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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열 "신당 초장기엔 정치권과 함께 안해"

출판기념회에 앞서 최열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21세기로 나가려는데, 정치권은 20세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 분들과 저희들이 신당을 만드는데 초창기에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지 않아도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심한데, 우리의 정치세력화 방향이 그쪽으로 가면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며 "현재는 각계 전문가,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사람들이 발기인으로 나서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이들이 추진하는 신당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 창당 선언 당시 최 대표는 "특정한 후보를 위해 만들어지는 당은 아니다"면서도 "문 사장에게 결단해 달라고 요구하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정작 문국현 사장이 아닌 대표적인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참석한 이유는 뭘까?

최열 대표는 "우리나라 대선주자 중 상당수가 과거 7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고 고난을 함께 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지금 지점에서 옛날을 생각하고 좀더 근본적이고 밑으로 겸손하게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 단체의 정치세력화 노력과는 별개로 범여권은 임박한 통합 시한을 앞두고 대통합을 위한 타개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단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선 불출마'라는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대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정동영 전 의장은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 정동영까지 세 사람만 통합해도 대통합의 절반은 될 것 같다"면서 "'김근태 정신'이면 대통합을 못할 이유가 없다. 저도 그 정신에 동참하겠다"고 말해, 손 전 지사 등을 강하게 압박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별들이 많이 모여서 대종상이 부럽지 않다"

70년대 캠퍼스,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동맹), 긴급조치 세대, 군사독재에 맞서 싸운 청년학생들의 이야기….

이날 출판기념회의 화두다. 이날 최열 대표는 저자 신동호 <경향신문> 기자와 함께 행사장 앞에서 <70년대 캠퍼스>에 등장하는 '운동권'들을 맞았다. 손학규 전 지사를 비롯해 이해찬 전 총리, 정동영 전 의장, 원혜영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김부겸·김재홍 의원 등 정치인들도 속속 도착했다.

축사를 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축사를 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면서 1970년대 손 전 지사를 빈민운동으로 이끌었던 박형규 목사 내외가 가장 윗자리에 앉았다. 손 전 지사는 지난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정신적 스승'인 박 목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이어 손 전 지사, 이 전 총리, 정 전 의장이 나란히 앉았다.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47년생인 손 전 지사는 70년대 학번이 아닌 65학번이다. 그러나 학생운동을 하느라 70년대까지 대학을 다녀야 했다. 이 전 총리는 정 전 의장과 72학번 동기지만, 나이는 정 전 의장보다 한 살 위다.

사회를 맡은 최광기씨는 "70년대 캠퍼스를 지켰던 청년학생들이었는데, 어느새 사회 지도자들이 됐다"며 가장 먼저 손 전 지사를 소개했다.

손 전 지사는 "70년대를 그렇게 힘들게 두들겨 맞고, 감옥가고, 살았어도 79년 유신의 종말은 그대로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가져다주지 않았다"면서 "87년 이룩한 민주주의는 여기 있는 기라성 같은 민주화 전사들이 터를 닦아놨고, 시민사회 세력의 힘이 축적돼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최광기씨가 다시 "오늘 이 자리는 정말 별들의 전쟁 같다"며 "별들이 많이 모여서 대종상이 부럽지 않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렇게 말썽을 피우고, 그렇게 정권의 눈엣가시였는데, 이 분이 국무총리도 했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를 소개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

축사를 하고 있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축사를 하고 있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전 총리는 "사회자 말대로 제가 내란음모 전과 2범"이라며 "그런데 얼마 전에 우리를 내란음모로 처벌했던 사람들이 내란음모로 처벌을 받았으니, 세상이 한 바퀴가 돌았다고 볼 수 있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87년 이후 20년에 대해 "전반부 10년은 군부통치 하에서 독점재벌, 정경유착, 부정부패… 이 끝이 결국 IMF로 끝났고, 후반부 10년은 그것을 겨우 수습을 해서 남북간 긴장 완화도 하고 경제적 기틀도 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요즘 (한나라당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속으로 '그래, 독재권력을 잃어버렸는데, 그게 그렇게도 아까우냐'했다"며 "지난 10년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구축한 10년이고 시장경제를 구축한 10년이다. 역사를 올바로 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서) 독재권력, 잃어버린 10년이 그렇게 아까우면 다시 되찾으려고 할 텐데, 그래가지고는 이 나라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마치 경제를 파탄 낸 자기들 성과인 것처럼 하는 것은 역사적 오류"라고 성토했다.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손을 잡은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손을 잡은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서 나란히 앉아 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3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년대 캠퍼스 1,2>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근태 정신'에 동참하겠다"

축사를 하고 있는 전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축사를 하고 있는 전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어서 축사에 나선 정동영 전 의장은 이 전 총리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민청학련 사건이 터진 3학년 때, 아침에 데모 한 번 변변하게 못해보고 유치장에 갔었다. 그 때 가장 용감했던 제 친구가 하나 있었다. 관식의 질이 나쁘다고 경찰과 싸우고, 다들 불안해 있는데 아주 늠름한 기상을 보고 분명히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이 이해찬이다."

정 전 의장은 특히 "이 자리에 공교롭게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가 같이 앉아 있는데, 정동영까지 세 사람만 통합해도 대통합의 절반은 될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지난 3월 손 전 지사가 어려운 결단 끝에 한나라당에서 나올 때 경의를 표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그대로 있었으면 대통합을 해봤자 안되는 판이었는데, 역사적 결단을 통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줬다"고 손 전 지사를 추켜세웠다.

정 전 의장은 이어 '김근태 정신'을 꺼내들며 손 전 지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어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고, 제가 존경했던 김근태 선배께서 자신을 죽이는 결단을 통해서 대통합에 몸을 던졌다. 그런 정신이면, '김근태 정신'이면 대통합을 못할 이유가 없다. 저도 그 정신에 동참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대통합으로 가는 밑거름, 에너지가 되기를 기원한다."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공동대표인 임진택씨는 "여기 세 분과 시민단체 대표, 여성 후보, 이렇게 5명이 다 나와서 국민경선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희망을 솟구치게 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열#손학규#이해찬#정동영#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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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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