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대체 : 28일 밤 11시 5분]

▲ 고대하던 인질 전원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쏟아낸 아프간 피랍인질 가족들.
ⓒ 오마이뉴스 안윤학

눈시울을 붉혔다. 서로 껴안은 채 등을 어루만졌다. '만세'를 부르듯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입으로는 연신 "감사합니다"며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끝내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얼굴을 감싸쥐었다.

피랍 41일째를 맞은 28일 밤 8시 30분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19명이 전원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날 경기 분당샘물교회에 모인 피랍 가족들은 석방 소식을 전하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만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석방 소식을 전해들은 뒤 인터뷰를 요청하는 한 기자의 요청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누나(차혜진)가 공항에 발을 디딜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을 듯하다"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들은 피랍소식이 전해진 뒤 30여분이 지나서야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담소를 나눈 뒤인 밤 9시 40분께 기자들 앞에 섰다. 가족들은 "석방을 위해 힘써주신 정부 관계자들에 감사드린다"면서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국민 염원 덕분에 석방...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겠다"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참느라 목이 메였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국민들과 정부 당국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도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그간 피랍가족에게 힘이 돼 주신 소중한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19명 전원이 무사하게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차 대표는 "고 배형규 목사님, 고 심성민씨의 유가족들과 좋은 소식을 함께 나누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김윤영씨의 남편 류행식씨는 "친구 집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이 석방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뻐한다더라, 그게 가장 기분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류씨는 "빚진 자의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겠다고 다짐했다"면서 "돌아가신 두 고인 유가족들의 아빠, 아들이 돼 살겠다"고 밝혔다.

이지영씨의 오빠 이종환씨는 "어머님이 19명 모두 손잡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하셨다"면서 "19명 전원이 석방돼 기쁨이 더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여동생이 앞서 귀국한 김경란·김지나에게 석방을 양보한 사실에 대해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우면서도 어머님이 아픈 상황에서 그렇게 해야했을까, 섭섭했다"고 털어놨다.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피랍자 석방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 관계자, 협상 대표단과 아프간 정부 등 국제 사회 모두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일로 인해 아프간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랍 가족들은 "국민들이 기도하고 염원해준 덕분에 19명의 석방이 결정됐다"면서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인 인질들의 귀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피랍자들이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을 때까지 가족모임 사무실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밤 11시 현재 사무실에 모여 29일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9명 전원 석방 합의 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윤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