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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3시 20분경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1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남대문경찰서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새벽 3시 20분경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1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남대문경찰서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보복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변 사람들에게 "후회스럽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지금 이때가 내 인생에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초 그룹 부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아들에게) 남자로서 사과를 받게 한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일이 잘못돼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척 후회스럽다"면서 "지금 이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고 최근 자신과 회사의 처지에 대해 회한의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상순 (주)한화 부회장과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고 한화쪽은 설명했다.

김 회장의 잘못 시인?... 한화쪽 "아니다"

김 회장은 또 "지금까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 오지 않았느냐"면서 "금춘수 실장과 각 계열사 사장단이 잘 협조해 지금까지 했던 노력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이같은 심경 토로는 지난달 경찰 조사이후 처음이다.

장일형 한화그룹 홍보팀장은 "최근 김 회장이 그룹 부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심경을 말하고, 임직원들의 동요가 없기를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김 회장이)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화쪽은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보복폭행을 시인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선 곤혹스러워 했다.

그룹 관계자는 "주요 경영진에 대해 이번 사건 과정을 (김 회장이)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이라며 "보복폭행을 시인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 "폭행보다 모르쇠가 더 중한 범죄"... '냉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 ⓒ 오마이뉴스 권우성
6일 오후 김 회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서 누리꾼들은 대체로 '때늦은 반성'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보복 폭행보다 모르쇠로 일관한 점이 더 나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누리꾼들은 "빗나간 부정이 가슴 아프다"는 의견을 올렸다.

'cokeandpepsi'라는 아이디를 쓴 누리꾼은 "후회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정일 뿐"이라며 "경찰 수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온정에 호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누리꾼 'fullwide'도 "김 회장이 크게 처벌받을 것은 납치폭행이 아니다"면서 "가장 큰 것은 그동안 계속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michingae710' 역시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으면 그나마 괜찮았을텐데"라고 적었다.

'barunsahe'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김 회장이 처음부터 솔직하게 배경을 설명하고 시인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 김 회장이 좀 밉다"고 적었다.

경찰, 이번 주초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침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이 보복폭행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 이외에 김 회장 주변인물에 대한 통신 조사 등으로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빠르면 이번주 초에 김 회장을 상대로 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쪽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자료만으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데 문제없다"면서 "검찰과 보다 세밀한 부분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회장 쪽으로부터 폭행 당한 종업원 등을 상대로 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이들의 진술이 신빙성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어 김 회장 주변 인물에 대한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추적했으며, 한화 김아무개 비서실장과 협력업체 김아무개 사장 등에 대한 소재를 추적 중이다.
#김승연#한화그룹#보복폭행#후회#누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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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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