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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생 발을 씻겨주는 임덕연 교사.
초등 1학년생 발을 씻겨주는 임덕연 교사. ⓒ 인디스쿨

청소년의 달인 5월. 시골 학교 교사가 인터넷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교사들의 눈물을 핑 돌게 하고 있다.

사진은 개량한복을 입은 교사가 무릎을 꿇고 아이 발을 씻겨주는 모습을 담았다. 의자에 앉은 초등학생이 손가락으로 교사의 얼굴을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도 무척 밝다.

이 사진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임덕연 교사(경기 여주 상품초)가 지난 2일 교사들의 참교육 정보교환 사이트인 인디스쿨(www.indischool.com)에 올려놓은 것. 글 제목은 '나의 어린이날 선물'이었다.

그는 이 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내일모레가 어린이날이다. 무슨 선물을 할까 하다가 발을 씻겨주기로 했다. 입학 기념으로 씻겨 주었는데 이번엔 어린이날 기념으로 씻겨주는 거다."

8일 정오까지 이 글을 조회한 교사들은 1525명. 교사들은 '눈물이 난다' '따라하고 싶다'는 등의 댓글 13개를 달았다.

"선생님 너무 멋지세요. 눈물이 핑 돕니다. 저도 따라 해도 되지요? (아이디 달님)"
"눈물 나요. 저는 6학년 담임이지만 올해 안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지네요.(아이디 꿈꾸는탱이)"
"세족식은 마음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들은 선생님께 너무 사랑을 받아 행복하겠어요. (아이디 냐옹이)"


사진을 찍은 이는 임 교사 옆 반에 있는 특수반 보조교사. 임 교사는 "학년말에 학생들에게 앨범을 만들어서 나눠주기 위해 틈나는 대로 보조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임덕연 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제법 알려진 동화작가다. 그가 쓴 '속담 하나 이야기 하나(도서출판 산하)'란 글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임 교사는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 즐겁게 와야 하는데 혹시나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가 있을까봐 더욱 신경이 쓰였다"면서 "20여 명 씻기는데 한 40분 걸린다, 이게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했더니 환하게 웃더라"고 날 상황을 전했다.
#어린이날#선물#세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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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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