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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철광 생산지 달천철장의 터
ⓒ 김영호
인류의 발전사에 있어 가장 큰 두 가지 동기라면 불의 발견과 철의 발견이다.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 다시 철기시대로 발달해 감에 따라 각 시대의 사회적 생산력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으며 쇠는 인류가 발전하는 문명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한편, 힘의 상징으로 국가를 장악했고 부와 영광을 함께 누렸다.

사람들의 지혜에 의해 쇠를 처음으로 녹여낸 것은 서기전 2050년경. 메소포타미아 우르탑 옆에 쇠를 녹인 가마자리와 쇠 찌꺼기가 발견됐다. 동양에서는 서기전 1100년경 중국 은나라의 유적이 발견되었지만 널리 이용된 것은 서기전 770년 무렵 춘추전국시대.

우리나라는 서기 200년경부터며 이 철을 직접 생산하는 최초의 철광지가 울산이다. 울산 북구 달천동 산 20-1번지 일원으로 삼한~조선시대까지 철광석의 원산지였고 철광석 산출은 국가의 기반산업으로 삼국시대 국가의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경주 황성동 유적에서 출토된 철기 비소 함량이 달천광산 철광석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것으로 볼 때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으로 기록된다. 따라서 달천철장은 삼한시대부터 중요 산업유적이며, 조선시대 철광산지이다.

철장이란 철의 원료인 토철이나 철광석을 캐던 곳을 일컫는다. 달천동 및 상안동 일대에 분포하는 이 유적은 원래 이름인 달내에서 유래하였다. 그 역사는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중국 문헌 '후한서'와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한(漢), 예(濊), 왜(倭)가 여기서 철을 가져가며 모든 시장에서 철을 사용하여 매매하는 것이 마치 중국에서 돈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곧 철이 당시에는 화폐경제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우리나라 문헌에 달천철장이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시대 세종조부터로 '세종실록지리지'에 1452년 달천에서 생산된 철 1만2500근이 수납됐다고 명기돼 있다.

울산의 자랑이자 역사인 쇠생산을 축하하고 옛 울산의 선조들이 철광을 깨면서 노래를 불렀던 쇠부리 놀이. 울산의 정서를 표현했다는 울매가를 부르며 쇠부리 놀이를 행해 왔던 것을 기념하여 오늘날 쇠부리 축제로 승화 시켰다.

쇠부리란 철성분이 다량 함유된 광물을 쇠를 뽑아내는 광물작업이다. 쇠부리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그 가운데 특히 풀무를 밟아 바람을 내는 불매꾼(풀매꾼의 경상도 사투리)의 역할은 대단했다.

8명씩 조가 되어 선조 후조 모두 16명의 불매꾼이 불매질을 하면서 힘을 돋구고 불매꾼의 행동을 일치시키자 소리를 하는 것을 '불매소리'라고 한다.

쇠부리를 녹여 내던 장소를 쇠부리터라라고 하며 달내(달천) 철장에서 나온 토철은 흙과 비슷한 상태로 파내어져 가마니에 담아졌다. 이 덩어리는 십리, 백리 밖으로 이송됐다.

울산 북구문화원 홍중곤 자문위원은 "울산은 쇠와 함께 지내온 역사의 산실로 울산의 문화축제는 거두절미하고 쇠불이 축제가 근원이다"라고 말한다.

올해로 제 3회째를 맞는 쇠부리축제는 옛 쇠부리 놀이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학술적 세미나를 가미해 그 의미를 한층 수준을 높였다.

더 나아가 울산 북구문화원은 울산의 취약한 문화콘텐츠에 역사적 철기문화와 현대의 산업 철기문화와 현대의 산업 철기문화, 노동문화에다, 울산의 전통 및 역사, 문화가 어우러지는 가장 이상적인 비전으로, 달천철장 역사 테마파크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하나의 울산 랜드 마크를 준비하는 과정인 것이다.

한반도에 철기시대를 연 땅 울산. 울산에서 이뤄지던 쇠부리가 자취를 감춘 지 반세기를 지난 지금 '울산 달내쇠부리'는 민속문화로 다시 태어났다. 이 놀이는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흥망성사의 내력을 간직한 역사의 키워드다.

쇠의 장악을 바탕으로7~8세기의 통일신라는 당대 지구상 최고의 문명을 누렸다. 주변국들이 멸망과 혼란을 거칠 때 부흥의 시기의 원동력이 되었던 달내철장.

울산의 삶과 같이하며 쇠의 문화를 전파하여 우수한 국가의 면모를 과시, 그 정기를 모아 우리나라 산업수도의 위용을 펼치고 있는 울산의 고민은 옛 선조들의 위대함을 지켜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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