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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 현재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66.15달러다. 5월14일~18일 간 국내 휘발유가는 리터당 1538원 경유는 1238원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휘발유가가 리터당 1600원을 넘는 곳이 많다. 유가는 이란과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의 요인으로 시작해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14주 연속 올랐다. 이번 주에도 다소 오를 전망이다.

유가의 60%에 달하는 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손쉽게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측면 때문에 정부가 세금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세수의 18%가 넘어간 유류세를 인하하고 정부가 직접세를 거두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도 들리지만, 유류세나 주세만큼 거두기 쉬운 세금도 없는 터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기름값이 다시 올라가며 서민들은 아우성이다. 특히 화물차를 운전하거나 생업으로 경유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들의 타격이 크다. 정부는 2005년도 2차 에너지 세제개편안을 통과시킨 이후로, 에너지 가격을 휘발유•경유•LPG 순으로 하여 100:85:50으로 맞춘다는 것을 기본 정책으로 삼았다. 따라서 매년 7월마다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려왔고, 올해에도 70원 정도로 올리려고 했으나 반발이 심해 40원 정도로 인상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오르는 것은 유가뿐 아니다. 이미 지난 4월부터 공동전기사용량이 많은 집단주택에 전기할증료가 부과되어 전기료가 엄청 올랐고, 이달에는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4.2% 올랐다. 서울시 시내버스 요금도 이미 오른 상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니 모든 게 뛰고 있다.

대체 에너지는 궁극적 대안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격이 줄줄이 뛰는 것만 한탄하고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고만 부르짖을 일은 아니다. 2005년 세계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2.7%인데 반해 한국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3.7%였다. 지난 해의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에너지 과소비에 이미 물들어 버린 체질을 바꾸지 않고서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다른 방법은 없다. 한국은 2005년 기준 세계 에너지 소비국 9위에 랭크되어 있다. 5천만이 되지 않는 나라에서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와 석유 고갈 등으로 인한 우려에서 대체에너지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체 에너지나 석유를 제외한 에너지가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1일자 보도에서 대체 에너지로 각광 받는 원자력 발전의 위협을 소개한 바 있다. 원자력 발전은 엄청난 용수를 소비하는데, 그 용수를 조달하자면 물이 부족해질 염려가 있으며, 특히 지구 온난화로 원자력 발전의 냉각수로 쓰는 강물 등의 온도가 높아지며 발전을 중단해야 하는 날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2003년에는 여름의 고온현상으로 프랑스에서 58기의 원자로 중 17기가 전력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원자로의 냉각탑을 거쳐 나온 물들이 방류되면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

이외에도 최근 보도되는 바이오 디젤 등의 대체 에너지도 온실가스를 줄일 수는 있지만 세계 식량 수급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을 뿐더러,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연료전지를 충전하거나 생산하기 위해서는 석유를 소비해야 한다는 점 등 기본적으로 석유의 소비가 조금 줄어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체 에너지를 통해 석유 소비가 엄청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따라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유가의 굴레에서 빠져 나오기란 쉬지 않으리라고 봐야 한다. 유류세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안 쓰고 덜 쓰지 않으면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감당할 길은 현실적으로 없어 보인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를 위해서라도 줄여야

지구 온난화만 해도 그렇다. 에너지를 덜 쓰는 것만이 유일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해결책이다. 대기가 자꾸 뜨거워지면 냉방을 하는 일수가 많아지고, 전력을 더욱 소비하게 되는데 이 전력은 대부분 석유를 태워 공급한다. 차량의 에어컨을 켜는 시간이 많아지면 석유 소비가 늘어나고 이는 온실가스 증가를 가져온다.

말하자면 지구가 뜨거워지면 질수록 에너지를 더욱 소비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북극의 얼음아 다 녹아 들어가고 얼음을 잃어버린 북극곰이 무한정 헤엄을 쳐 얼음 조각 위로 올라가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바 있거니와, 생태계의 교란이 인류에게 가져올 재앙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구와 한반도를 구하고, 가정 경제를 구하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세상을 물려 줄 유일한 길은 에너지를 안 쓰고 덜 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절약하는 정신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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