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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18일 "국민과 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의원에 이어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18일), 이해찬 전 총리(19일), 김혁규·천정배 의원 등이 잇따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범여권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명숙 의원은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시대정신인 선진국 진입을 실현하는 데는 '교육혁신'과 '과학기술혁신'이 핵심 과제"라며 "21세기형 '선진 과학기술 강국'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람에게 투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인재양성 등 교육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동해안의 청진, 서해안의 남포 등에서 경제특구를 확대, '남북 경제공동체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임기 내에 남북의 철길을 완전 개통, 한단도 종단철도를 완성하고, 다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해 부산에서 런던까지, 목포에서 파리까지 연결되는 철도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살릴 '초특급 물류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한 의원은 또 "어머니의 마음으로 서민의 아픔을 감싸 안는 따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고, "부드럽고 강인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우리 사회의 난제들을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여성이라는 강점을 한껏 부각시킨 셈이다.

'박근혜 대항마' 한명숙 "손학규와의 차별성도 확실하다"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부군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 아들 한길씨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부군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 아들 한길씨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특히 한명숙 의원은 기자회견 내내 타 대선주자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 의원은 "옛날 홍제동 산동네에 살며 물지게를 졌고, 옥탑방과 지하 셋방을 전전하며 이삿짐도 수없이 쌌다"며 "서민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여성이면서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셈이다. 한 의원은 범여권 일각에서 '박근혜의 대항마'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가 이날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는 물론 아들 박한길군과 함께 연단 위에 올라 대선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사회를 맡은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의원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하고 싶었던 일을 국민에게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가족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소개했다.

김형주 의원은 또 전날(17일)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는 흠이 없고 안전한 후보"라며 지지를 선언한 것을 언급한 뒤, "한명숙 전 총리야말로 흠이 없고 안전한 후보"라며 "이번 선거는 누가 결함이 많은가,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의원은 박 전 대표뿐 아니라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차별성을 내세웠다.

한 의원은 "손 전 지사도 큰 흐름 속에서, 민주개혁 진영에서 함께 경선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민주개혁 진영의 정통성을 가지고 겨루려고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에 속해 있던 손학규씨와 민주개혁 세력에 일관되게 몸을 담아왔던 저의 차별성은 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해찬 전 총리가 김혁규 원혜영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해찬 전 총리가 김혁규 원혜영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또한 자신과과 함께 '친노그룹'으로 분류되는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손 전 지사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역시 나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환영한다, 우리 민주개혁 진영의 대선가도에 굉장한 활력소를 넣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 전 총리와 저는 정책의 방향과 기조에서는 대동소이 하겠지만 리더십과 스타일에 있어서 저는 화합과 소통의 깃발을 들었다, 국민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의 이 말이 마치 '이해찬 전 총리는 화합과 소통 면에서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되자,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 폭소가 터졌고, 기자회견장 한켠에 있던 이 전 총리 역시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국민의 누님! 한명숙 화이팅!"

한명숙 의원은 전직 총리로서 참여정부의 공과를 묻는 질문에 "참여정부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자산과 부채를 함께 지고 간다"면서 "참여정부 출범 당시 국민대통합을 기조로 내걸었지만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미흡했고, 국민과의 소통이 다소 막혔었다"고 '과'를 인정했다.

한 의원은 이어 "여러 가지 경제 (성장)지표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체감적으로 높다"며 "대통령이 되면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펴고, 국민들에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이고 아픔을 해소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참여정부 실패론을 주장하는 세력과도 함께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합 신당은 어느 누구도 배제 되어서는 안된다"며 "대통합 흐름 속에서 어떤 조건을 달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에는 정세균 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이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근태·문희상 등 전직 의장이 참석했다. 또 이해찬·김혁규·유시민 의원 등 50여명의 의원과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한 의원의 대선 출마를 축하했다. 축사를 요청받은 문희상 전 의장은 "국민의 누님, 한명숙 화이팅!"이라고 짧게 말해, 박수를 받았다.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승희 유시민 이광철 장향숙 의원이 손을 흔들어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승희 유시민 이광철 장향숙 의원이 손을 흔들어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명숙#대선출마#박근혜#이해찬#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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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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