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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의 UCC 조회수가 적혀 있는 판도라TV의 첫 화면
대선 후보들의 UCC 조회수가 적혀 있는 판도라TV의 첫 화면 ⓒ 판도라TV

4월 7일, 한나라당 강성만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생긴 일.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연설을 시작하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뒤에서 얼굴이 잘 안 보인다고 청중들이 '궁시렁 궁시렁' 대자 박근혜 대표 뒤에 있던 한 측근이 박 대표에게 테이블 위로 올라가시라고 권한다.

순간 박근혜의 얼굴빛이 약간 변하고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거절의 뜻을 나타낸다. 하지만 주위의 '압박'에 의해 박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신발을 벗고 테이블 위로 올라간다.

약간 곤혹스런 표정으로 테이블 위로 올라선 박 대표의 첫 마디에 좌중은 뒤집어졌다.
"제 양말이 빵꾸가 나가지고…."

폭소가 여기저기서 터지고 카메라는 박 대표의 스타킹을 클로즈업 한다. 왼발의 스타킹이 '제대로' 빵꾸가 나 있다.
"스타킹을 굉장히 감추려고 했는데도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밑에는 보지 마십시오"라는 박 대표의 말에 다시 한 번 폭소가 터진다.

위의 일은 판도라 TV의 '2007 대통령선거 UCC 대전(http://2007.pandora.tv)' 홈페이지의 박근혜 대표의 '박근혜의 대박채널입니다'에 올라온 동영상이다.

다음은 '대한민국의 미래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라는 제목의 박근혜 대표의 또다른 동영상.

"안녕하시우꽈? 제주도에서 왕 여러분들을 보난 하영 좋수다."

제주도 사투리로 인사를 한 박 대표는 제주대학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받는다. 박근혜는 강연 중 어머니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하면서 그 당시 "숨 쉬는 것조차 너무 힘들도 밥을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면서도 그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았다며 "그것이 나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고 농담을 했다. 박 대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눈팅(인터넷 게시물에서 글쓰기, 리플달기 등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글만 읽는 행위)'만 하다 가는 분들이에요"라고 말하자 학생들 사이에 큰 폭소가 터졌다.

또한 한 행사에서 장동건 옆자리에 앉을 뻔했다 행사가 취소되어서 아쉬웠다는 에피소드도 말했다.

박 대표의 홈페이지에는 이 외에도 '젊은 그대, 근혜~', '머리모양과 변화 그리고 유머^^', '[돌발영상] 박근혜 VS 이명박' 등 재미있는 동영상들이 많이 올라와있다.

대학생들 "UCC 보고 친근감 느끼게 되었다"

판도라TV의 2007 대통령선거 UCC 대전 홈페이지
판도라TV의 2007 대통령선거 UCC 대전 홈페이지 ⓒ 판도라TV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네티즌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자들의 노력이 치열하다. 2002년 대선에서 네티즌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캠프에서 UCC(사용자 제작 컨텐츠) 기자단을 만드는 등 네티즌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채용정보 검색 사이트인 코리아잡서치와 공모전 정보 사이트 씽굿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학생의 3분의 2 정도는 UCC 감상에 하루 평균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를 쓴다고 한다. 또한 중앙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UCC 이용자의 상당수가 TV·라디오 이용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TV와 라디오도 듣지 않고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표를 얻으려면 UCC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UCC는 대선후보들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켜 그 후보에게 호감을 가지게 한다. 박근혜 후보의 동영상을 감상한 C양(이화여대 건축학과 3학년)은 "평소 대선에 관심이 없었다. 우연히 박 후보의 동영상을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박 후보가 '빵꾸난 스타킹'도 솔직하게 공개하는 모습을 보고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공주 같은 이미지에서 다소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많이 아프나? 무릎팍도사에게 맞는 MB'라는 동영상을 첫 화면에 배치했다. MBC 인기프로그램인 무릎팍도사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 이명박 전 시장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 왔다"며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에 무릎팍도사와 다른 등장인물들은 "너무 뻥이 심하시네~ 말로는 누가 못합니까!"라고 이 전 시장에게 면박을 준다. 게다가 이 전 시장에게 "얼굴도 비호감이지 않냐"는 말까지 한다. 자화자찬 일색이던 이전의 홍보 동영상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후보는 절대 뽑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N군(숭실대 생명정보학과 4학년)은 이명박 전 시장의 UCC를 감상한 후 다소 달라진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시장이 병원을 찾아가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본 N군은 "다소 뻔하긴 하지만 이 전 시장의 인간적이 면이 느껴져서 이전보다 이미지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UCC#판도라#이명박#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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