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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홋가이도 6월 산하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고
ⓒ 윤병두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삿포로는 한마디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운 곳이었다. 삿포로는 북위 43도, 눈이 2m이상 쌓이는 눈의 고장,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 지금도 40개의 활화산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삿포로는 남한의 80% 정도의 크기의 광활한 섬이지만 인구는 고작 560만정도다. 그것도 삿포로와 아사이카와 같은 도시에 과반수가 몰려 살다보니 농촌은 한마디로 곰이 서식하고, 사슴이 뛰노는 정도.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청정지역이다 보니 일본 사람들도 가장 가보고 싶어 한다.

▲ 윌리엄 글라크의 개척의 현장, 홋가이도의 농촌
ⓒ 윤병두
눈 녹은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물이 좋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삿포로 맥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맥주의 원료인 호프, 맥주보리는 이곳에서 나는 것으로 모자라 80%를 외국에서 수입해 가공한다.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이 버려둔 고장이며 역사가 없는 곳이었다. 1800년대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대비하여 이곳의 원주민인 아이누족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 죄수들을 이곳으로 이주시켜 농토를 일구고 농업근대화를 이뤘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윌리엄 클라크가 농과대학장으로 재직하면서 눈 많고 열악한 황무지를 개척하여 옥토로 바꾸어 놓기도 했다.

그가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혁명을 이룩하고 떠날 때, 배웅 나온 대학생에게 남긴 말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는 오늘날 젊은이에게 도전과 열정을 갖게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여름장마가 시작되고 30℃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한창인데 삿포로는 20℃ 정도로 서늘하고 들판에는 봄꽃이 한창이다. 높은 산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어 눈으로만 봐도 시원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 (맨 위 왼쪽부터)더넒은 초원에 클로바꽃이 만발, 강변뚝엔 자운영꽃이 한창, 고향마을같은 곳엔 해당화가 만발, 새로 개발된 겹 해당화가 피어있고.
ⓒ 윤병두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은 산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내려 너무 깨끗하다. 강변둔치를 골프장으로 가꾸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만발하여 이방인의 눈길을 머물게 했다. 특히 내 눈을 깜작 놀라게 하는 꽃은 바로 해당화였다. 우리나라 해당화는 홑꽃인데 여기 해당화는 겹꽃이었다. 개량된 것으로 공원이나 휴게소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 (맨 위 왼쪽부터)강변둔치에 하얀 야생화가 만발, 가정정원을 메운 불두화 꽃, 일본식정원엔 조팝꽃이 하얗게 물들고, 노랑 창포꽃이 연못가를 가득 메우고.
ⓒ 윤병두
특히 야생 민들레꽃은 초원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가정집 정원에는 조팝나무와 불두화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고 환한 미소로 다가와 봄 향기를 뿜어낸다.

삿포로의 별미는 뭐니 뭐니 해도 대게(King Crab)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러시아 산 킹크랩의 주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시내곳곳에 킹크랩 음식점이 즐비하고 음식값도 싸고 맛도 좋다. 닭고기와 우동, 야채를 찜하여 먹는 도리찜 특선은 일본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푸짐했다.

▲ 이름모르는 야생화가 노랗게 물들고
ⓒ 윤병두
▲ 키가 유달리 큰 야생 민들래 꽃이 한창
ⓒ 윤병두
홋카이도는 아직 미 개척된 자연 그대로 살아있는 고장이다. 바닷가에 횟집도 없고 모텔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니 산, 바다, 들판이 깨끗할 수밖에 없다. 담장이 없는 판넬식 간이주택이 가는 곳마다 획일적으로 지어져 인상적이었다. 모두가 자주 있는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축소지향의 일본문화, 전통과 개인주의가 극치를 이루는 나라, 서류가방에 담배 재떨이를 넣고 다니는 준법정신이 몸에 밴 일본사람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은 여행이었다.

#홋가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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