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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KBS, 우 : SBS <협상결과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가?>조사 결과
좌 : KBS, 우 : SBS <협상결과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가?>조사 결과 ⓒ KBS/SBS

한미FTA가 타결되었던 지난 2일, 방송 3사는 일제히 국민여론조사를 실시, 각 사 메인뉴스에서 중요하게 보도했다.(SBS는 2일, KBS, MBC 3일)

● 한미FTA협상 타결에 대한 찬반여론
KBS ; 협상결과에 만족(대체로, 매우) : 51%, 불만족 42%(불만족, 매우불만족)
MBC : 잘했다 48%, 잘못된 일 35%
SBS : 찬성 52.6%, 반대 34.9%

● 한미FTA협상 결과 누구에게 더 유리할 것인가?
KBS ; 미국(50.5%), 모두(35%), 한국 이득(7.3%)
MBC : 조사하지 않았음.
SBS : 미국 유리(53.9%), 모두 유리(25.2%), 한국 유리(4.2%)

●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
KBS : 잘하고 있다(32%), 잘못하고 있다(67.1%) (10포인트 상승)
MBC : 잘하고 있다(32.2%), 잘못하고 있다(57%) (8.9포인트 상승)

조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미FTA찬성, 협상 결과는 미국에 유리', 즉 '밑지는 장사'였고, '노무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약 10%정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특징적인 현상은 '한미FTA에 대한 국민들의 이중적 인식'이고,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은 예전에 비해 국정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역신문은 이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 특징을 살리기보다, 일부 즉 'FTA찬성, 노무현 지지도 상승' 부분만 부각시켰다. '협상 결과가 미국 측에 유리하다'는 '부정적 평가'는 지역 신문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매일신문>, <연합뉴스> 기사 중 '협상 내용에 불만족'부분 삭제

연합뉴스 4월 3일
연합뉴스 4월 3일 ⓒ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4월 3일 밤 11시경에 "국민 절반 'FTA 찬성... 노대통령 지지도 급상승"을 제목으로 기사를 송고했다. 해당 기사에는 △MBC, KBS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약 10%정도 상승 △KBS, MBC, SBS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가량이 한미FTA에 찬성 △우리측 협상단의 협상내용에는 부정적 또는 유보입장 △한미FTA 국회비준 시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연합뉴스>는 '우리측 협상단의 협상내용에는 만족도가 다르다'부분에서 "상당수 국민들이 한미FTA협상 타결 자체에는 환영하면서도, 구체적 협상내용에 대해서는 부정적 내지 유보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라는 자체 분석내용도 포함시키고 있다.

매일신문 4월 4일, <연합뉴스>기사 중 일부 내용이 빠져있다. (위 사진 중 붉은 테두리 부분)
매일신문 4월 4일, <연합뉴스>기사 중 일부 내용이 빠져있다. (위 사진 중 붉은 테두리 부분) ⓒ 매일신문

하지만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 <매일신문> 4월 4일 4면 "국민 절반 한미 FTA찬성 / 노(盧)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10% 급상승" 기사는 <연합뉴스> 보도를 그대로 옮겨두었지만, "...협상내용에 대해서는 부정적 내지 유보적 평가..."라는 내용부분만 빠져있다.

<영남일보>, '노무현 지지도, FTA찬성'만 부각

<영남일보> 4월 5일. 방송사 여론조사 특징을 나타내기 보다, 일부 내용만 취사 선택했다
<영남일보> 4월 5일. 방송사 여론조사 특징을 나타내기 보다, 일부 내용만 취사 선택했다 ⓒ 영남일보
<매일신문>이 <연합뉴스>기사를 전제하면서 특정 부분을 삭제한데 비해, <영남일보>는 이 내용을 직접 취재 보도했다.

<영남일보> 4월 5일 "노(盧 )대통령 지지도 10P '급상승'"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 상승 △한미FTA체결에 대한 찬성여론 높다는 내용만 게재되어 있었다. 역시 '협상 결과 한국 손해'라는 내용은 빠져있다.

한미FTA협정 이후, 많은 언론에서 이를 주제로 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분명하게 손에 잡히는 내용이 없다. 관련 기사들이 현안에 대한 세밀한 분석인지, FTA에 대한 언론의 희망사항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신문은 국민 여론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조사결과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기 보다는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 대상 신문이다. 과연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결성된 언론개혁운동단체다. 지역사회 민주주의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지역사회를 정비하고 발전시킬 참언론의 존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허미옥 기자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 / 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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