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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 책표지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 책표지 ⓒ 황금부엉이
세계 최고의 검색사이트는 '구글'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사이트는 무엇일까? 그것은 'NHN'(네이버+한게임)다. NHN과 구글은 인터넷 붐이 한창이던 1990년 대 후반에 창업한 닮은꼴이다.

NHN의 전신인 네이버는 당시 30살의 젊은이였던 이해진 대표가 창업했다. 구글은 스탠포드 대학원생이었던 24살의 래리 페이지와 세이게린 브린이 1998년 창업했다.

초기 자본금 5억원이었던 NHN은 2007년 4월 10일 현재 6조6000억원으로 코스닥 등록 업체 1위(2위인 LG텔레콤은 2조7000억 원)가 되었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모은 돈 100만 달러로 시작했던 구글의 2007년 3월 30일 현재 시가총액은 1430억 달러가 되었다.

쿠첸 밥솥, 아이오페 화장품, 결혼정보회사 듀오, 뮤지컬 라이온킹, AIG 손해보험, 자동차 뉴카이런. 이런 어휘나 개념, 회사 등은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데 실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기업들이 홍보하는 TV나 신문 광고 하단에 "네이버 검색창에 OOO를 쳐보세요"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이다.

자사 상품을 알리기 위해 광고를 하는데, 자신들의 사이트가 아닌 특정 포털의 검색창으로 소비자를 유인한다는 것이 다소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네이버(NHN)를 별도로 들어가야 하는 인터넷의 특정한 사이트가 아니라 친숙하고 편안한 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는 심리를 파고든 것이다. 그만큼 '네이버'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쓰는 사람의 80%가 매일 네이버에 들어간다. 이것은 그대로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매출로 이어져 순이익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934개사 중 2위에 올랐다. 회사의 시가총액 6조6000억원(2007년 4월 10일 기준)은 현재 가치와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인 것이다. 그렇다면 창업한지 10년밖에 안된 NHN은 어떻게 이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파격적인 결단이 만든 오늘의 NHN

네이버의 경우 핵심 사업인 검색을 야후, 라이코스 등과 같은 글로벌업체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다. 이메일이나 커뮤니티서비스 등은 다음(Daum) 보다 늦었다. 시간적인 측면에서 후발주자였을 뿐 아니라 인적 자원이나 서비스의 질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후발주자였다.

네이버측은 검색 사업의 후발주자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검색 기업이었던 네이버와 게임업체 한게임을 합쳐 'NHN'을 만드는 결단을 내렸다. 발상 자체가 파격인 이 결단으로 네이버는 한게임의 회원 기반으로 탄력을 받고 한게임은 네이버와의 합병을 통해 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이어 통합검색, 게임포털, 지식인 등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창출해 낸 것과 핵심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한 것 등은 NHN의 성공 요인에 대한 전통적인 분석이다.

팀 맨파워가 만든 오늘의 NHN

NHN의 성공신화에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영진의 탄탄한 인간관계,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을 빠르게 적용한 것, 독특한 집단의사결정 구조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임원기의 <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은 '팀 맨파워'가 만든 오늘의 NHN을 이야기하면서 NHN의 역사, 경영전략, 기업문화, 인사 및 의사결정 구조 등 기업을 이루는 다양한 측면을 면밀히 분석했다.

특히 구전으로만 떠돌던 NHN의 핵심 인물들의 성장 과정은 NHN의 성공 스토리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 만들어낸 NHN의 오늘은 실적과 주가 등 외부 지표로는 알 수 없는 기업의 역동성을 보여 준다. 이 책의 맥은 NHN을 만들어간 사람들의 '기록'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장 스토리에는 창업자이자 현재 대표인 사람만 조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이 어디 한두 명의 뛰어난 사람만으로 오늘에 이르렀겠는가. 이 책에서는 이해진, 김범수 창업자와 최휘영 대표를 비롯해서 NHN의 성공을 이끌어 온 김정호(NHN 중국법인장), 천양현(NHN재팬 대표), 남궁훈(NHN USA COO), 이준호(NHN CTO) 등 주요 구성원들의 인물 분석을 한 것이 여타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집단 의사결정체제 리더십이 만든 오늘의 NHN

NHN은 새로운 경영 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창업자가 스스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자신의 업무(CSO, 최고 전략 책임자)에만 충실하다던가, 전략위원회의 집단 토론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그것이다. 집단 의사결정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각 담당자들을 전문가로 여기고, 믿고 맡기는 기업문화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여타 기업에서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 책은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창업자인 이해진 CSO를 기자 30여명이 공항에서 몰라본 에피소드라던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가 인터넷 산업의 초창기에 "인터넷은 쓰레기 더미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 NHN의 모든 직원들이 앉는 130만원짜리 의자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2007년 대선 결과는 네이버가 결정한다"는 말까지 퍼질 정도의 상황에서 네이버와 한나라당(여의도연구소)간에 벌어졌던 다툼, 포털이 언론이냐는 문제에 대한 논란을 비롯한 2007년 대선에 미칠 영향 등도 소개한다. 또한, 네이버와 구글의 한판 대결도 예상해본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다른 이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숨어있는데, NHN의 오늘을 이뤄낸 사람들이 그러했다. 이 책에서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하며 열심히 살았던 그들을 만나다보면 독자들은 재미와 함께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한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 기자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며 북칼럼니스트입니다. 또한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www.bigfighting.co.kr)라는 타이틀로 메일링을 통해 글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

임원기 지음, 황금부엉이(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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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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