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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11시30분, 인재육성반 추진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각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
ⓒ 박성규
충남 아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등학생 명문대 진학 프로그램 드림팀'('인재육성반'으로 바꿈, 이하 인재육성반)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거세다. 고액과외를 조장하고 학생, 교사, 학부모를 분열시키는 반교육적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아산시위원회와 민주노총 아산시위원회, 아산농민회, 아산시민모임, 아산YMCA, 전교조 아산지회 등 6개 단체는 16일 오전 11시 30분 아산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아산시가 성적이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로 '고등학교 인재육성반'을 구성하는 공교육 파괴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뒤 "우리나라 교육의 대표적인 병폐인 '서울대병'을 행정기관인 아산시가 앞장서서 선동·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은 교육을 공평하게 받을 권리를 헌법에서 보장받고 있음에도 시민의 공익을 지켜야 할 아산시가 학생들을 나누고 교사들을 분열시키는가 하면, 시민들마저 지역 인재라는 기준으로 구별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자신의 명분을 망각하는 반헌법적, 반교육적 시책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임인수 아산시민모임 의장은 "아산시의 인재육성반 추진은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학교장과 일부 진학담당 교사 등 소수만의 의견으로 추진되고 있고, 인재육성반 구성으로 인해 파생되는 수많은 부작용들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졸속 행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아산시가 2년 동안 서울대를 보내지 못했다는 단순 평가만 갖고 우수학생들을 따로 모아 과외를 시키겠다는 것은 가장 쉽지만 가장 반교육적인 방법으로, 우리가 수많은 경험으로 알았던 실패의 교육정책을 답습하는 것"이라며 "교육은 임기응변식 정책이나, 단기간 승부를 보는 정책으로 추진해서는 100% 실패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 교육정책에서 경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형 전교조 아산지회 대외협력부장도 "관내 전체 고등학생 5200명의 1.7%인 90명을 위해 예산 3억원을 쓰겠다는 것은 소수에게만 특혜를 주는 선심성 예산"이라고 못박은 뒤 "이 예산은 250여명의 고등학생들의 등록금을 1년 동안 지원해 줄 수 있는 돈이며, 750여명의 학생들의 학교급식비를 완전 무료로 할 수 있고, 전체 고등학생의 5분의 1인 1000여명에게 교복을 지원해 줄 정도의 막대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성배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인재육성반은 법적 근거를 갖고 있거나 교육청이나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계획에 의해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교육청과의 사전협의나 동의 없이 학교의 묵인 하에 시행되고 있다"며 "이는 공교육과 학교 교육으 정상적 운영을 위해 설립부터 운영과정에까지 각종의 제한과 지도, 감독 규정을 둔 초중등교육법의 취지, 학원의 설립주체를 사인으로 한정한 학원법의 취지도 몰각하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위원은 고액과외와 강사비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아산시가 지급키로 한 강사료 1시간당 15∼20만원은 교사들의 보충수업비 수강료의 7∼8배에 가까운 고액으로, 고액과외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선발된 90명의 학생 중 대다수 학생들은 부모의 경제력으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다. 오히려 이 예산은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비와 중식비, 그리고 장애학생들에 대한 지원 등 교육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예산에 우선 지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광웅 아산시의회 의원도 "아산시가 스스로 위화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이름을 '드림팀'에서 '인재육성반'으로 바꿨지만 이 또한 명문대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지역인재의 뜻을 상당히 왜곡해 지역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좌절을 줄 것이며, 아산시와 지역 학교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7개의 내용이 담긴 아산시 인재육성반 구성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묻는 질의서를 강희복 아산시장에게 전달해 달라며 이종술 평생학습과장에서 넘겼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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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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