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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무슨 말인가 하면 대다수의 해수욕장에는 모래사장이 있기 마련이지만 모래사장이 아닌 둥글둥글한 자갈이 깔린 해수욕장도 있다는 말이다. 이름 하여 '몽돌해수욕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름만으로도 신기함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몽돌해수욕장은 전국의 수많은 해수욕장 중에서도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 가치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이 경남 거제의 학동 몽돌해수욕장과 울산 주전동의 주전 해수욕장이다.

주전 해수욕장은 크게 두 가지를 동시에 구경할 수 있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이곳에 가면 세계 최대의 조선소도 구경할 수 있고, 조선시대에 세워진 봉수대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흑진주를 닮은 몽돌들이 파도에 부딪혀서 내는 청량한 소리를 원 없이 들을 수 있으니 올 여름 휴가지로 이만한 곳도 드물 것이다.

이곳으로 가고자 하는 이는 일단 울산 동구의 남목 사거리를 찾아야 한다. 이 사거리에서 주전 해변으로 가는 2차선 도로를 줄기차게 타면 어느새 주전 고갯마루를 만나게 된다.

이 고개를 넘어 다시 얼마간 내려가면 드디어 주전해수욕장을 알리는 이정표가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 오른편에는 오줌싸개 동상의 우스꽝스런 모습과 함께 봉대산 등산로가 등장하는데, 이 등산로가 바로 주전해수욕장의 첫 번째 볼거리이다.

ⓒ 김대갑
봉대산의 입구에 설치된 오줌싸개와 장승들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맨발로 오르게 되어 있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아마 전국 유일의 맨발 등산로일 것이다. 이 등산로는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어 어린아이나 여인들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꾸준히 올라가면 마침내 정상이 나타나는데, 이 정상에는 원형의 봉돈으로 된 주전 봉수대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봉수대 위에서 바다 쪽을 보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을 만날 수 있다. 아마도 처음 본 사람은 그 웅장한 규모에 그저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다. 그리고 발 아래 보이는 빼어난 전망에 잠시 넋을 잃기도 한다. 그만큼 뛰어난 조망을 가진 곳이다.

정상에서 다시 해안가 쪽으로 천천히 내려가면 7000평에 달하는 대단위 꽃 단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설치된 구름다리와 돌탑, 원두막들이 반가운 얼굴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봉대산 등산로는 인공적인 장치가 자연과 어우러져 빚어낸 한 편의 오케스트라인 것이다. 아주 성공적인 모델임에 틀림없다.

ⓒ 김대갑
봉대산 등산로의 속살들을 깊숙이 음미하였다면 이제는 주전해수욕장의 백미인 몽돌을 만나야 한다. 그것도 흑진주처럼 새카만 빛을 발하는 몽돌들을 만나야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조금만 올라가면 주전해수욕장으로 가는 해안드라이브 코스가 나타난다.

이 해안드라이브 코스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유명한 코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끊임없이 몰려오는 백설기 같은 파도와 에메랄드 빛 물결이 해안가의 기암괴석을 희롱하는 모습을 원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안 드라이브란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생길 것이다.

ⓒ 김대갑
몽돌해수욕장은 이 해안도로의 끄트머리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몽돌해수욕장은 약 2㎞의 길이를 자랑하는데,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사질 해안이 찾는 이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자갈로 된 역빈 해안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흑마의 갈기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돌로 이루어진 해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몽돌해수욕장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밤이 되면 이곳은 환상적인 조명이 밤바다를 밝히는 요지경 세상이 되기도 한다.

ⓒ 김대갑
몽돌해수욕장의 밤풍경은 아주 환상적이다. 근사한 외양의 레스토랑에서 뿜어져 나온 네온불빛이 칠흑 같은 밤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그 빛을 받은 몽돌들이 윤기 흐르는 몸매를 아낌없이 자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 멀리 수평선에서 보이는 하얀 불빛의 오징어잡이 선은 그 얼마나 이국적인지. 시원한 파도에 밀려 좌르륵 흐르는 몽돌의 음색 또한 그 얼마나 장관인지. 그래서 몽돌해수욕장은 모래사장 해수욕장과는 다른 이국적인 멋을 선사하는 해수욕장인 것이다.

고기를 구워먹거나 밥을 해 먹어도 모래가 씹힐 염려가 전혀 없는 몽돌해수욕장. 발바닥에 묻은 모래사장을 터느라 발에 물을 담글 필요가 없는 주전해수욕장에서 올 여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몽돌해수욕장#주전해수욕장#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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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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