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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 성의 한글 성표기는 이번 호적예규 개정을 계기로 본관이 어디인지 관계없이 '리'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로 쓰고 있는 이유는 두음법칙 때문이란 사실조차 모르고 그렇게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음법칙이란 '라' '리' '류' '림' '룡' '로' '려' 등의 한자어(호적법시행규칙에서 정한 5,151자의 인명용 한자 원음임)가 단어 앞에 올 때는 '나' '이' '유' '임' '용' '노' 등으로 적고 발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유명사인 성이 앞에 올 때와 뒤에 올 때 다르게 적고 발음하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오랜 시간을 거쳐 관례가 돼버렸습니다.

로마자 표기로는 대부분 李씨들이 Lee로 쓰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李씨의 98.4%가 로마자로 Lee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외 Yi가 0.9% Rhee로 쓰는 사람이 약간 있다고 합니다. 로마자 표기는 두음법칙과 관계없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쓴 것이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쓴 것이든 간에 李씨 성의 표기로 '리(Lee)'가 자연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나아가 '리'는 국제화시대에 알맞으며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도 Lee를 '리'라 부르는 것을 보아도 李씨 성의 한글표기는 국가에서 금할 때와는 달리 대법원에서 허용하는 '리'로 통일해야합니다.

그리고 호적이나 주민등록은 종전에는 한자만 쓰다가 한글을 병기하면서 1996년부터 대법원호적예규에 따라 두음법칙대로 강제해왔으나 각 종친회의 청원, 뜻있는 분들의 노력과 연이은 위헌판결 등에 따라 2007년 8월 1일부터 호적에는 두음법칙에 불구하고 '라' '리' '류' 등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1992년 맞춤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인명과 지명에 대해서는 두음법칙을 예외로 할 수 있었으므로 초대 대통령을 지내신 리승만 대통령도 그렇게 표기했고 국가에서 선거공보에까지 그렇게 사용했습니다.

두음법칙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당시 생긴 것이 아니고 1940년경 남한에만 만들어진 것이며 북한과 중국 동포들은 사용하지 않는 전 민족에 통일되지 않는 법칙입니다. 외래어와 순수한 우리말에는 물론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李씨들의 성 한글표기는 한글창제 이후부터 '리'로 사용된 것입니다. 역사적인 기록에도 근대로 오면서 발음상 첫음 ㄹ 기피 현상이 다소 보이기는 하지만 두음법칙은 남한에만 그것도 오직 한자어에만 채택한 일부의 발음현상이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훌륭한 한글로 쓰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일부 국어학자들이 편협하게 만들어 놓은(순수한 우리말과 외래어는 해당 안됨 ) 두음법칙 대로 우리가 따라가야 합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류(버들류)'와 '유(점점유)'가 다르고 '리(오얏리)'와 '이(저이)가 완전히 다른 성입니다. 같이 쓰면 변별력도 떨어집니다.

과거 우리 일부 성씨 종친회의 노력으로 문교부에서 문화 류씨와 전주 리씨는 두음법칙에도 불구하고 '리''류'등으로 표기하도록 허용한 바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글창제 이후 리승만 대통령까지 아니 1996년 호적예규 제정이전까지 600년이 넘게 조상들이 일관되게 사용해온 한글표기를 국가 권력이 상당 기간 금지해 많은 李씨들이 국가시책에 맞춰 '이'로 표기해왔습니다.

이제 정부가 '리'를 허용했습니다. 물론 과거 사용기록이나 종친회 확인서 등을 첨부해 호적 정정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허용조치는 과거 국가권력의 부당성을 인정한 사례이며 앞으로 '리' 표기가 합법적이라는 데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주민등록 등에 '리'로 사용해온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본인의 의지와 종친회의 협조로 호적을 정정할 수 있으니 역사적 일관성과 종친 간에 성씨 한글 표기 통일을 위해 심사숙고 해야 할 것입니다.

#두음법칙#호적예규#한글성표기#李씨 성한글표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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