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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북으로 돌아가는 권호웅 북측 단장을 환송하기 위해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권 단장과 손을 맞잡은 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을 나서고 있다.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북으로 돌아가는 권호웅 북측 단장을 환송하기 위해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권 단장과 손을 맞잡은 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을 나서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주영
[4신 : 1일 오후 5시 50분]

다음 날짜 못잡고 끝나... 남북 양쪽 어정쩡한 타협


21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결국 쌀 문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비록 공동보도문을 내놓았지만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이고 다음 날짜도 잡지 못했다. 단 '공동보도문'이라는 이름을 붙인 문서를 내놓았고 애초 예정되었던 3박4일간의 일정을 다 소화함으로써 '파탄' 수준은 모면했다.

그러나 사실상 '결렬'수준으로 끝난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통일부 직원을 포함한 회담 관계자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한 권호웅 단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 종결회의를 열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두 사람은 종결회의 때 간단히 악수만 나눌 만큼 냉랭한 분위기였다.

공동보도문은 "이번 회담에서 쌍방은 지난 20차례의 남북장관급회담의 성과와 교훈을 평가하고 남북관계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부합되게 보다 높은 단계에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쌍방은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문제들을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적혀있다.

종결회의가 끝난 뒤 이재정 장관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회담에 대해 남북회담의 결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된 일정을 소화했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쌀 지원 문제였다"며 "쌀 차관 제공이 국민적 합의와 지원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북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즉 2·13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정서상 쌀 지원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회담 전부터 여러 번 강조했던 입장이다.

이 장관은 "비록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부족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공동보도문을 내놓은 것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내와 협력의 정신아래 쌍방이 노력한 결과"라며 "이는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뿐 아니라 남북대화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회담을 마치고 떠나는 권호웅 북측 단장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회담을 마치고 떠나는 권호웅 북측 단장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주영
판 깨기에는 부담스러운 남북 양쪽의 타협?

고경빈 회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측은 우리가 쌀 지원을 안하는 것이 그들 용어로 표현할 때 '민족우선 입장에서 떠난 것 아니냐?', '외세를 우선하는 남북 민족내부와는 별개의 사안에 대해서는 연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내지 문제를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고 대변인은 "이에대해 우리는 2ㆍ13 합의 초기 조치 이행이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문제이자 우리 국민의 지대한 관심사로, 쌀 차관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 결과로 당장 이번 달로 예정된 6·15 기념행사를 비롯해 이산 가족 상봉, 남북경제협력추진위 회의, 군사실무회담 등이 어떤 영향을 받을 지가 큰 관심사다.

고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로서는 이미 합의된 회담 또는 행사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북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북측은 쌀 차관 제공 지연 등이 남북 관계에 장애를 줘서는 안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남북 양쪽은 6·15 행사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 날짜를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이번 공동보도문은 쌍방의 입장을 그대로 관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북관계를 파탄내기에는 서로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타협을 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탄나면 북한도 6자회담이라는 틀만 남아 그들에게 유리할 것이 없고 남한 정부도 올해 대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남북 양쪽은 중간에 비공식 당국자간 회담을 거쳐서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미 대립으로 변한 BDA 문제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2·13 합의와 이의 이행에 근본원인이 되고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문제다. 현재와 같은 남한 정부의 입장이라면 BDA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남북대화의 동력은 지속되기 어렵다.

미국은 와코비아 은행을 통해 동결되었던 북한 자금 2500만달러를 송금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결국 애국법때문에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났다.

미 애국법은 예외 조항이 없다. 와코비아 은행이 북한 자금을 중계하기 위해서는 미 정부가 예외를 인정해줘야 하는데 이는 법에 저촉되고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BDA를 불법 돈 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조치를 철회하는 대신, BDA 은행 경영진의 교체를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대단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또 스탠리 아우 BDA 회장도 경영권 사수 의지를 계속 밝혀왔다.

BDA 문제는 단지 북한과 미국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중국까지 낀 대단히 복잡한 상황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BDA가 불법 행위를 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내놓지 않았고, 법적 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도 막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은 BDA에 대한 미 정부의 제재를 주권 문제로 보고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2·13 합의 때 BDA 문제를 30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것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2·13 합의와 쌀 지원 문제를 연계시킨 것은 결국 남북대화를 6자회담의 종속적 위치로 종속적 위치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장관(왼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장관(왼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윤창원

[3신 : 1일 오후 3시 35분]

이름만 공동보도문...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


21차 장관급 회담에서 애초 없을 것으로 알려졌던 공동보도문이 나왔다. 그러나 회담에서 논의했던 사안과 앞으로 할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이전의 공동보도문과는 달리 극히 원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또 다음 회담 날짜도 적혀있지 않으며 남북 양쪽 수석대표의 이름도 없다.

따라서 공동보도문이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사실상 간단한 요약문 수준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한 권호웅 단장은 1일 오후 3시20분 종결회의를 열고 이 문서를 채택했다.

공동보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1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2007년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회담에서 쌍방은 지난 20차례의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이룩된 성과와 교훈을 평가하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부합되게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회담에서 쌍방은 남북관계 발전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원칙적이며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제기하고 진지하게 협의하였다.

쌍방은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문제들을 더 연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2007년 6월1일 서울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장관(오른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장관(오른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윤창원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공동 보도문을 발표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왼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회담장을 나오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종결회의에서 공동 보도문을 발표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왼쪽)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회담장을 나오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윤창원

[2신 : 1일 오후 1시 45분] 결국 결렬

제21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결국 쌀 차관 제공 문제로 결렬되고 말았다.

남북은 1일 오전 9시부터 40분간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한 권호웅 단장의 수석대표 접촉 이후 추가 접촉없이 종결회의를 열기로 했다. 종결회의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공동보도문 발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회담이 결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따라 당장 이번달에 열릴 예정인 6·15 공동 행사 때 민간행사 외에 당국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1신 : 1일 낮 12시 10분] "상황 녹록치 않다"

북한에 대한 쌀 지원 문제에 가로막혀 21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한의 권호웅 단장은 1일 오전 9시부터 40분 정도 수석대표 접촉을 열었다.

통일부 쪽은 수석대표 접촉이 끝나면 오전 중에 고경빈 회담 대변인이 프레스센터에 들려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고 대변인은 프레스센터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남식 통일부 공보관은 "현재 상황이 유동적이라 정리가 되는대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아침에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회담의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인다.

남북은 전날인 31일 오후 5시 30분부터 15분간 실무대표 접촉을 연 뒤 오늘 오전 9시까지 그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다. 북한이 쌀 차관 문제의 선 해결을 요구하며 남한의 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권호웅 단장은 31일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수석대표 접촉에서 40만t의 쌀 차관 제공 합의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등 강경한 태도다.

남북은 지난 4월 13차 경협위 회의 때 5월 말 쌀을 실은 첫 배를 출항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13 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남한은 쌀 지원을 미루고 있다.

쌀 차관 문제가 장애물로 떠오르면서 한반도 평화정착·개성공단 활성화 방안·남북 국책연구기관간 공동회의 개최·철도 연결구간 부분개통 등 남한이 제기했던 다른 사안은 전혀 논의되지 못했다.

한편 일부 언론은 지난 30일 심야에 김만복 국정원장이 서 훈 3차장을 대동하고 회담장인 그랜드힐튼 호텔을 방문했으며 이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공보관은 "국정원장은 과거에도 직원 및 관계자들 격려차 회담장을 방문한 적 있었다"며 "서 훈 차장은 장관급 회담과 관련된 대책을 세우는 멤버 가운데 하나로, 필요할 때 회담장에 온다"고 밝혔다.

이재정 장관이 31일 노무현 대통령을 10분정도 면담한 것과 관련 통일부는 그동안 회담 경과를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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