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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선 주자인 신기남 이해찬 한명숙 김원웅 김혁규 유시민 의원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선 주자인 신기남 이해찬 한명숙 김원웅 김혁규 유시민 의원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문을 닫는 것도 힘겨웠다.

열린우리당은 18일 김혁규 전 지사와 김원웅 의원쪽의 합당반대로 극심한 혼란속에 기립투표를 통해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을 결정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후 2시 고양 KINTEX에서 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민주신당과의 합당과,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는 최고위원회로 한다'는 안건을 재적 대의원 5200명중에 2644명이 참석해 찬성2174, 반대 155, 기권 315명으로 통과시켰다.

선병열 사무부총장은 "기립투표와 무기명비밀투표 두가지 방식을 모두 준비했고, 현장에서 대의원들의 압도적 의견에 따라 기립투표 방식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합당반대 당원들과 김혁규 전 지사 지지자들이 대의원들의 행사장 진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고 경찰병력이 동원되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됐고, 애초 시간표보다 2시간 이상 늦어졌다.

반대하는 당원들은 행사시작 1시간 이전부터 행사장 밖에 대형스크린 차량과 천막 등을 설치하고 합당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흡수합당'반대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반대유인물을 배포하면서 '합당반대', '100년 정당 어디가고 잡탕신당 웬말이냐'고 주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에 찬성하는 신기남 한명숙 이해찬 유시민 의원이 기립해 찬성표결을 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에 찬성하는 신기남 한명숙 이해찬 유시민 의원이 기립해 찬성표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이 기립해 반대표결을 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이 기립해 반대표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혁규, 허경영 지지자들이 '우리당 사수'주장

김원웅 의원이 합당을 반대하는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원웅 의원이 합당을 반대하는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들은 전자정보시스템을 통해 대의원들을 확인하는 데스크 앞에서 대의원들의 진입을 막아 행사주최측과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경찰병력이 동원돼 행사장 입구를 통제했다.

이들은 또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밖에서 '합당반대'집회 계속 했으며, 김혁규 강운태 김원웅 허경영 등을 연호하기도 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강운태 전 장관은 우리당 계승을 주장하며 지난 7월 입당했고, 허경영씨는 17대 대선에서 민주공화당으로 대선출마했었고 지난해 우리당에 들어온 인사다.

대의원 진입을 저지하는 허경영씨 지지자들에게 주최측은 "당원도 아닌 사람들이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대회장 입장을 저지당한 박영선 의원은 바닥에 앉아 이들에게 항의하다가 대회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현장을 지휘하던 김영춘 사무총장은 "만약 전당대회가 무산될 경우 다시 전당대회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렇게 되면 개별탈당후 신당에 입당하든지, 이후 행동을 각자 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혁규 의원과 허경영씨가 합당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혁규 의원과 허경영씨가 합당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행사장 안팎에서 몸싸움...경찰동원돼 입구 통제

전당대회장 안에서도 행사진행 중간 중간에 "대의원동지들은 모두 나가십시오", "오늘 대의원대회는 성원미달로 무산됐으니 모두 나갑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혁규 전 지사쪽은 기자들에게 '성원미달로 대회 무산위기'라는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으나, 주최측은 오후 4시 10분경 "전체 대의원은 5200명이고 과반수가 넘게 참석했으며, 선관위도 이를 확인했다"고 기뻐했다. 윤호중 대변인은 "17일까지는 전체대의원을 5347명이라고 알렸으나, 이중당적자와 탈당자를 정리한 결과 5200명으로 확인돼 18일 오전에 선관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합당안건토론에는 찬성의견에 백원우, 배기선 의원이 반대쪽에서는 김원웅 의원과 김혁규 전 지사가 나섰다. 합당반대파는 이들의 찬반토론에 앞서 성원보고를 하라고 요구해, 당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했다.

주최측은 예정에 없던 '대선주자 인사 순서' 를 집어넣은 등 성원을 채우기 위해 고심했다.

정세균 당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대선주자들인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신기남·김원웅 의원, 김혁규 전 지사의 인사말은 '죄송', '사과' '슬픈 날'이라는 말로 채워졌다. "열린우리당의 꿈을 신당에서 실현하자"는 결의도 담았으나 힘겨웠다.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입장하는 박영선 의원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입장하는 박영선 의원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입장하는 박영선 의원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입장하는 박영선 의원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세균 의장 "회한이 크다, 국민들께 사과"

"돌이켜 보면 회한이 크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정세균) "오늘은 우리에 서럽고 슬픈날이다. 최근 내린 굵은 빗줄기보다 더 큰 슬픔이 내린 날이다"(장영달), "죄송합니다. 당 만든 주역으로서, 당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갖고 신당에 가서 우리당의 정신을 지켜내겠다. 마지막으로 불러보는 이름 열린우리당 만세!"(신기남) "꿈은 있었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했다. 국민여러분께 사과한다. 꿈을 담고 가지만 포기하지는 않겠다" (유시민)

"우리는 창당 3년 10개월만에 문들 닫아야 하는 비통한 심정이다. 열린우리당 창당기획위원장으로 당명을 작명한 사람으로서 죄송한 인사의 말씀을 드린다. 신당에 깨끗한 정치,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열린우리당의 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이해찬) 한명숙-"우리가 당의 문을 닫는 슬픈 날이지만, 우리가 손잡고 신당에서 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구현해내자"(한명숙)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대의원들의 입장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결의를 위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합당을 반대하는 김혁규 의원, 허경영씨등의 지지자들이 대의원들의 입장을 물리력으로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3년 9개월간 10번 바뀐 당의장...평균임기 4.5개월

열린우리당은 2003년 11월 11일 '정치개혁', '지역주의 타파, 전국정당화'를 내걸고 출발,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풍속에 152석 당선이라는 기록적인 승리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지리멸렬이었다.

'정동영-신기남-이부영-임채정-문희상-정세균-유재건-정동영-김근태-정세균' 등 지난 3년 9개월간 당 의장이 10번이나 바뀌었다. 이들중 국회의장이 돼 자동적으로 당적을 정리한 임채정 전 의장을 빼고 현재 당에 남아있는 사람은 신기남, 유재건 , 정세균 세 명 뿐뿐이고 다른 전직 의장들은 모두 탈당했다. 평균 재임기간도 4, 5개월에 불과해, 그간의 지도력 부재와 혼란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립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대의원들이 입장때 나눠줬던 막대풍선을 터뜨려 대회장 곳곳에서 뻥뻥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우리당의 한 의원은 "당원들이 허탈감을 저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의원들은 기립투표가 끝나자마자 썰물처럼 대회장을 빠져나가 표결결과가 나왔을 때는 당지도부 정도만 행사장에 남았다.

'100년 가는 정당'을 장담하며 출발했으나 3년 9개월만에 마침표를 찍은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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