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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사진은 지난해 9월 인사 청문회.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사진은 지난해 9월 인사 청문회. ⓒ 오마이뉴스 이종호
"상급학교가 시험을 통해 하급학교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그 교육은 망가집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도 본고사는 보지 않습니다."

1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이화여고 류관순 기념관. 대입정책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1500여명의 고교 교장과 학부모 대표, 서울교육청 관계자 등이 연단에 선 김신일 교육부총리를 말없이 쳐다봤다.

대학 총장들 강한 말투로 비판

김 부총리는 이날 '3불 정책(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을 비판하고 나선 주요 대학 총장들을 작심이라도 한 듯 강하게 비판했다.

"혹시 말하고 싶은 게 있어도 어른(대학 총장)들이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가. 수험생, 학부모 불안하게 만들고 학교를 흔들고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큰 놈이 작은 놈 괴롭히면 어른이 개입해서 못하게 해야지. 다 자유다 자유 그러면 그 집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학선생 출신이라 저도 말을 막 하는 점이 있는데 기여입학제 이런 건 점잖은 분(대학 총장)들이 할 얘기가 아니죠."


김 부총리는 1시간 동안의 강연에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등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본고사 실시 요구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본고사가 실시된 제 나이 또래엔 고교를 '영수학관'이라고 했다"면서 "오늘부터 본고사 해봐라. 고교교육이 어떻게 되겠나. 미술이나 체육 과목이 살아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본고사 시절 고교는 '영수학관'이었다"

그는 "본고사 안치면 대학은 문제가 없지만 본고사 치면 고교교육은 죽는다"면서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외국은 본고사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도 "현대판 연좌제"라고 규정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돈도 없고 (업적을) 기억할 수도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말한 뒤, "오로지 능력으로 학생을 선발해야지 기여입학제를 말하는 것은 점잖은 분들이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3불제' 필요를 역설한 뒤 교장들을 겨냥해 "고교교육을 지키기 위한 활동(3불제 수호)에는 사실 교육부보다는 고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때 장내는 무척 조용했다.

시큰둥한 시작과 달리 큰 박수로 끝나

김 부총리는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구호성 발언을 했다.

"수험생들 불안하게 하지 마라. 고교 중학생 제발 더 흔들지 마라. 돈과 빽 없는 사람들 더 이상 기죽이지 마라."

오후 4시 15분 연설이 끝나자 장내는 시작할 때 시큰둥한 반응과 달리 '옳소'하는 목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작할 때 박수소리보다 세 배는 크게 들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육#3불정책#대학#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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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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