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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성남씨
차분히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성남씨 ⓒ 김삼석

김성남씨. 60년대에 화성 우정면에서 수원으로 이사를 왔다. 올해 나이 67세. 나이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직함은 수도 없이 많다. 그만큼 지역이나 직장 등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셈.

직장에서 가까운 수원 팔달구 우만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너무 정정해 보여 나이를 안뒤 기자는 또 한 번 놀랐다. 정정한 비결은 아침마다 자신이 사는 권선구 강남아파트 옆 일월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 달리다가도 아는 사람이 많아 인사하기 바쁜단다. 일월공원은 이달 21일 오후에 제3회 구운동 통일노래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김씨의 많은 직함 중에 기자가 주목한 것은 1~2회 구운동 통일노래한마당 행사위원회 상임대표와 올해 3회째인 이 행사의 공동대표 직함이다. 그는 552세대가 사는 강남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도 3년째 맡고 있다. 만나자마자 그동안 3년 정도 구운동 통일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그는 “작년에는 매탄동에서도 하지 않았느냐”며 “통일노래자랑이 주민들의 단합을 이루는 계기를 주어 너무 좋았다, 중요한 것은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시작해서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런데 상가 대표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가 않지만 입점 상인들의 협조없이는 안돼”라며 그동안의 통일행사의 어려움과 함께 나름대로 주민화합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1~2회 때 상임대표로 참여하면서 통일노래 심사위원장도 맡았다. 1~2회 때는 코오롱 엘디아파트 놀이터에서 동네주민들이 아파트 숲사이에서 한 여름 밤을 수놓는 통일노래 선율을 보여 주었다. 그때 무대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았느냐고 묻자 겸연쩍은 웃음으로만 대답했다.

그는 6.25를 겪은 세대로서 "누구보다도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은 없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올 10월이나 11월 경에 부시와 김정일 양 지도자가 종전협정에 서명을 하게 되면 한국의 통일이 머지않아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며 신문에서 보도된 내용을 알려주면서 지역과 국제정세에도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었다. 그는 "평화협정 서명에는 한국이 참관자로,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신문에서 본 내용을 또 이어 갔다. “서로 팽팽하면 협상이 안되지만 한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에(협상이 가능한 것). 부시의 입지가 좁아졌다”며 통일의 희망이 어둡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6.25 정서에서 벗어나지 않고, 피해를 입은 것만 생각하면 안돼. 평화협정만 조인하면 살기 좋아. 우리 동족이니까. 남북이 군축하고, 휴전선 155마일을 무너뜨리면 자연스럽게 자유왕래가 남북통일이지 뭐."

일반사람들이 국제정세에 관심이 없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그렇지 않다”며 일반사람들도 관심이 남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그만큼 만학도로서 돋보기를 껴가면서도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영신학대학원 석사, 엘에이(LA)라이프 대학에서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24년째 변호사 사무장, 법무행정실무사 등을 보면서 사회복지학 강의도 함께 하며 학생들과 노래방도 간다고 한다. ‘백마강’과 나훈아의 ‘애정이 꽃피는 시절’이 18번이다. 또 유네스코 경기도협회 이사, 한영신학대학교 총동창회 감사도 맡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녀가 한없이 귀여워"

그는 손녀딸이 3명이다. “그동안 자식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는 데 이제는 바라는 데 까지 갔으니 베풀어야지”라며 "시간이 너무 짧아 쫓기는 것 같으면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원비행장 전투기의 소음 피해는 비행장 전투기가 선회하는 강남아파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아파트까지 비행기 소음 때문에 티브이를 못틀어 놔, 57년의 기나 긴 세월은 너무 길어, 그런 만큼 전쟁만은 막아야 돼.”

점심 뒤 그와 헤어지면서 “피를 보면 다 죽어. 아무리 어렵더라도 남북통일이 되어야 돼”라는 노구의 목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성남#수원 권선 구운동#구운동 통일노래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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