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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공병호의 또 하나의 신간. 거의 한 달에 한 권씩,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공병호의 책을 보고 있자면, 어디서 그런 힘과 열정이 나올까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만일 제가 전업 작가라면 훨씬 더 많은 책을 써냈을 겁니다”(187쪽)라고 말하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그런 공병호가 <공병호의 초콜릿>에 이어 이번에는 ‘커피’를 들고 나왔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그의 혜안은 이미 <10년 후, 한국>에서 잘 드러났지만, <공병호의 초콜릿>과 <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는 유행에서 소재를 찾아내는 그의 센스가 잘 드러난 책이라 할 수 있다.

<공병호의 초콜릿>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카툰북 형식을 취해,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전작과 마찬가지로 오금택이 만화를 그렸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만화를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는 없다).

이 두 책은 가벼움을 찾는 독자들의 독서 패턴, 가벼운 책이 잘 팔리는 독서시장의 흐름을 잘 간파한 철저한 ‘기획’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에스프레소>는 카페모카, 카페라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마키아토 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휴식 속에 피어나는 불꽃 에너지/ 햇살이 슬며시 우리를 비껴갈 때/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영혼/ 사소한, 너무나 사소한 성공 키워드/ 불타는 노을, 그 열정의 미학이라는 테마로 짧은 글들을 수록하고 있다.

그의 글은 자신이 보고, 듣고, 읽은 것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일간지에 소개된 ‘나이 들어 대접받는 7가지 비결’을 바탕으로, “하루 1가지씩 좋은 일을 하고, 하루 10사람을 만나고, 하루 100자를 쓰고, 하루 1000자를 읽으며, 하루 10000보씩 걷는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노년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1, 10, 100, 1000, 10000의 법칙’입니다”(201쪽)라고 나름대로의 법칙을 제시하는 식이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의 내용은,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들어보지 못했다 할지라도, 한 번 읽어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흔히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이라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때문에 솔직히, 눈길을 끄는 것은 책 속에 가끔씩 등장하는 ‘인간 공병호’의 살아온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

그 부분을 제외하고 보자면, 책 속의 커피는 그 커피가 그 커피이다. ‘마키아토’는 약간 색다른 맛이긴 했지만…. 자판기 커피가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그다지 ‘행복한’ 사치로 다가오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방 청소가 필요하듯 내면의 자가 활력소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일회용 강장제로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

공병호 지음, 오금택 그림, 21세기북스(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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