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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대갑


ⓒ 김대갑

오랜만에 나온 햇살. 강렬한 7월의 햇살 아래 무연히 노출된 작은 몸체들. 그 몸체들을 쫓는 두 개의 원형 빛. 빛 아래 프레임이 놓여 있고, 프레임 아래 미세한 생명들이 가녀린 숨을 쉬고 있다. 눈 들어 하늘을 보니 쪽 빛 물감이 뚝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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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색감을 주었고, 빛으로 그 색감을 인지하게끔 인간을 길들였다. 인간의 눈동자는 다만 빛의 매개체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사물은 빛의 포로에 불과하다. 그 어떠한 것이라도 빛의 체포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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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물체라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언어에 불과하다. 기실 아름다운 물체는 없다. 다만 아름다운 빛의 매개체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사각형의 틀에 갇힌 가여운 매개체들만이 있을 뿐이다.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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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은 거짓을 모른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 갇힌 생명들도 거짓을 모른다. 그들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햇살이 따갑다. 그러나 그 햇살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지극히 부드럽다. 눈동자와 햇살아래 놓인 빛은 연약하다. 연약한 가운데서 가장 강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나의 빛들이여, 나의 사물들이여. 프레임 속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시기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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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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