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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추미애 전 의원
통합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추미애 전 의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최근 대선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한 통합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을 16일, 그의 여의도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만났다.

당연히 '범여권 대통합'이 화제였다. 추 전 의원은 "민주당 분당이라는 역사적 과오를 청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향해 "친노 사수파의 저항으로 열린우리당의 법적 해체가 어렵다면, 정치적 해체선언이라도 하라"고 요구했다.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겠지만, 이같은 절차가 선행돼야만 통합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도 열린우리당 승계를 고집하는 것은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면서 "아집으로 계속 분열을 초래한다면,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승계하지 않는 세력과는 같이 하지 않겠다는, 유시민 의원 등 친노세력과는 대척점에 서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정치인으로 꼽혔던 그는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아니라 누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선택받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동적인 발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리더십을 보이면서 (능력을) 쌓아왔다"며 대선 경선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추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12월 이미 출마 결심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공식적인 정계복귀 절차 없이 대선출마 의사를 밝혀 국민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언제, 어떤 계기로 대선후보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나.
"제가 지난해 12월 5일 부산대 강연에서 민주세력의 시대적 역할론을 처음 제기했다. 당시 분위기가 노무현 정부의 실패로 전체 민주세력이 좌절해 있을 때다. 그 때 '민주세력의 시대적 역할이 끝나지 않았으며, 사분오열된 민주세력의 대통합이 필요하다, 미래 세력으로서 민주세력의 새로운 시대과제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세력의 역할과 연결시키는 대통합론을 주창한 것이다.

그 때 운하(경부운하) 발상이나 하는 산업화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씀드리면서 저라도 민주세력 결집시키는 중심에 서서 시대적 가치와 역할을 제시하겠다고 사실상 (출마) 결심을 밝혔다.

그런데 이후 민주세력이 사분오열된 데 대한 책임과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은 외면한 채 제3의 인물, 예컨대 고건 전 총리·정운찬 전 총장·손학규 전 지사 등 새로운 포장지를, 불쏘시개를 찾아다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다시 한번 민주세력의 대통합과 민주세력 재평가를 상기시키면서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나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아는데, 어떤 반응이었나.
"6월 21일 공식적으로 박 대표를 찾아뵙고 말씀드렸다. 당시 박 대표는 김한길 의원이 이끄는 열린우리당 이탈세력과 통합을 논의하는 상황이었는데, 민주당에 웬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당에 힘을 실고, 민주당을 민주세력 대통합의 중심으로 인도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박 대표에게 인사드린 것이다. 박 대표께서는 언론이 비킨 자리에서 1시간 정도 현안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하면서,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다.

저는 비유적으로 '대표님, 노래자랑도 전국무대(전국노래자랑)로 만듭니다, (하물며 대통령 뽑는 선거인데) 한나라당 이기는 후보, 민주당이 노력해서 오겠다는 사람 다 받아서, 대통합으로 전국무대 만들어서 경쟁력있는 후보를 뽑아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하고 키우십시오' 이렇게 얘기했더니, 그 자리에서 박 대표가 정세균 의장도 손(학규) 전 지사도 만나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 분이 지난날의 정치적으로 완고한 입장과는 달리 어느 정도 유연하시다, 희망이 있다고 판단했다."

- 대선후보 공식 출마선언은 언제 하나.
"그 동안은 아주 어려운 지역에서 외롭게 민주당 지킨 분들에게 인사드렸다. 마지막으로 호남방문을 앞두고 있다. 호남 방문을 마치면 공식 출마선언을 하겠다. 호남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은 대부분 돌았다."

-오늘 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대통합파가 사실상의 탈당 및 제3지대 신당 창당 참여를 선언했는데, 같은 입장인가.
"그 분들의 심정적 부분, 시한의 절박함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공감하지만 정직하게, 명확하게 문제를 보자는 말씀을 드린다.

우선 열린우리당 사수파는 열린우리당 승계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통합이 가능하겠나. 민주당 스스로 아량을 보이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은 좋고,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그에 앞서 분열이라는 역사적 과오를 먼저 청산하자는 것이다. 그건 열린우리당에 계신 분들이나 열린우리당 탈당파도 같은 생각 아닌가.

말이 좋아서 제3지대 창당이지, 의석수가 가장 많은 열린우리당의 승계이고, 기득권 유지이고, 그 자체가 분열의 역사적 과오를 그대로 승계하는 것이다. 역사적 과오를 안고 가는 미래 개척은 힘들다. 친노 사수파의 저항으로 열린우리당의 법적 해체가 어렵다면, 정세균 의장은 정치적 해체선언부터 해야 한다. 그것도 못한다면 도대체 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제가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열린우리당을 승계하는 통합은 있을 수 없다. 법적 해체선언이 어렵다면 그 전에 정치적 해체선언이라도 당장 해주시라는 것이다. 그 뒤에 민주당은 대통합에 나서는 것이 정도이고 순리다."

"정치적 해체선언이라도 바로 하라"

- 대통합의 원칙과 기준에서 박상천 대표와 유사한 것 같은데, 차이점은 무엇인가.
"제가 '용광로 대통합'의 원조격이다. 용광로 대통합론은 기득권도, 열린우리당을 승계하겠다는 아집도,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당을 지켜오신 동지들이 가지고 있는 서운한 감정도 다 용광로에 녹여서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배제도 있을 수 없다. 이에 대한 제 입장은 일관되고 확고하다.

그 부분에서 박 대표님과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박 대표께서도 고민스러울 것이다. 어쨌든 박 대표도 스스로 배제론 철회하지 않았나. 대통합이 어찌 박 대표만의 문제이겠나. 분열에 대한 책임있는 분들, 통합을 거론하는 분들이 함께 노력해야 되는 문제다. 민주당은 다 함께 통합으로 가야한다. 민주당 뺀 통합은 또다른 분열이고, 그 때는 그 누구도 그것을 정리할 정치력이나 시간도 없다. 그래서 그런 정치적 해체를 순리대로 풀어준다면 제가 민주당을 대통합으로 인도하겠다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열린우리당이 해체하지 않고 통합민주당이 나머지 세력들과 통합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제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런 역사적 과오마저도 인정할 수 없다는 아집으로 계속 분열을 초래한다면, 그들은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지켜온 분들은 역사적 심판대상이 아니다. 그 분들은 용서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이고, 서운한 감정을 풀도록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나오라고 계속 말해온 것이다.

그렇다면 분열의 책임이 있는 분들이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이지, 그 자세를 보이지 않고 누구와 통합하겠다는 것인가. 아니, 민주당과 통합 못하겠다면 지난번에 노 대통령이 실패하신 것처럼 한나라당과 통합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할 것인가."

- 그렇다면 결론은 열린우리당 내 어떤 세력도 배제하지 않지만, 최소한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해체선언은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것이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통합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런 모든 부분을 빼놓고 대통합하라고 주문하는 것 아닌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빼놓고 말씀하신 적은 없고 대통합 말씀하신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님이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가 아니라, 대통령님 말씀을 각자의 버전으로 해석해서 전한 것이다. 대통령님 말씀은 '양당제 복원하라, 지지세력을 왜 기다리게 하느냐'는 것이다. 또 모두가 다 잘못이 있다는 것 아닌가. 회초리 받아오면 자기 종아리를 쳐야 하는데 자꾸 남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한나라당이 권력을 잃어버린 10년"

- 지난해 12월 5일 부산대 강연 뒤에 <신동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실패가 전체 민주세력의 실패는 아니다"면서 민주세력 통합의 깃발을 내걸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한나라당은 아무 하는 일 없이 '부패경쟁'을 하는 데도 계속 정당지지 1위하는 것은 노 대통령의 실패를 반증하는 것 아닌가. 지지세력을 분열시켰고, 지지세력이 나눠지니까 햇볕정책도 흔들리는 것이다. 누가 이전에 평화를 말했나. 민주세력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햇볕정책을 흔든 것은 중요한 실정이다. 또 양극화, 실업문제 해결에 실패한 것은 민심이 그대로 느끼는 것 아닌가."

- 결국 참여정부 실패의 근저에는 분당의 뿌리가 있다는 것인가.
"단순한 분당이 아니라 역사적 과오, 권력다툼을 하다가 전체 민주세력을 분열시켜 놓은 책임이 있다."

-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을 이번 대선의 프로파간다로 내세우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그들은 '권력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 아닌가. 그들은 외환위기를 불러왔고, 온 국민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렸다. 그런데 민주세력이 힘을 합쳐 평화적 정권교체를 해냈고 IMF위기를 극복해서 절망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고, 당시 IT신경제 기적을 일으킨 주역이 됐다. 20, 30대가 우리 경제의 스타로 떠올랐고 한류 붐이 일어났다. 민주주의 완성이라는 게 개인별로 보면 창조력·상상력·개성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계기가 됐다."

-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그리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세력의 재평가와 새로운 시대과제, 그래서 민족의 장래에 대한 비전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 용광로 대통합의 진정성을 통해 전체 민주세력이 결집해서 모두에게 참여와 기회가 열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본다."

- 대통합이 되어도 원래의 5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인데 감동을 줄 수 있나. 자기들끼리 흩어졌다가 모이는 건데.
"그렇지 않다. 분열세력은 권력 앞에 오만해졌고, (국민이) 정권을 재창출한 세력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들은 호남 민주세력은 보지 못하고 호남권력을 본 것이고, 그걸 영남권력화 하려고 한 것이다. 그 결과 영남 민주세력도 분열시켜서 피해자로 만들었고, 호남 민주세력도 피해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 전체 민주세력을 분열시킨 것이다.

그게 어떻게 단순히 5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87년에 민주화 바라는 국민열망을 정치권이 담아내지 못해, 권력상층부가 분열되면서 민주화를 지체시켰다. 그 뒤 영호남 민주화세력이 분열했다. 그런 것을 반성하고 97년도에 와서는 정권교체를 해냈다. 50년만에 민주화의 큰 전진이었다. 평화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정권안보 차원의 통일논의가, 시민사회세력이 평화담론을 주도하고 실천해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힘이 정권을 재창출한 것인데, 여기에 대해 배신이랄까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것이다. 청와대권력, 분열세력이 오판을 했다. 그 과오를 아직도 저지르고 있다. 분열이 옳았다, 분당이 옳았다, 열린우리당 승계해야 한다, 바로 그것을 지키고자 한다면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솔직하게 인정을 하시라는 것이다."

"여성이냐 아니냐?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한명숙 전 총리는 여성 대통령의 선출이 한국사회의 개혁이라고 주장하던데 같은 여성후보로서 동감하는가?
"국가의 진로와 현재 당면한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여성이라고 해서 대통령으로 뽑거나 여성이라고 해서 안 뽑거나 하는 게 핵심이 아니라고 본다. 당면한 문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 국민적 공감대를 얻느냐 하는 문제라고 본다."

- 박근혜 후보가 '한국의 대처' 이미지(리더십)를 표방해왔는데, 추 후보도 '한국의 대처' 콘셉트를 강조해오지 않았나.
"제가 김대중 대통령 앞에서 연설하면서 '대한민국의 추미애'는 줄이면 '대추'인데, 제가 '한국의 대추(대처)'가 되겠다고 우스갯소리로 연설한 적이 있다.

2003년 봄에 민주세력이 분열되기 전인데, 그 때 시민단체에서는 저 추미애를 차세대 지도자 1위로 뽑아주셨다. 그리고 1년 뒤에 2004년초 탄핵 역풍으로 열린당이 어부지리하기 전 <월간중앙>에서 정치지도자감 1위로 뽑혔다. 2위가 조순형 대표, 3위가 정동영 의장이고 그랬다. 지금처럼 민주세력은 사분오열되어 있고 한나라당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여론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저는 지금까지 여성으로서 수동적인 발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리더십을 보이면서 (능력을) 쌓아가는 것이라는 신념에서 도전해왔고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 미국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나.
"제가 총선 떨어진 뒤 미국에서 외교안보를 주제로 공부하면서 주연구과제가 북핵문제였다. 당시 미국 워싱턴의 핵심 싱크탱크와 두 차례 토론을 벌였다.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의) 안전보장을 인정하자는 것은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대신 받는 보상에 대해 보상권을 인정해주라는 것은 제가 워싱턴 외교가에 처음 제안한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제 아이디어인 그 보상권의 문제가 9·19 공동성명에 채택됐다. 저로서는 핵문제 풀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귀국 후에는 학교에서 외교안보문제로 학생들 가르치면서 준비를 해왔다. '지식경제가 블루오션'이라는 점도 확립했고, 경제학자들과 한국의 진로를 놓고 토론했다. 그래서 저는 자부한다. 어느 분처럼 선대의 후광도 없고,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선택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시대적 과제, 비전을 제시하면서 준비해왔다. 이 정도면 준비된 여성대통령 후보 아닌가."
#추미애#대통합#여성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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