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랜 기간의 논란 끝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개원이 2009년 3월로 확정됐다. 하지만 로스쿨은 둘러싼 진통들은 남아 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복잡한 이해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정 국민들은 위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그 방법에 대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①특성화만이 살길이다 ②로스쿨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막아라 ③법률 서비스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④예비 법조인들의 의식이 변해야 <편집자주>

불붙은 학교간의 묻지마식 경쟁

 

얼마전까지 학교간의 로스쿨 건물 신축 경쟁이 일어나더니, 로스쿨 개원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스타 교수 모셔가기 경쟁이 불 붙었다고 한다. 현직에 있는 변호사, 판, 검사는 물론이고, 다른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법대 교수들까지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

 

로스쿨 인가가 불확실한 지방 법대 교수들의 눈치보기는 더욱 심각한 것 같다. 물론, 좀 더 좋은 직장으로의 자발적 인적 이동을 문제시 할 수야 없겠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교수 채용 경쟁, 건물 신축 경쟁은 적잖은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 지도 교수가 떠나버려 이미 개설된 강의조차 폐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대학마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막대한 건물 신축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법대들의 경우에도, 로스쿨 인가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발생할 지도 모를 후폭풍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법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그 처리 방법을 로스쿨 인가의 조건으로 심사하겠다고 하는 이해하기 힘든 정부의 입장은,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하면, 법대 자체의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결국 대학들을 연쇄적인 묻지마식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모호하기만 로스쿨 인가 조건

 

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로스쿨의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인지에 발표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전체 로스쿨의 수가 결정될 것인지에 있다. 전체 로스쿨의 수를 정해놓고, 심사 후 그 순위에 따라서 로스쿨의 인가를 받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일정 수준의 점수를 정해놓고, 이 점수를 넘어서는 모든 로스쿨에 인가를 해주는 절대 평가식의 심사를 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또한, 지역간의 배분의 문제, 사립대, 국립대간의 배분의 문제 등을 지금이라도 빨리 결정, 공개하여 한다. 만약 한 개의 광역자치단체에 하나의 로스쿨이 배정된다고 가정하면, 그 지역의 법대들은 주변 학교들의 진행상황, 자신의 역량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투자, 지원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빠르고, 합리적인 판단만이 불필요한 경쟁을 막고, 학생과 학교를 위한 향후 법대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굳이 로스쿨이 가능하지 않다면,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일부 대학의 경우, 행정직, 경찰 공무원 등의 준비를 위한 과정으로 재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학교의 경쟁력은 스타 교수와 신축 강의실이 만든다?

 

먼저 기존의 강의실을 활용하는 것을 처음부터 권장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일단 짓고 보자, 일단 영입하고 보자는 대학의 태도도 문제이다.

로스쿨의 강의를 기존의 건물과 강의실에서 하지 못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모의 법정은 기존의 강의실의 내부를 개조하여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로스쿨을 위한 도서관 또한 얼마든지 기존 건물을 이용하여 설립할 수 있다. 물론, 로스쿨의 기본 설립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불필요한 하드웨어적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마구잡이식 교수의 채용도 문제이다. 당장 교원의 인원을 늘려야 하는 학교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타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수들까지, 일부 상위권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은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결코 로스쿨간의 특성화는 물론, 더 나아가 각 로스쿨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학교가 가진 특성화 계획, 교육 방법 등을 고려하여 이에 맞는 현명한 교수의 채용 및 지원이 필요하다 하겠다.

 

경쟁보다는 학교간의 전략적 연대로 경쟁력을 극대화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내의 강의실, 국내의 교수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유수의 로스쿨의 강의실과 교수진을 공유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다른 학문과의 활발한 교류, 타 전공의 우수한 졸업생을 어떻게 로스쿨로 유치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동일한 특성화를 지향하는 국내외의 학교간의 연대, 지역간의 연대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을 통해서, 진정으로 로스쿨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법조인 양성해 내는 로스쿨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태그:#로스쿨, #법학전문대학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