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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삼거리에서 송광사로 이어지는 벚꽃길에 꽃이 만개했다
송광사삼거리에서 송광사로 이어지는 벚꽃길에 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송광사 벚꽃길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고 있다
송광사 벚꽃길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고 있다 ⓒ 김정수
호남고속도로 주암나들목을 빠져나와 18번 국도를 타고 송광방면으로 내려서면 이내 길 오른쪽 어깨너머로 푸르른 주암호와 마주하며 시원스런 드라이브를 하게 된다.

주암호와 잠깐 멀어지는 듯하다가 송광사삼거리에서 송광사방면으로 좌회전한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벚나무에는 팝콘처럼 금방이라도 톡 터질듯 벚꽃들이 하얀 꽃망울을 피워내고 있다. 그렇게 물길 드라이브에서 꽃길 드라이브로 이어지는 황홀한 풍경에 취하다보면 이내 송광사가 나온다.

송광사 벚꽃길은 아직 아는 이가 별로 없어 봄 분위기를 만끽하며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송광사의 봄은 벚꽃이 전부가 아니다.

송광사계곡의 시원스런 물줄기
송광사계곡의 시원스런 물줄기 ⓒ 김정수
경내로 들어서면 송광매라는 매화는 거의 다 지고, 산수유, 개나리를 비롯한 봄꽃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은 하얗게 다가왔다가 노랗게 변하면서 사찰 전체로 퍼뜨린다.

송광사의 홍교와 계곡이 사자루와 어우러진다.
송광사의 홍교와 계곡이 사자루와 어우러진다. ⓒ 김정수
송광사는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의 조계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순천시의 관광홍보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불교 역사 속에서 전통승맥을 계승한 승보사찰로,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삼보사찰로 불리고 있다.

송광사는 신라말에 혜린선사가 길상사로 창건하였다. 고려명종27년(1197년)에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중창으로 대찰을 이룩해 한국불교의 중심에 서게 되었으며, 희종4년 지금의 송광사로 개칭하였다. 조선헌종8년 큰 화재후 철종7년 중창하였다.

현대에 와서 1948년 여순사건, 1951년 공비만행으로 대웅전을 비롯한 주요건물이 소실되었는데, 1984∼1988년까지 불사중창으로 대웅전 등 33동의 건물이 복원되었다. 송광사는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목조문화재가 많다.

16국사영정을 봉안하는 국사전과 목조삼존불감, 고려고종제서 등 국보 3점, 하사당, 약사전, 영산전, 16국사 진영, 금동요령 등 보물 16점, 천연기념물인 쌍향수 등 국가 문화재 21점과 능견난사, 금강저, 우화각 등 지방문화재 12점을 포함 총 33점의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질곡의 거친 세월 속에서도 수많은 문화재가 남아 전해오고 있어 오랜 역사를 감동으로 마주하게 된다.

송광사 경내에 만개한 산수유와 개나리
송광사 경내에 만개한 산수유와 개나리 ⓒ 김정수
송광사는 일주문을 지나 계곡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서 들어가게 되어 있다. 홍교(무지개다리)인 삼청교 위에 우화각(전남 유형문화재 59호)이란 건물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홍교 아래로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며 사찰을 감싸고 있다. 말하자면 계곡이 인간세계와의 경계를 이루는 하나의 선이 되는 것이다.

우화각 위쪽의 하천에는 사자루, 아래쪽에는 임경당이 자리하고 있다. 우화각과 맞닿아 있는 사자루는 사찰을 수호하는 4천왕을 모시고 있다. 송광사의 중심전각인 대웅보전은 정면 7칸 측면 5칸의 '아(亞)'자 형 구조로 독특한 지붕을 이루고 있다. 108번뇌를 상징하듯 108평의 넓은 실내공간을 갖고 있어 이채롭다.

송광사 해우소 앞에 개나리가 피었다.
송광사 해우소 앞에 개나리가 피었다. ⓒ 김정수
수많은 문화재가 남아있는 사찰인데, 경내에 들어서 주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석탑이 하나도 안 보인다. 그 이유는 절터가 연꽃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거운 석물을 세우면 연꽃이 가라앉기 때문에 그토록 넓은 뜰에 탑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꼭 따지자면 적광전 앞에 탑이 하나 있다. 1991년 세워진 구산스님의 다비탑인 적광탑이 그것이다. 조계산 건너편의 선암사와는 대비되는 송광사의 남다른 품새가 신비롭다. 조계산 자락에는 부도암, 감로암 등 6개의 부속암자가 들어서 있다.

송광사에서는 산사체험행사(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에서 1박하며, 스님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주 주말에 실시하는 산사체험은 150여명이 넘는 송광사 스님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는 것으로 사찰 대중생활의 참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조석예불, 후원공양, 운력 등 정해진 규율을 지키면서 자율적으로 송광사를 느끼는 평일 산사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사찰 경내에 산수유 향기가 진동한다
사찰 경내에 산수유 향기가 진동한다 ⓒ 김정수
2004년 3월말에 만난 종고루 앞에 핀 송광매
2004년 3월말에 만난 종고루 앞에 핀 송광매 ⓒ 김정수


맛집과 숙소

추천 맛집
낙안읍성민속마을 후문 앞에 자리한 녹수산장은 영화 <너는 내운명> 촬영지로 오래 전부터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쑥닭과 가정식 정식의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식당에는 영화 <너는 내운명>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전도연, 황정민을 비롯한 출연진의 사인을 만날 수 있다.
선암사 입구에 자리한 장원식당은 산채정식의 깔끔한 남도식단으로 소문난 맛집이다.

추천숙소
낙안면 목천리의 낙안읍성 길목에 자리한 낙안민속관광농원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모텔과 방갈로형 숙소를 갖추고 있다. 그밖에 넓은 운동장과 원두막, 잔디밭을 갖추고 있어 체육활동과 휴식공간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강당에는 탁구장과 노래방, 세미나 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어 단체여행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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