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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광주를 방문한 천정배 전 장관은 작심한 듯 광주 지역 일부 재야 인사들을 겨냥해 "신종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4일 오전 광주를 방문한 천정배 전 장관은 작심한 듯 광주 지역 일부 재야 인사들을 겨냥해 "신종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격앙된 목소리로 광주와 전남 지역 민심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와 박근혜 예비후보, 범여권 지지율 1위인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지지 분위기를 겨냥해 "광주에서조차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아류를 지지할 수 있느냐"는 호소다.

특히 천 전 장관은 손 전 지사를 지지하고 있는 광주 지역 일부 재야인사들을 향해 "신종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힐난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 일부 운동권, 신종 패거리 정치"... 손학규 지지 재야386 정치인 겨냥

4일 오전 광주를 방문한 천 전 장관은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 소재 '청년글방'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손 전 지사에 대해 날을 세웠다.

천 전 장관은 자신과 차병직 변호사가 공동으로 저술한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해 "안타깝게도 개혁세력이 한나라당과 그 아류에 의해 포위당한 현실에 처해 있다"면서 "광주에서조차 한나라당 후보에게 기대하고 일부 운동권이 '짝퉁 한나라당'에 (줄을) 서서 신종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독설은 손 전 지사를 "동지의 귀환"이자 "범여권의 대안"이라며 지지하거나 측면 지원에 나선 광주 지역 재야 원로 등을 겨냥한 것이다. 손 전 지사의 정체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천 전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손 전 지사의 과거 한나라당 14년 시절에 대해 짚어보고 난 후 지지해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광주 지역 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천 장관은 행사를 마친 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것을 신종 패거리 정치라고까지 말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이 원칙도 없이 자신들을 스스로 부인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이 패거리 정치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이 자리에서 천 전 장관은 손 전 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천 전 장관은 "한나라당은 광주학살의 후예들이고 기본적으로 정치적 민주주의도 발전시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자신의 슬로건인 '민생강국 코리아'에 빗대어 "한나라당은 시장만능주의, 시장전체주의에 민생을 맡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짝퉁민생', '사이비 민생', '가짜 민생' 세력"이라며 "이런 세력에게 한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학살 원흉에 동조한 사람이 광주정신을? 한나라당이 보낸 트로이 목마"

특히 천 장관은 손 전 지사를 겨냥해 "출신도 한나라당이고 정책도 '짝퉁 한나라당' 정책을 가진 분으로는 광주정신도, 민생강국도 만들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트로이 목마를 보낸 것은 아닌가 싶다, 한나라당이 보낸 트로이 목마에게 결코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천 전 장관은 자신이 판사나 검사를 하지 않고 인권변호사 활동을 하게 된 이유를 언급하면서 손 전 지사의 3일 '광주 발언'을 문제삼았다.

천 전 장관은 "1980년 광주항쟁 당시 나는 군법무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무차별적 살육 소식을 듣고 부끄러웠고 다시 광주항쟁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직접 총을 들고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에게 판검사 임명장을 받을 수 없어서 변호사 길을 택했다"며 "그런데 어떤 분은 '80년 광주를 털어내자', '광주 정신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천 전 장관은 이를 두고 "광주에 반하는 것이고 광주학살의 원흉과 함께했기 때문"이라며 "광주학살 원흉과 영합하고 협조하며 광주정신을 저지하려고 노력한 사람이 감히 광주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천 전 장관은 "모든 국민이 일자리와 교육의 기회를 얻어 자기 개발을 할 수 있고 쾌적한 자기 주거 공간을 아무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는 민생강국, 민생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광주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광주 시민들이 민생 위기와 민주주의 후퇴라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천 전 장관은 "천정배는 2007년 대선을 위해 아껴둔 히든카드"라며 "천정배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정통 민생, 민주, 평화, 개혁세력의 적장자이고 호남뿐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 없는 개혁적인 표를 모을 후보는 천정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천 전 장관은 "호남 출신 후보여서 본선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그런 말을 들으면 불쾌하고 억장이 무너진다"면서도 "그러면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영남 출신 중 호남에서 밀어주고 영남에서 지지해서 본선에서 이길 후보가 있느냐,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천정배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손학규 논쟁' 일어날까

손 전 지사는 3일 아침 열린 광주전남 경영자총협회 초청 금요 조찬연수회에 참석해 "새롭게 태동하는 통합신당이 말로는 미래세력"이라며 "아직도 '80년 광주'에 갇혀 우리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 게 아니냐, 이제 우리는 생각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범여권 내 대권 주자들이 자신의 민주화 세력 적통 여부를 문제삼는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한편 광주 지역 일부 시민사회에서는 지역의 재야 원로들이 손 전 지사를 지지하거나 측면 지원하고 나선 데 대해 "과거 전력과 정체성에 대해 한 번의 토론 과정도 없이 대안부재론을 앞세워 손 전 지사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손 전 지사 측 한 관계자는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했고, 국회의원 시절 민자당 소속 정치인들이 아무도 오지 않을 때 매년 광주에 찾아온 분이 손 전 지사"라며 "과거 그 행적에 얽매여서 우리가 꾸려가야 할 미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광주 지역 일부에서 손 전 지사의 과거 행적과 민주화 세력 적통 여부에 대해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손학규 논쟁'이 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천정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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