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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의 랜드마크 건물이 줄줄이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쇼핑객들이 자주 찾는 상가 건물들이 대부분 공사 중이다 이러다 명동 상권이 한꺼번에 죽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명동의 랜드마크 건물이 줄줄이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쇼핑객들이 자주 찾는 상가 건물들이 대부분 공사 중이다 이러다 명동 상권이 한꺼번에 죽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용품을 사러 모처럼 명동에 나간 김모씨는 활기 넘치던 길거리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바타 매장 1층에 있던 생활용품 브랜드 ‘코즈니’는 폐업했고, 종합 패션 의류를 취급하던 명동의 대표 쇼핑몰 ‘명동의류’는 내부 공사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빈폴’ 매장 역시 내부 공사를 이유로 문을 닫았고, 밀리오레 건너편에 있는 대형 쇼핑몰 하이헤리엇에는 내부 공사 후 9월경 문을 열겠다는 안내판이 내걸려 있었다.

명동의 랜드마크 건물이 줄줄이 공사 중이다. 명동 초입에 있는 아바타 건물은 모든 매장이 폐점한 상태이고, 삼성물산이 운영하던 패션 백화점 유투존은 리모델링 공사 후 외국계 회사가 인수해 명동타워로 이름을 바꾼다. 명동 한복판에 있는 랜드로버 건물은 리모델링을 위한 기초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바로 옆 주얼리 매장인 클루 명동점은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명동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여행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매장이 모두 문을 닫은 것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한국 제1의 상권인 명동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한쪽에서는 명동 특구 지정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가 명동을 특구로 지정, 관광·문화·상업지역으로 특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에 발맞춰 새 단장을 한다는 설명이다.

명동타워 관리 담당 업체인 성원개발 관계자는 “명동이 특구로 지정되고 해외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노후한 건물이 일제히 수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명동이 공사 중이라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건물 내부 공사 중인 ‘빈폴’ 관계자는 “명동은 자사 브랜드를 표현하는 안테나숍이기 때문에 투자 차원에서 정기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해 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명동 상인들은 ‘심각한 불경기 탓’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강남, 신촌, 동대문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해 명동의 상권이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명동상가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월 매출 5000만원 이하인 매장은 명동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면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점포가 아닌 이상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 일반 점포들 중에는 공사를 명목으로 가게를 내놓고 다른 업주가 입점하길 기다리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웬만큼 매출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뜻 입점하기가 어려워 방치된 점포가 많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 관계자는 명동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권이라고 진단한다. 일일 유동인구가 150만명에 이르는 상권은 한국에서 명동이 유일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7월 1일 명동점을 폐업한 코즈니 측은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코즈니 관계자는 “계열사인 프라임그룹이 아바타를 매각해 어쩔 수 없이 폐업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동안 판매와 홍보 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면서 “경영진들이 다른 매장 자리를 알아보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명동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명동에 지점을 낸 중견 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수입 전액을 임대료로 내놓아야 하는 형편이라 사실상 적자지만 명동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얻게 되면 글로벌 브랜드로 쉽게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에 명동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겸 수석연구원은 “과거처럼 시설 중심의 하드웨어를 늘려 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서비스와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 이미지 마케팅을 펼치는 소프트 경쟁력에 명동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명동만의 독특한 이미지와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우먼#명동#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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