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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에 바람이 실려 내려가는 것 같다.
물살에 바람이 실려 내려가는 것 같다. ⓒ 이미람
높이 83m, 길이 612m의 다목점 댐으로서 총저수량 약 12억 5천만에 유역면적 1,584km2의 낙동강 본류를 가로막은 사력(砂礫)댐인 안동댐은 안동시내의 모습을 닮은 듯 아담하고 소박한 맛이 있다.

댐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길목에 '전설의 나무'가 우리를 반겼다.

'위험장애물'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위험장애물'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 이미람
원래 임청각 마당에 있었다는 이 나무는 일제시대 때 철도공사를 위해 자리를 옮기던 중 한 일본인 인부가 원인불명의 사인으로 숨졌다(정확한 사실이 아닌 소문일 뿐이다)는 전설로 유명해졌다.

그 뒤 안동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의 나무', '죽음의 나무'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직접 가서 본 나무의 모습은 그 명성에 비해 초라해 보였다. 소문의 진상을 캐기라도 하려는 듯 나의 동행 친구는 "'죽음의 나무'라고? 어디 한번 만져 볼까?"라며 미신을 잘 믿는 나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이 나무의 무수한 소문에 증명이라도 하듯 나무 둘레에 쳐진 새끼줄이 더욱 소문의 진상에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나무를 지나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신세동 7층 전탑'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 전탑은 국보 제16호로 통일신라시대 유물로서 현존하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탑이다.

안내판에는 이렇게 써있다.

'진한 회색의 무늬 없는 벽돌로 쌓아 올린 탑신은 1층 몸돌에 감실을 마련하였고, 지붕돌은 위아래 모두 계단모양의 층단을 이루는 일반적인 전탑양식과 달리, 윗면에 남아 있는 흔적으로 보아 기와를 얹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붕에 기와를 얹었던 자취가 있는 것으로 보아 목탑을 모방하여 전탑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전탑의 지붕돌 아래에 떨어져 나간 듯한 기왓장의 모습이 보였는데 처음에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졌다.

생각보다 높아서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생각보다 높아서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 이미람


고성이씨탑동종택
고성이씨탑동종택 ⓒ 이미람
전탑 옆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고성이씨탑동종택'도 볼 수 있었다. 조선 숙종 30년(1704)에 좌승지 이후식이 지었다고 써있는 안내판도 잘 갖추어져 있다.

종택을 다보고 다음 코스로 옮기려고 할 때였다. 우리 일행이 전탑과 종택을 감상하고 있을 때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시던 마을 할아버지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볼 게 더 있다고 귀띔을 해주신다.

인자한 미소가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인자한 미소가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 이미람
역시나 여행의 묘미는 사람들과의 정감 있는 만남인 것이다. 고가옥 옆에 늘 그대로일 것 같은 모습으로 편안히 앉아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쩐지 가옥과 닮았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니 공사중인 '안동 임청각'의 모습이 보였다. 조선중기 건물로 본채 50칸, 군자정 6칸, 사당 124칸으로 뒤로는 산을 두고 대청 아래로 낙동강이 내려다보이게 지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가옥이다.

잘 정돈된 정원만큼 멋진 건물이다.
잘 정돈된 정원만큼 멋진 건물이다. ⓒ 이미람
소담한 멋을 지닌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군자정'이라는 현판이 걸린 'ㄷ'자 형태의 고가옥이 보이고, 그 옆에 햇빛을 피해 자리잡고 누운 강아지의 모습이 묘하게 앙상블을 이루었다. 군자정의 현판은 퇴계 이황이 직접 썼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또 다시 낙동강 물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강에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잠시 잊고 여유롭게 웃으며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더위를 잊은 듯 즐겁게 웃고 있다.
더위를 잊은 듯 즐겁게 웃고 있다. ⓒ 이미람

#월령교#임청각#신세동 7층 전탑#안동댐#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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