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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홈페이지
엑스맨 홈페이지 ⓒ SBS홈페이지
SBS의 간판 예능오락 프로그램이던 <일요일이 좋다> '엑스맨'이 8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엑스맨'은 지난 2003년 11월 <실제상황 토요일>의 한 코너로 출발한 이래 몇 차례 포맷 개편과 방송시간대 변경을 거쳤으나, 주말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장장 3년 5개월간이나 장수한 코너였다.

오랜 기간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로그램답게 '엑스맨'은 방영 내내 숱한 화제를 남겼다. 방영 첫회부터 '엑스맨' 터줏대감이던 유재석-강호동의 투톱을 필두로, 김제동, 박경림, 이혁재, 공형진, 신정환, 박명수 등이 이 프로그램의 공동 MC이자 단골 패널로 활약했다. 김종국, 윤은혜, 하하, 채연, 에릭, 천정명, 이지현, 이종수, 이진 등 숱한 스타들이 엑스맨을 거쳐가며 당대의 인기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엑스맨'은 다수의 연예인들이 팀을 나누어 게임을 펼치고 공동의 미션을 수행한다는 구성에서 국내 버라이어티 예능오락의 효시라고 할 만한 <명랑운동회>의 계보를 잇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또한 방영 초기 '엑스맨'은 그 포맷과 패널 구성에서도 몇 년 전 MBC에서 방영됐던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의 아류작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

그러나 2004년 중반을 기점으로 '엑스맨'은 점차 초창기의 단조로운 <명랑운동회> 스타일에서 벗어나, 출연자들의 다채로운 개인기와 리얼리티쇼의 형식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굳혔다.

오프닝 무대와 커플 선정 게임(내 마음을 뺏어봐)에서 간간이 선보이곤 했던 '댄스 타임'은 점차 출연자들의 춤과 노래, 성대모사에서 각종 이벤트까지, 다양한 퍼포먼스가 등장하는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그 규모가 확대됐다.

팀 대결의 형식 속에 신인과 기성 연예인, 가수와 개그맨, 배우와 아나운서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서 모여서 서로의 장기와 입담을 겨루는 엑스맨식 서바이벌 게임을 통하여, 숱한 '만능 엔터테이너'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엑스맨'은 사실상 가수들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출연자의 전체적인 숫자와 프로그램의 비중에서 다재다능한 끼를 지닌 가수들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예인 출연자들간의 사적인 인간관계와 짝짓기 모드등을 부각시키며 버라어이티 프로그램에서 본격적인 '리얼리티쇼' 형식을 도입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 김종국과 윤은혜- 채연 등으로 이어지는 출연자간의 로맨스 설정은 실제 스캔들로 이어질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인신공격 게임 <당연하지>에서는 '퀸 오브 당연하지' 이지현과 '이글아이' 이종수 등을 스타로 배출하며 연예인들 간의 사적인 뒷담화와 폭로전을 통해 '무례하고 뻔뻔한 토크'를 하나의 유행으로 구축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방영 3년차에 접어들며 '엑스맨'은 서서히 낡은 포맷의 한계를 드러내며 식상함의 늪에 빠졌다. 고정 출연자들은 전성기의 빛나는 애드리브와 자연스러운 웃음이 사라지며 긴장감이 떨어졌고, 회를 거듭할수록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신인이나 스타급 연예인들, 혹은 신작 영화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무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기존의 '엑스맨 찾기'에서 순위 제도의 도입과 피구 게임 등을 도입하고 일부 MC 교체 등을 통해 자체적인 개편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초창기만큼의 활력을 재건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엑스맨'은 종영했지만,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펼치는 '올스타쇼'의 형식은 여전히 예능가에서 언제든 다시 시도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포맷임에 틀림없다.

다만 최근에는 종래 예능오락의 단골메뉴였던 전통적인 팀 배틀이나 짝짓기 포맷이 퇴조하는 반면, 리얼리티적인 요소가 한층 강화된 <무한도전>이나 <무릎팍 도사> 같은 포맷이 사랑을 받고 있다.

예측불허의 무형식, 무규칙성으로 승부하는 최근 예능프로그램들은 일정한 게임의 룰과 예측가능한 스토리의 범주안에 놓여있는 기존의 엑스맨식 프로그램들보다 좀 더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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