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박명수 전 우리은행 여자농구팀 감독이 소속 선수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여자 프로농구 선수들이 박 감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우리은행, 삼성생명, 신세계, 국민은행 등 여자 농구선수 20여명은 "다시는 여성 스포츠계에 (성추행)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에 동의했다. 이들의 탄원서는 5일 피해자 A선수의 부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A선수가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이 사건을 공론화시킨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재판장님의 엄한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박 전 감독의 성추행이 현실로 나타난 것을 보고, 그것이 소문이기만을 바랬던 저희들의 바람이 헛된 것이었음을 알았다"며 "너무나도 낙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자인 A선수에 대해 "이번 사건의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여자프로농구 퓨쳐스 리그에도 참여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A선수의 가족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탄원서는 이미 지난달 작성했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퓨쳐스리그 참가차) 제주도에 있거나 해외 전지훈련 중이라 서명에 동참하지 못했다"며 "구두로 동의를 표한 이들은 20명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여자 농구선수들이 박 전 감독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을 법원에 전한 반면 박 전 감독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 또한 법원에 제출된 상태다. 이는 박 전 감독의 모교인 경희대 출신 농구계 인사 80여명이 첫 공판(지난달 29일)이 열리기 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박 전 감독에 대한 선고 공판

한편 서울지방법원(형사1단독·한양석 판사)은 6일 오전 박 전 감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공판에서 박 전 감독에 대해 "피해자와 그의 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박 전 감독은 당시 혐의 내용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사건 당일 감기에 걸린데다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10일 미국 LA 전지훈련 기간 중 숙소에서 A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음은 여자 농구선수들이 제출한 탄원서 전문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들은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 산하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입니다.

이번 우리은행 박명수 전 감독의 우리은행 소속 A 선수에 대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저희 선수들의 뜻을 말씀드리고, 작은 저희들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바쁘신 판사님께 이렇게 진정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선수들 대부분은 어린 나이부터 오직 농구만을 알고 사랑하며 오늘날까지 운동에만 전념하여 왔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우리은행의 A 선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나이도 어린 A 선수가 국내도 아닌 미국 전지 훈련중에 그런 엄청난 사고를 당하였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저희들은 그 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박명수 전 감독의 성추행이 현실로 나타난 것을 보고 그 동안 그것이 소문이기만을 바랬던 저희들의 바람이 헛된 것이었음을 알고 너무나도 낙심을 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건의 피해자인 A 선수는 그 사고의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이번에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여자프로농구 퓨쳐스 리그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플 따름입니다.

아무쪼록 재판장님께서 다시는 우리 한국의 여성 스포츠계에 다시는 A 선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엄벌에 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린 나이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이 사건을 고소하여 공론화시킨 A 선수의 용기있는 행동이 헛되지 않도록 재판장님의 엄한 판결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2007년 6월 28일

WKBL 소속 프로농구단 선수 일동

#박명수#우리은행 여자농구단#성추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