군은 ‘표준 논개영정’을 만들기로 하고, 전국 공모를 벌여 윤여환 교수(충남대)를 작가로 선정했다. 현재 ‘논개영정’은 제작이 마무리 되었으며, 문화관광부 동상영정심의위원회에 심의과정을 거치고 있다. 늦어도 올해 12월 안으로 ‘표준 논개영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진주성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문화관광부 동상영정심의위원회에 표준영정 심의를 받고 있는 상태며, 조만간 최종 확정되면 봉안식을 할 예정”이라면서 “안내판이 없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시민들은 새로 영정을 만든다는 사실은 다 안다. 굳이 현재 상태에서 안내판이 있어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박재수 진주성관리사무소 소장은 “의기사는 매일 청소하는데 청소하면서 안내판을 잠시 옮겨놓았던 것이다. 지금은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박노정 공동대표는 “청소는 아침에 하는 것으로 알며, 6일 의기사에 갔을 때는 낮이었고, 의기사 안팎을 다 둘러보아도 청소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안내판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은 2005년 5월 10일 의기사에서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을 뜯어냈다.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은 2005년 5월 10일 의기사에서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을 뜯어냈다. ⓒ 윤성효

#의기사#논개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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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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