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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허세욱씨.
고 허세욱씨. ⓒ 운수노조

천신만고 끝 천국이건만
혼자 편하기가 못내 미안해서
중음신(中陰身)도 마다하고
술 한 잔 사는 고운 정
갑론을박하는 미운 정
달동네 막걸리 친구
다시 찾아왔던 천상병

끝내 우리 살리려
소신공양으로 가고 마시네

막장의 막장
분노의 분노
그래, 외로웠다 그리고 미웠다
하지만 사랑했다
사랑했기에
聖전태일이 아니라
그냥 희끗한 아저씨로
이보게, 기사 양반으로
나를 살라 내 길을 간다

모두들 제 자식
잘 먹이고 잘 입히려는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착하지만
그래서 겁도 먹는
우리 아비 어미들 대신
효순이, 미선이한테
FTA 못 막아
미안하다 말하려 가시네

요금 1900원에
2000원 내고
거스름 백 원짜리 동전을
미적거린다고
당신을 째리던
이놈의 소시민에게
나를 위해 모금하지 말라,
가슴을 쥐어뜯어 통탄하게
하고 가시네

이 불타는 세상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마소서
우리가
우리가 가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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