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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변호사
김상철 변호사 ⓒ 오마이뉴스 김당
- 크게 보면 보수주의 운동과 북한 구원운동에 주력하고 있는데, 지금 맡고 있는 단체와 활동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우선 99년 3월 1일부터 탈북난민보호 UN청원운동을 해 6년 동안 1180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래서 중간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과 유엔 차장보에게 서명지를 전달하는 등 탈북자 구출해오는 일을 했다. 탈북난민보호 청원운동을 탈북난민 보호운동으로 바뀌었는데 그동안 우리가 (해외에서) 구출한 탈북자가 1100명쯤 된다. 현재 북한 구원운동은 북한에 삐라와 라디오를 풍선에 넣어 보내는 것을 주로 하고 있다.

그 다음에 2003년부터 대표적인 보수우파 집회인 반핵반김자유통일 국민대회를 개최해왔다. 특히 지난 3월 1일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선진화국민회의 등 거의 '범보수연합'을 해서 구국기도회 및 국민대회를 거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사회 지도층 인사를 중심으로 국가비상대책협의회를 결성해 국제공조 활동과 대북지원 중단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그런데 반핵반김 국민대회가 유명무실해진 것 같다. 지난 2003년 이후 집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초기에는 '한기총'과 재향군인회가 참여했으나 그후에 빠져서 그런지 활동이나 대중동원 규모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상설 기구화의 한계로 본다. 반핵반김 자유통일 범국민대회를 2003년에 처음 했는데 저는 처음부터 그게 상설기구화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조직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국민대회 횟수를 거듭하면서 상설기구가 되었다. 그런데 사실 시청앞 집회에 모인 10~20만 명 가운데 대부분은 기독교인이다. 재향군인회와 이북5도민회의 동원력이 크지만 인원 동원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민대회가 대형집회가 될 때는 큰 교회들이 앞장서야 가능하다. 그런데 상설화된 반핵반김 국민협의회는 그런 동원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보수가 분열하고 있다는 진단에 동의 안해"

- 지난번 '대한민국지키기 친북·반미좌파종식 3·1 국민대회'는 '범보수연합'으로 개최했다고 하는데 성과에 만족하는가.
"이번 대회의 특징은 뉴라이트 그룹(김진홍 목사 계열)과 중도보수 표방하는 선진화국민회의(서경석 목사 계열)하고 예비역대령연합회 이미지를 갖고 있는 친북좌익척결 국민행동본부(서정갑 본부장 계열) 그리고 책임 있는 보수 지식인 및 지도층 조직인 자유지식인선언과 국가비상대책협의회 등에 기독교계가 연합한 것이다. 선진화국민회의는 전에도 시청앞 집회에 참여했지만 이번에 뉴라이트 그룹이 처음 참여함으로써 참석자의 연령층이 젊어졌다. 또 행사 규모는 커졌지만 집회시간도 전과 달리 2시간 이내로 간결해졌다.

부족한 점은 집회가 정치성을 띨 가능성을 우려해 기독교계가 교단(한기총-기자주) 차원에서는 동참하지 않은 것이다. 또 재향군인회에서도 대선국면에 정치적인 활동을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참여를 안해 보수우파 세력이 다 참여한 것은 아니었고 또 일부는 소극적인 면도 있었다."

-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보수가 예전 같지 않게 뭉치고 있다는 진단을 하는 분도 있고, 보수가 여전히 반목하고 있다는 상반된 진단도 있다. 어느 쪽이 정확하다고 보는가.
"보수가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고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익과 달리 좌익, 즉 진보가 아닌 친북좌익 세력은 지령탑이 있다. 사령탑이 북한의 대남 공작조직이다. 이들은 수십, 수백개 단체가 있어도 형식만 있을 뿐이고 사령탑의 지령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단합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단합이 아니다.

그런데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에 함부로 연합을 못한다. 그래서 보수주의에서는 사실 '연대'라는 단어를 쓰질 않는다. 개인의 존엄성과 책임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분열이라고 보지 않고 보수주의 그룹의 특성이라고 본다. 다만 3·1 국민대회를 처음 개최한 4년 전에 비해 지금 더 연합이 어려운 것은 그만큼 보수활동을 자부하는 그룹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지난 3·1절 대회에 참여한 뉴라이트 그룹은 '뉴라이트 전국연합'이지 '자유주의연대' 등 이른바 뉴라이트 전향 386 그룹은 아니지 않은가.
"거기는 대중조직이 아니다. 몇십 명밖에 안되는 극소수 조직이니까."

- 극소수이긴 하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정통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더 크고 더 '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는 것 또한 사실 아닌가. 또 대중운동을 해본 학생 운동권 출신이어서 상당한 파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그분들은 자체적인 논의구조 속에서 참여 여부를 의논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 한번 회의에 참석했다가 자기네는 참석 안하기로 했는데 그 배경은 잘 모른다."

- 이들이 친북좌익척결 국민행동본부 같은 데와는 물과 기름처럼 함께 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는 것 아닌가.
"본래 그 그룹은 시청앞 집회 같은 것은 없어질 것으로 얘기한다."

"친북좌익은 북한 지령탑에 의해 움직이지만 보수는 단일조직 있을 수 없다"

지난 2004년 12월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의 주최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4대 악법저지 범국민 궐기대회'
지난 2004년 12월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의 주최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4대 악법저지 범국민 궐기대회'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번 3·1절 집회에는 한나라당 대선후보도 참석했던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진행팀에 잠깐 인사를 하고 간 것으로 안다."

- 그동안 사학법 등 관련 집회에는 박근혜 전 대표만 참석하고 이명박 전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 전 시장이 참석한 데는 보수우파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닌가.
"보수집회에 보수 정치인이 참여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애국시민의 국민대회이고 정치적 동기를 갖지 않은 분들이 참석자의 대부분이기에 그런 분(대선후보)이 참석했어도 짤막한 소개에 그쳐야지 요란하게 선전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진행자가 찬사를 섞어서 소개한 것은 예정에 없이 그렇게 된 것이다."

- 김 변호사가 20년 전에 참여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는 정치권과 재야 그리고 학생운동권 등이 처음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군사정권을 끝내자는 목표를 갖고 뭉쳤다. 그런데 현재 보수는 '진보좌파 10년 정권을 종식하자'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그것을 이끄는 단일한 보수단체는 없는 것 아닌가.
"아까 얘기했지만, 친북좌익은 북한을 지령탑으로 해서 움직이지만 보수는 누가 통제력을 갖고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단일조직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은 (단일대오가) '안되어 있다'라는 표현보다는 '있을 수가 없다'는 것으로 말하고 싶다. 자유민주사회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

- 이번 대선에서 보수우파와 정치권의 관계설정은, 정부여당에 대해서는 네거티브운동,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포지티브운동 방식이 적용되는가.
"저는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이라고 보지 않는다. 첫째 대북정책에 있어서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정통성 수호의지가 확실하지 않다. 한나라당은 2006년 2월 정강정책을 개정해 대북 공존협력정책을 기본정책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 후에도, 한나라당이 말로는 핵포기를 요구하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말로는 그렇게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실질적으로 북핵 포기와 제거를 위해서 확실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 이외의 다른 대안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 입장을 찬성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지적과 요구가 이번 국민대회에서 분명히 나왔다.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중도를 표방하는 선진화국민회의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7가지 요구사항을 합의해 발표했다. 국민대회 주도세력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면 한나라당도 우리 주장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미북간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이유로 대북정책을 더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 우세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3·1 국민대회에서 제시한 우리의 주장이 한나라당에서 존중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한나라당 포함해 어느 정당도 우리 입장을 대변 안해"

- 그러면 보수우파는 북한 김정일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악의 집단'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 자체도 반대하는 것인가.
"그렇다. (정상회담은) 정략적 목적일 뿐이라고 본다."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하면 추진해도 좋다고 얘기했는데.
"한국에서는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주장을 우습게 안다. 그때그때 현실에 부응해서 현실주의라는 이름으로 원칙없이 임기응변하는 것을 정치로 아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민대회 그룹이나 세력과 한나라당의 관계가 뭐냐고 묻는다면, 우리의 주장은 국민대회에서 나온 7가지로 다 나와 있고 한나라당이 거기에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서로 주장이 다른 것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 보수우파 진영의 목표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좌파 정권 10년을 종식'하고 보수정권을 세우는 것인데 보수주의 정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선 한국에서는 보수주의라는 개념 정립이 잘 안되어 있다. 처음 정통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만든 단체가 1997년 가을에 발족한 '밝고힘찬나라운동'이다. 박근 전 유엔대사는 그 직전에 <한국의 보수주의>라는 책을 썼다. 그리고 이것이 지식인운동으로 발전한 것이 2005년 2월 3일에 발족한 '자유지식인선언'인데 자유지식인선언은 매니페스토가 있어 우리의 입장이 다 밝혀져 있다. 회원이 1천명인데 이것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보수주의는 자기가 믿는 가치관과 신념을 보수하는 것이지 기득권을 보수하는 것이 아니다. 알다시피 기득권자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개인을 위해 기득권을 쓰고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것은 보수주의가 아니고 돈과 권세가 있는 사람일 뿐이다. 권세만 추구하는 그런 사람은 보수주의 운동을 안한다. 그렇기에 보수주의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보수주의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자유·헌법·정통성 수호를 위한 지식인 선언에는 우리가 뭘 지키려 하는지가 잘 나와 있다. 그런데 현재 한나라당을 포함해 어느 정당도 우리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명박 전 시장을 대통령으로 만들면 보수정권이 세워지는 것인가? 아니다. 또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귀하는 보수정권 세우는 것이 목표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다들 중도를 얘기하고 있으니까. 이처럼 한국은 아직 보수주의 개념 자체가 정립도 안되어 있고 그럴 만한 세력도 크지 않은 것 같다."

"한나라당도 원칙과 신조 없어... 열린우리당처럼 이합집산 할 것"

- 자유지식인선언이 지난 2월 '대한민국의 명운과 2007년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졌을 때도 김 변호사는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 대해 '(북한에 대한) 난데없는 상생화합으로 국민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지금 열린우리당은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지만 노무현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정책에 따르면, 김정일 정권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공인된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권으로 귀결된다. 보수주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왜냐하면 김정일 정권은 인간의 존엄성을 능멸하는 반인류적 집단이기 때문에 정당화시킬 수가 없다. 또 북한의 우리 동포를 폭압으로 지배하면서 대한민국을 전복하고 공산화하는 목표를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조차도 남북정상회담을 찬성하고 있고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고려연방제와 유사한 제도를 채택하는 것이라면 보수주의 정치철학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 부시 대통령조차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데 그런 흐름 자체를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고 국민 전반의 기대와도 상반되는 것 아닌가.
"미국 정부가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가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김정일 집단이 진실로 핵포기를 한다면 대북 수교에 착수가 될 것이나, 북한의 의사가 진의냐 아니면 속임수이냐에 대한 검증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지금은 부시 행정부가 강력하게 외교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기에 외교적 노력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클린턴 정부가 94년 북한에 속아서 협정을 맺었던 과거의 전철을 부시 정부가 또 다시 반복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의 태도 어디에도 북한 정권에 대한 성격 규정이 바뀌었다는 것은 아직 나온 것이 없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인들이 북한 정권의 실정과 내막에 대해서 다른 어느 나라 지도층보다 더 잘 알면서 북한 동포들의 피눈물 나는 저 참상을 외면하고 폭압자 김정일에 뇌동하는 모습을 너나 할 것 없이 보여주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김정일 집단은 악의 세력이라는 것이다. 악의 세력이 상대를 속일 때는 뭔가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임수가 드러날 때는 그들의 악이 발악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럴 때를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운명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의 2007년 신년 하례회.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의 2007년 신년 하례회. ⓒ 반핵반김국민협의회
- 다시 묻겠는데, 한나라당이 정통 보수세력은 아닐지라도 현실적으로는 가장 유력한 대안임을 인정하지 않은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열린우리당이 이합집산하는 것처럼, 한나라당도 모종의 이합집산을 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원칙과 신조가 없기 때문이다. 부평초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에 따라 휩쓸리고 자기 이익에 따라 표변하는 것이 그러한 세력들의 속성이다."

- 그러면 어느 특정 후보에 대한 관심도 두고 있지 않나.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굳이 논평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 그래도 '어느 후보가 더 우리가 지향하는 보수주의에 더 가까운 후보인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나.
"한나라당 자체가 보수주의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상 그 당에 특정 정치인에 대해 누가 더 나은지를 공개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의 정치적 신념은 '자유지식인선언'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은데 그런 입장을 척도로 잴 때에 한나라당은 거기에 합당한 정당은 아니다."

- 그렇다면 당위의 관점에서라도 어떤 후보가 보수주의에 적합한 후보인가.
"우리가 과거보다 미래의 문제가 중요하니까 대선후보들과 단체들이 저마다 미래를 얘기하는데, 미래를 얘기할 때는 현재의 기반, 즉 뿌리가 든든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진단과 노력이 오류로만 계속되어온 사람이 자기의 기반과 뿌리에 대한 반성 없이 밝은 미래를 펼치겠다고 하면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런데 이제까지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적으로,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역사관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은 인류의 역사상 가장 최단시간 내에 가장 비천한 데서 아주 높은 수준으로 자유와 번영을 이룬 성공 사례다. 그런 성공은 악한 지도자 밑에서는 나올 수 없고, 첫 단추를 잘못 채워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이런 것을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가졌던 것을 계속 답습하는 것으로는 그런 미래가 펼쳐지지 않는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끝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그 생명력을 상실한다.

보수주의도 끝없이 개혁하는 보수주의가 아니면 생명력을 상실한다.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사상과 신조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그 태도에 있어서는 항상 혁신적이고 항상 새롭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보수주의는 기득권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고 진리라고 믿는 불변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보수주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걸 사람들이 착각한다.

제대로 된 보수주의는 끝없이 진보하고, 개혁하고, 변화하는 자세가 있어야 하는데 그 변화라는 것은 방향이 있는 것이다. 정향성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가 믿는 진리를 실현하려는 목표이다. 그런데 진리를 믿는다고 해도 누구나 다 진리를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보수주의자의 혁신에는 타락하고 부패했던 자신을 갱신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퇴화되고 부패한다.

결국 보수주의의 위대한 지도자라면 개혁성이 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의 정당들은 보수주의 가치철학을 분명히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다만 한국에서 보수주의는 대북관과 안보관이 아주 중요하다. 북한 공산집단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북안보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경제제일주의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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