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우먼타임스
[김민정 기자]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여성 벤처기업 공동 브랜드 ‘WE’가 만들어진 지 7개월이 넘도록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본래 여성기업 제품의 홍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를 지원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지난해 10월 공동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우수제품 5개를 선정한 이후 후속 사업에 대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인 것.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 구성하겠다던 마케팅 전문가 중심의 자문단은 아직 구성원도 확정하지 못한 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던 마케팅과 홍보 활동은 벌써 반년이 다 되도록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장 속이 타는 곳은 제품에 공동 브랜드 이름을 내걸 수 있도록 선정된 기업들이다. 공동 브랜드를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신뢰성을 높이고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존 제품에 ‘WE’ 마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 외에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동 브랜드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WE’ 마크를 붙여봤자 이를 알아보는 소비자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동 브랜드 제품으로 선정된 한 기업체 사장은 “올해부터 공동 브랜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한다고 해놓고 벌써 반년이 다 되도록 말뿐”이라며 “공동 브랜드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제가 더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벌써 10월이면 ‘WE’ 2기 모집을 위한 접수를 한다고 들었는데 무조건 제품만 선정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이제는 공동 브랜드와는 별도로 제품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도 “일이라는 게 시작이 잘 돼야 그 다음이 순조로운 법인데 공동 브랜드사업의 경우 처음부터 흐지부지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사실 이에 따른 효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여성벤처협회는 여성기업의 공동 브랜드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니만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다소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략적인 마케팅을 위한 자문위원단이 어느 정도 꾸려졌고, 이르면 6월 초부터 지하철이나 언론 광고를 통해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10개 제품을 더 선정해 1기 공동 브랜드 제품과 함께 효율적인 관리와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여성벤처협회 관계자는 “여성기업들은 대기업과 경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동 브랜드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며 “겉으로 보기에 그동안 공동 브랜드 홍보를 위한 별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홍보가 다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지자체 등에서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왔지만 실질적으로 성공한 곳은 별로 없다”면서 “앞으로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해 여성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청도 올해 이미 공동 브랜드 사업에 7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한 데다 내년에는 그 비중을 더욱 확대해 앞으로도 좋은 기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성#우먼#경제#WE
댓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