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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중은 '송학'이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 예전에는 사람보다 '학'과 '소나무'가 많았던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송학에서는 고고한 자태의 학을 간간히 볼 수 있다고 담당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아닌 게 아니라, 강의를 들어가기에 앞서 학교 앞 개천에서 한가하게 거닐고 있는 학 한 마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개천 앞 도로에는 면사무소까지 연결되는 도로 건설을 위해 작업하는 인부들이 있었고 논에는 트랙터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고하게 개천을 노니는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오랜 세월 터줏대감으로 살아왔을 학임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전교생이라고 해 봐야 110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 학교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19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군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시린 가슴으로 지나쳤던 박달재와 의림지를 이제는 여유를 갖고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감사한 마음과 추억의 한켠을 들추며 한 컷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누님 결혼식에 참석 못해 생겼던 아쉬움은 사라지고 어느덧 고향 같은 정겨움이 묻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