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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초청 특강에서 러시아의 외교정책에 관해 강연하고 있는 이바쉔초프 주한러시아대사.
ⓒ 김종성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합의는 2000년 6월 제1차 정상회담 이후 시작된 대화·협력 추세가 한반도에서 탄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바쉔초프 주한러시아대사가 25일 국내 대학의 특강에서 말했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직장인용 정규·계절학기 병행과정) 초청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이 대학 경영관 402호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의 외교정책'이란 특강에서, 이바쉔초프 대사는 "남북 화해의 발전과정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평화·안전·협력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한반도 핵문제 해결 및 북한의 대외관계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정치적 자극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참고로, 1945년 6월 7일 구소련 레닌그라드에서 출생한 이바쉔초프 대사는 1967년에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교 국제경제관계학부를 졸업한 이후 주로 인도·미얀마 등에서 활동한 남아시아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4월에 주한대사로 부임했다. 영어·독일어·힌디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특강의 한반도 정치문제에 관한 부분에서 이바쉔초프 대사는 "동북아의 전쟁위협은 주로 5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적대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는 이러한 군사적 적대가 핵문제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핵문제 해결이 동북아를 평화·안전·협력 지대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은, 러시아 대사가 '한반도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the Six-Party talks on the nuclear issue of the Korean Peninsula)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 날 특강에서 그는 이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오늘날 미국·일본 등에서는 '핵문제의 원인이 북한'이라는 관점에서 '북핵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반해, 북한은 '핵문제의 주범은 미국이며, 이에 북한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핵문제가 발생했다'는 관점에서 '한반도 핵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바쉔초프 대사가 '한반도 핵문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러시아 역시 '북한 핵무기뿐만 아니라 미국 핵무기도 한반도 핵문제에 포함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질의·응답 시간에 청중의 질문을 듣고 있는 이바쉔초프 대사.
ⓒ 김종성
그리고 이바쉔초프 대사는 한반도 핵문제에 관한 러시아 나름의 해법도 제시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이 북한이나 일본 같은 역내 국가들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맥락 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한반도 주변에서 새로운 긴장을 초래할 어떤 행동이나 통제 불능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안전보장을 제공함으로써 동북아에 새로운 긴장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만 한반도 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러시아 측의 관점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러시아 역시 북·미 간의 평화협정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바쉔초프 대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화해가 발전된다면 남한-북한-러시아 3자의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의 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평화가 진전되면 한국-유럽 국제철로나 동북아 통합 전력망(동시베리아 및 극동 러시아와 연결되는)의 건설을 위한 유리한 조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태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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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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