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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손가락
아기 손가락 ⓒ 정기상
밖으로 나서니, 시원해진다. 파란 하늘과 오월(5월 27일)의 눈 부신 햇살이 기분을 바꾸어버린다. 얼마나 달렸을까. 한참을 달리다 보니, 상쾌해진다.

전북 완주를 지나 옥정호에 접어들었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휴게소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그곳을 지나쳐 계속 달렸다. 칠보 수력 발전소 있는 쪽으로 달렸다.

"야! 아름답다."

호수를 배경으로 피어 있는 꽃이 눈부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꽉 잡아버린다. 홀로 피어 있는 꽃이 아니라, 뭉텅이로 피어 있었다. 홀로 피어 있는 꽃도 매력이 있지만 함께 피어 있는 꽃도 빼어나다. 아래로는 물빛이, 위로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층을 이루면서 피어 있는 꽃이 가슴에 쏙 들어온다.

샘물
샘물 ⓒ 정기상
아기들이 앙증맞은 손가락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닮아있다. 하늘 향해 손가락을 흔들면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색깔 또한 화려하지 않아서 더욱 돋보인다. 하얀색에 노란 색깔이 배어 있어 순수하다는 느낌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손가락을 옴지락거리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금방이라도 '까르르' 하고 웃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아기의 웃는 얼굴이다. 꽃들은 아기를 연상하게 하고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공명되니, 그렇게 행복해질 수가 없다.

꽃
ⓒ 정기상
아기는 내면의 샘물이다. 각박한 세상의 메마른 정신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샘물이다. 샘물에서 물이 솟구치지 않게 되면, 얼마 가지 않아서 사막이 되고 만다. 사막은 건조함으로 인해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고통의 연속이고 헤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샘물에서 물이 솟아나고 있으면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꽃을 보면서 세상을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는 샘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샘물을 나 스스로 막아버리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아기의 웃음은 누가 시켜서 웃는 것이 아니다. 그냥 좋아서 저절로 웃는 것이다. 샘물도 마찬가지다.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언제나 솟아나오게 되어 있다. 그것은 막지 않는 한.

파란 하늘
파란 하늘 ⓒ 정기상
내가 먼저 샘물이 된다면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세상은 삭막할 수밖에 없다.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꽃들은 샘물이다. 흥과 즐거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으니까. 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을 위하여 행동한다면 웃음꽃을 피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월이 아름답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임실군 옥정호에서 촬영(07.5.26)


#전북 임실#옥정호#봄#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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