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독서시간이 즐거운 1학년 7명의 귀염둥이들
독서시간이 즐거운 1학년 7명의 귀염둥이들 ⓒ 변종만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수없이 양산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정보다.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수집하거나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컴퓨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러다보니 컴퓨터의 성능향상이 사회발전을 이끌었고 그럴 때마다 듣는 말이 업그레이드였다.

컴퓨터, 인터넷, 정보 등의 단어와 밀접한 곳이 학교다. 그래서 학교도 한때는 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만 업그레이드로 착각했다. 업그레이드(upgrade)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변경하거나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통틀어 말하는 포괄적인 말이다.

다목적 건물을 짓고, 화장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 학교도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학교가 똑같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은 아니다. 교육예산 부족으로 사회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시설물이나 학습 자료들이 학교에는 많다. 이런 때 한국교총과 조선일보가 주관이 되어 ‘스쿨 업그레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낡은 책걸상, 가고 싶지 않은 화장실, 도서관의 헌책들, 오래된 컴퓨터... 이런 모습이 정말 1인당 국민소득 2달러 국가의 학교일까요.’ 전국 1만여 일선 초ㆍ중ㆍ고교를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켜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게 캠페인의 근본 취지다.

기부자들이 학교로 기부금이나 물품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선일보가 연결해 주는데 현재 1,600여개 학교가 도움을 요청했고 지원을 하겠다는 기업, 사회단체, 동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도움받은 학교들이 많다는 소식도 들린다.

스쿨 업그레이드 캠페인을 듣는 순간 내가 근무하고 있는 도원분교장에 아주 적합한 행사라고 생각했다. 작으나마 농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었다. 학교의 과거와 현재를 알리는 것으로 학교소개를 하고 '지원 동기 및 희망사항'에 현재 도원분교장이 처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적었다.

1941년 개교한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장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2,600여명의 동문을 배출한 학교였으나 농촌 인구의 감소로 1999년 분교장이 되었습니다.

상수원인 대청호와 가까운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청정 환경을 자랑합니다. 또한 순진하고 귀여운 유치원생 6명과 초등학생 32명이 항상 오누이처럼 정을 나누면서 오순도순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분교장에 근무하는 유치원 교사 1명, 초등학교 교사 5명은 누구보다도 아이들에게 정을 듬뿍 주며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본교가 아닌 시골의 분교장이며, 몇 년 전부터 소인수 학교의 폐교가 거론되면서 정부에서 시설 등에 투자를 하지 않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학교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게 너무나 많습니다.

학교를 존속시키기 위한 학부모나 동문들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옆에서 지켜볼 때 현재로는 학교가 폐교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덕 위에 있어 전망도 좋고, 하루 종일 아이들 소리만 들릴 만큼 조용해 학습 환경도 좋습니다.

소박한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소인수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을 갖춰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골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사랑과 희망으로 행복을 엮어가고 있는 우리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장 아이들이 밝은 등불을 기다립니다.


스클 업그레이드 안내판
스클 업그레이드 안내판 ⓒ 변종만

재능교육에서 보내온 도서
재능교육에서 보내온 도서 ⓒ 변종만
며칠 전, 스쿨 업그레이드 행사에 참여한 재능교육으로부터 도서를 학교로 보냈다는 전화가 왔다. 그리고 다음날 세계문화대탐험과 월드리더스 전집 등 176권의 도서가 학교에 도착했다. 박스를 뜯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책이 보고 싶어 안달이다.

꼭 실현되리라는 확신이 있어 스쿨 업그레이드 행사에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니다. 우리 도원분교장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재능교육이 이 바람을 현실로 만들면서 살맛나는 세상살이를 새롭게 보여줬다.

어린 시절에는 책 한 권만 선물로 받아도 괜히 신이 난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책을 읽는 모습도 보기 좋다. 도서관이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신이 나면 하는 일이 모두 즐겁다. 요즘 재능교육에서 표지만 보아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선물로 받은 도원분교장 아이들이 그렇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시간에 책을 읽으며 책속에서 지식을 찾아내고 있으니 ‘스쿨 업그레이드’ 행사가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스쿨 업그레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순진한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도서를 갖춰줘 책 속에서 마음의 양식을 찾아내게 하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했으면 좋겠다. 이런 도원분교장 교사들의 소박한 바람이 이뤄질 날을 기다려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과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스쿨 업그레이드#조선일보#재능교육#도원분교#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일상은 물론 전국의 문화재와 관광지에 관한 사진과 여행기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